재테크(Financial Technology)란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재테크란 말을 자주 그리고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만큼 재테크가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투자 환경이 과거 보다 효율화하면서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재테크의 수단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하고 또 복잡해 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재테크의 방법으로 은행의 예금 상품, 증권회사를 통한 주식투자, 그리고 부동산 투자 등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와 같은 기본적인 재테크 수단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채권, 수익증권, 그리고 파생 금융 상품 등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채권 시장이 많이 보편화되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을 판매하는 증권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직접 채권 투자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채권투자는 거액 투자자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막연히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여 채권투자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편으로 채권투자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높은 금리의 채권 만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오늘은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채권투자의 기초와 채권 투자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회사채 신용등급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채권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하여야 한다. 물론 증권회사를 통하여 주식, 수익증권 또는 최근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CMA 등을 거래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미 채권투자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도 소매 채권 시장은 증권회사 상대 장외 매매가 주를 이루고 있어 증권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자사 고객에게만 팔고 사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하고자 하는 증권회사가 얼마나 많은 채권을 취급하고 있는지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에 이런 장외 매매의 불편을 일부나마 해소하고자 거래소 장내 소매 채권 시장이 개설되어 주식처럼 HTS 등을 통하여 보다 손쉽게 채권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채권투자를 할 때 어떤 채권을 매수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종목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국공채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관계가 없으나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회사채 투자가 불가피하다. 요즘처럼 여러 증권회사에서 회사채 판매를 하고 있고, 판매되는 회사채의 종류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회사채의 종목 선택에 보다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발행 회사의 신용등급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항목이다. 신용등급이 회사채 종목 선택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용등급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큰 경영위기를 겪은 적이 있는 LG카드나 SK글로벌(현재 SK네트웍스)이 경영위기를 맞기 전에 발행한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A등급이었으며, 이들 채권들은 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한때 채권 가격이 반 토막 이상 낮게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기도 하였다. 따라서 신용등급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채권의 안전성을 판단하기 보다는 해당 발행 회사의 현재 주가 추이나 재무지표(부채 비율, 차입금 의존도, 당기순이익 추이 등) 등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올바른 종목 선택 방법이다.

채권투자가 은행 예금보다 유리한 점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이 아닌 채권 투자를 함으로써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지 아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내 집 마련을 최대 재테크 목표로 삼고 있는 회사원 A씨는 은행 대신 증권회사에 장기주택마련저축통장을 개설하여 직접 채권투자를 하고 있다. 은행에 장기주택마련저축통장을 개설하여 저축하는 것보다 증권회사를 통해 직접 채권투자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A씨는 다음 달이면 만기가 되는 세금우대통장도 증권회사로 옮겨서 직접 채권투자를 할생각이다. 아직도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세금우대종합통장은 은행에서만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증권회사에서도 은행에서 취급하는 세제 혜택 통장을 취급하고 있고, 직접 채권투자를 통해 은행에 비해서 월등하게 유리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A씨처럼 놀라는 사람들

이 많다. 물론 증권회사의 세제 혜택 통장의 경우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으므로 은행 예금에 비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회사채 종목을 잘 선택하여 투자한다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또한 은행예금과 채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과세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은행 예금의 경우에는 예금금리가 5%라고 한다면 5% 전체에 대하여 과세가 되지만, 채권의 경우에는 은행 예금과 동일한 5% 수익률로 채권을 매수하였더라도 과세의 기준은 매수 수익률과는 별개인 표면금리가 된다. 따라서 동일한 매수 수익률이라면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므로 더높은 세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초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는 표면금리에 따른 절세 효과를 이용하여 단기간에 2000억원이 넘는 단기 통안채를 고금리에 판매한 바 있으며, 이러한 채권의 특징을 이용하면 절세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한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비과세생계형저축 통장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 경우에는 표면금리가 높다고 하더라도 표면금리 전체에 대해서 비과세되므로 매수수익률이 같다면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밖에도 10년 이상 만기의 채권에 투자하여 분리 과세를 선택한다거나 복리채 또는 할인채 등에 투자함으로써 이자의 수입 시기를 조절하여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따른 중과세를 피하는 방법 등 채권의 특징을 이용하여 많은 절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밖에 최근에는 다양한 구조의 채권이 많이 발행되어 채권 투자 시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다. 그중에서도 전환사채(CB)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채권투자에 따른 이자 수익과 더불어 주가 상승시 전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투자 목적 명확해야

 약 2년 전 5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어떻게 투자할까 고민하던 B씨는 때마침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해 보기로했다. 권당 1만원에 채권을 구입했던 B씨는 얼마 전 보유한 채권의 절반 가량을 권당 4만원으로 매각하여 약 300% 가까운 수익률을 얻었으며, 나머지는 향후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며 보유중이다. 물론 주식에 직접 투자하였더라도 이와 비슷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만약 주가가 떨어졌을 경우를 가정해보면 B씨는 그 때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주식 관련 채권은 장내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 즉시 장내 매도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식 관련 채권의 경우 채권 가격이 주가에 따라 연동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경우 만기 상환 시 채권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채권투자의 기초와 고려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살펴 보았다. 위에 설명한 것들은 채권투자 시 고려해 볼만한 중요한 문제들이기는 하지만 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재테크의 기본적인 원칙들이다. 첫째, 자신의 투자 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본인이나 가계 전체의 위험에 대한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투자 대상을 결정할 때,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는 각 개인에 따라서 그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셋째, 투자의 목적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투자의 목적에는 안정된 노후 생활, 자녀의 교육 및 결혼비용 마련, 보다 나은 생활의 영위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자산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여 투자 목적을 설정하고 이에 적합하게 투자 기간, 수익률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자산 상태, 위험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고 자신에 맞는 투자 목적을 명확히 설정한 뒤 채권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채권 투자의 기본이라는 사실은 꼭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