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은 장기 투자가 기본…

55세까지 1000억원 모을 것”

‘39세 100억원대 젊은 부자’ 이진우씨는 이미 유명인이다. 그의 투자법을 소개한 두 권의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라있고, 강연 초청도 줄을 잇고 있다. 30대 나이에 150억원대 땅 부자가 됐다는 사실이 세상의 관심을 끌 만한 일인 건 분명하다. 9월8일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에도 공중파 방송국에서 그를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부수입이 더 짭짤하겠다는 농담과 함께 먼저 실제 재산 규모를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모 방송국에서 출연 전 검증을 요구하더군요. 아예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라고 했어요. PD들이 감정을 맡겼는데 몇 가지만해도 70억~80억원이 넘어가니까 됐다고 하더라고요. 일례로 서산 인터체인지 주변에 땅 5000평이 있는데 평당 50만원이 넘거든요. 그것만 해도 벌써 25억원이니 그럴만하죠.” 

 이씨는 본인 명의의 땅 14만 평, 가족 명의로는 20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가와 주택 등 다른 재산까지 합하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부자였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변에 1000억원대 이상의 부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이 부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은 5000억원입니다.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 저는 더 큰 부자들과 친분을 쌓고, 더 노력합니다. 부자의 생리를 잘 알아야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지 않겠어요?”

 부를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그는 ‘땅’을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이라고 믿고 있다. 단순히 투자 대상으로 뿐만 아니라 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20대 초반부터 땅 투자를 시작해 지금의 부를 이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소유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미래의 가치가 크게 높아질 여지가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타워팰리스 주민의 90% 이상이 땅 부자인 것을 아십니까? 100만원으로도 살 수 있는 맹지는 가치가 없다고 여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개발됩니다. 시간 싸움이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안 삽니다. 지나치게 따지면 서도 결국 자신감이 없어 결단을 못 내리기 때문이죠.

 부자들은 결정을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믿음이 생길 때 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차이점입니다.”

타워팰리스 주민 90% 이상이 땅 부자

이씨가 20대부터 일찍이 땅 투자를 시작하게 된 건 그의 아버지 영향이 컸다. 그가 중학생일 때 아버지는 땅 사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사업을 하다가 정치에 뜻을 뒀던 그의 아버지는 꿈이 너무 원대했던 나머지 큰 실패를 겪고 재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 때문에 새로운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열정과 사회에서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경험들을 빨리 접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남보다 빨리 부를 이룬 것도 결국 고등학교를

다니다 관두고 일찍 사회로 나섰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90%가 원하는 것은 부자의 길이 아닙니다. 1%가 원하는 것을 가져야 진정한 부자죠.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부단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20대 초반 부동산 회사에 다녔던 그는 부자 고객들을 통해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부자들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는 관계가 밀접하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통하는 고급 정보들이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는 노하우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도 부동산 투자 컨설팅을 하면서 알게 된 부자 고객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지금 그가 참여하고 있는 골프 모임, 승마클럽, 유명 대학의 최고 경영자과정, 로터리클럽, 강남의 교회 등 각종 단체나 모임들도 이런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도 그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부자 고객들을 만난다. 만나기 전부터 부자인 고객도 있지만 그가 컨설팅해서 부자로 키워준 사람도 많다.

“상상력이 뛰어난 우뇌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땅 투자에 성공합니다. 소자본이지만 독창적인 발상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죠. 그 중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하루는 공무원이었던 A씨가 노후 준비를 위해 이씨를 찾아왔다. A씨는 경매 강의를 열성적으로 들은 이후 경매를 통해 실제 투자를 하기로 했다. 경매 물건 중 지적도상 모양이 너무 안 좋았지만 지역개발 가능성은 높은 땅이 있어 A씨는 망설임 끝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땅을 매입한 후 A씨는 그 옆에 있는 땅의 주인과 협상해서 땅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지적도상 모양을 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땅 값이 몇 배로 뛰어 높은 수익을 올린 건 물론이다. 이씨는 이런 경우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조언했다.

“철도변 토지를 싸게 매입해 창고나 공장부지로 개발해 성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또 길이 없는 땅을 헐값에 사서 길을 만든 후 되팔아 큰돈을 번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역발상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투자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꼭 따라줘야 하구요.”

20대 초반 종자돈 1000만원 으로 부동산 투자 시작

 이씨의 투자 연대기를 보면 그도 역시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이는 투자자였다. 그가 땅 투자로 150억원대 부자로 등극하게 된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렇다.

 20대 초반인 1987년 1000만원으로 수원의 토지를 사면서 시작했다. 6년 후 수원과 용인, 분당의 토지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그는 5억원대의 자산을 형성하게 됐다. 이후 평택과 화성의 토지, 상가, 아파트까지 투자를 확대해나가면서 여섯 배로 재산을 불렸다. 평택항 입구에 투자한 상가와 미군 부대 인근의 토지, 상가가 5년간 꾸준히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3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 이씨에게 IMF는 호재를 가져다줬다. 경매 물건이 마구 쏟아져 이를 공격적으로 매입했고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로 나온 급매물과 경매 물건들에 투자해 2003년이 되던 해 그는 70억원의 자산을 형성하게 됐다.

30대 중반에 이르러 그는 충청도 토지를 눈여겨봤고 곧바로 투자를 감행했다. 현재까지도 충남 토지는 급상승했고 강남의 아파트에도 투자했던

그는 지난해 150억원대 자산가로 거듭나게 됐다.

이제 땅 투자의 황금기는 끝나지 않았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하죠. 땅 투자는 황금기, 정체기, 쇠퇴기의 사이클이 반복된다고 말입니다. 이 사이클은 최소 3년에서 5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방법적으로는 아무도 가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린다거나 개발 인근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등의 포인트를 잡고 철저한 답사를 통해 결정해야하는 것이고요.”

 부동산 투자가로서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이 고객의 계약금을 갖고 도망가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변상을 해주기도 했지만 피해 고객에게 다른 투자처를 소개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해서 지금까지 평생 고객으로 지내는 이도 있다.

 IMF 때는 친형과 벤처 기업을 하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회사였는데 보증금, 유지비용, 직원 월급, 대출금까지 10억원 가까운 돈을 손해 봤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수십억원대의 땅을 갖고 있었던 터라 회생이 어려울 만큼의 타격은 없었지만 그에게는 잊지 못 할 시련 중 하나다.

“어렵고 힘들었던 일은 빨리 잊는 편입니다. 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생각을 하면서 사는 데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죠.”

 55세까지 1000억원대 자산을 모으는 게 목표인 이진우씨는 특별한 꿈이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토지에 두바이 같은 멋진 도시를 건설하고 싶다는 것이다.

“두바이의 영웅 셰이크 모하메드는 할아버지로부터 지도자 교육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제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모델이 바로 그 사람이죠. 제가 목표한 수준의 부자가 되면 모하메드가 밟아왔던 길을 똑같이 걸을 생각 입니다.”

 메마른 사막 밖에 없는 곳에 최첨단 문명을 세운 셰이크 모하메드. 철저한 연구와 과감한 실천으로 두바이의 신화를 일궈낸 모하메드의 리더십은 평생에 걸쳐 본받고 싶은 점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우리나라에도 그런 리더십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부동산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