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통해 ‘독립’을 꿈꾸는 창업 예비군들이 넘쳐난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창업 시장의 트렌드를 읽는 것. 이를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본고장 미국을 주목하는 게 유효하다. 최근 ‘미드’ 열풍은 미국 드라마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소비자들은 미국 소비 트렌드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미국식 선진 프랜차이즈 기법을 배우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창업 시장은 지난 10년간 미국 창업 시장을 벤치마킹하거나 아이디어를 빌려 성장해온 역사였다. 미국에서 성공한 10대 프랜차이즈 회사들을 살펴보는 것은 창업 시장의 나침반을 읽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샌드위치점 ‘서브웨이’ 7년간 1위 독주

상위 10사 중 6개사가 외식 업체…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3위)?

도미노피자(6위) 성장세 ?눈에 띄네’

기획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글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 기자

 미국 최고권위의 창업전문지 <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 www.entrepreneur.com)>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의 10대 프랜차이즈 순위는 미국 창업 시장의 변화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앙트레프레너>의 10대 프랜차이즈 순위는 실제 미국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 업종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국내 창업 전문가들도 “한국 실정과 다른 아이템도 있지만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인 만큼 우리나라 예비 창업자들이 사업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들이 미국 전역을 주름잡는 프랜차이즈 회사들일까.

맥도널드 추월한 건 ‘웰빙’ 열풍 덕분

 샌드위치전문점‘ 서브웨이(www.subway.com)’가 올해도 1위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2001년 이후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1974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서브웨이는 2007년 9월 현재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전 세계 86개국에 걸쳐 2만7414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야채를 위주로 해 건강식 샌드위치의 이미지를 구축한 서브웨이는 웰빙 열풍을 타고 맥도널드의 아성을 넘어서 프랜차이즈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위를 기록한 ‘던킨도너츠(Dunkin' Donuts; www.dunkindonuts.com)’는 2005년 9위, 2006년 6위에 이어 올해 2위까지 상승했다. 1955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던킨도너츠는 전 세계에 7440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3위는 세무회계 업무대행 회사인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Jackson Hewitt Tax Service; www.jacksonhewitt.com)’가 차지했다.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는 일반 기업이나 개인의 세무신고를 대행해 주는 업체로 조세 관련 전자문서 작성을주 업무로 하고 있다. 1986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현재 724개의 직영점과 5802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런 세무 비즈니스도 소점포 체인점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어쩌면 이런 회사들을 눈여겨보는 게 기존 국내서 흔한 사업보다 유의미할 수도 있겠다. 실제 본사에서 시스템을 마련, 세무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들도 가맹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진입 문턱을 낮춘 점을 주목할 만하다.

 4위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세븐일레븐(www.7-eleven.com)’이 차지했고 5위는 사무편의점인 ‘UPS스토어(www.theupsstore.com)’, 6위는 ‘도미노 피자 (www.dominos.com)’가 올라있다. 미국 1위의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3만168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UPS 스토어는 24시간 우편물 발송 업무를 주로 하되 복사, 사무용품 판매 등 복합적인 사무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업체로서 전 세계 5856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1967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도미노 피자는 현재 8366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순위 변동 치열

 7위는 엔진오일 교환 서비스 업체인 ‘지피루브(JiffyLube; www.jiffylube.com)’, 8위는 ‘소닉 드라이브 인 레스토랑(Sonic Drive In Restaurants; www.sonicdrivein.com)’이 차지했다. 지피루브는 자동차 엔진오일 교체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서 배터리 점검 등 14가지 간단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만 2207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닉 드라이브 인 레스토랑은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변에 위치해 운전자들이 운전석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한 음식점으로 현재 3245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9위는 ‘맥도널드(McDonald’s; www.mcdonalds.com)‘, 10위는 ‘파파존스 피자(Papa John's; www.papajohns.com)’가 차지했다. 지난 20여 년간 서브웨이와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 1위 자리를 양분해 왔던 맥도널드는 현재 3만1061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고 파파존스 피자는 2962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앙트레프레너>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이 순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업체 중 정보공개서(UFOCs)를 제출한 프랜차이즈 업체만을 대상으로 매출, 순익, 비용 등 회계자료는 물론 재정 안정성, 성장률, 설립연도, 폐점률, 법정 분쟁 횟수, 창업자금 지원 규모 등 객관적이고 계량화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해 작성된다.

미국도 외식업이 강세

 지난 3년간 미국의 10대 프랜차이즈 순위 추이를 살펴볼 때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외식 업체들이 다수 순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는 점. 그 중에서도 패스트푸드 전문점의 강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980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28번의 순위 조사 결과에서 맥도널드가 8번, 서브웨이가 15번의 1위를 차지하는등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절대적인 강세를 보여 왔다. 또한 10위권 내에 2005년 4개, 2006년 3개였던 외식 업체가 올해는 6개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2005년 16위, 지난해 11위로 순위권 밖에 머물렀던 도미노 피자와 지난해 29위에 그쳤던 파파존스 피자가 각각 5계단, 19계단 뛰어오른 6위와 10위를 기록했다. 또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여겨져 그 동안‘정크 푸드’라는 비난을 가장 많이 받았던 맥도널드도 튀김용 기름을 교체하고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 2005년 13위, 지난 해 16위에서 올해 9위로 상승하며 10위권 진입에 재성공했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트랜스지방산 논란 등 건강에 유해한 요소들을 제거하려는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으며, 샐러드나 생과일을 갈아 만든 주스인 스무디 등의 메뉴를 강화하는 등 ‘웰빙’ 트렌드에 부응함으로써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생활 편의형 아이템의 약진

 또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바쁜 현대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서비스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전체 순위 3위를 차지한 세무회계 업무대행 회사인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와 지난해 10위에 이어 올해 17위를 차지한 ‘리버티택스 서비스(www.libertytax.com)’가 대표적이다.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는 美국세청(IRS)이 전자문서 시생활 편의형 아이템의 약진 쁜 현대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서비스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전체 순위 3위를 차지한 세무회계 업무대행 회사인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와 지난해 10위에 이어 올해 17위를 차지한 ‘리버티택스 서비스(www.libertytax.com)’가 대표적이다.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는 美국세청(IRS)이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한 1986년, 세무신고 등과 관련한 전자문서 작성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 판단,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로서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톱10 진입에 성공한 업체다. 본사에서 세무 교육을 하고 있고 각 고객별 세금 산정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소프트 웨어와 서비스 매니저를 제공해 전문적인 세무 지식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다.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 서비스 업체인 지피루브는 다른 자동차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엔진오일 교체만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해줌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10분 내에 엔진오일 교환을 비롯해 오일필터 교환, 배터리 점검, 유리창 청소 등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닉 드라이브 인 레스토랑 역시 점포 양쪽에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놓고 수십 초 내에 주문한 음식을 제공해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은 채로 주문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점포를 만들었다. UPS 스토어는 24시간 우편 서비스와 UPS 수하물 배송 서비스

를 제공하면서 복사, 여권사진 촬영, 각종 사무용품 판매 등 사무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위를 차지했던 청소 대행업체 ‘자니킹(Jani-King; www.janiking.com)’은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청소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3위인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Curves; www.curves.com)’는 여성만을 위한 저강도의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개발, 특히 출산 경험이 있는 기혼 여성들의 체형 관리에 적합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투자금 적을수록 더 많은 체인 확보

 10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위 서브웨이는 패스트푸드 전문점이지만 맥도널드와 대조적으로 작은 점포로도 운영할 수 있다. 표준 점포 규모는 약 113㎡(34평) 수준이며 33㎡(10평) 이하 규모의 점포도 다수다.

 평균 2명 정도의 인력으로 조리, 서빙, 주문 접수 등이 모두 가능하다. 작은 점포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상가는 물론 공항, 병원, 대학 등, 어디든 입점이 가능하며 창업비용도 최소 7만달러 수준으로 비교적 부담이 적다. 특히 칼로리가 낮은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점심 식사를 해결하려는 젊은 직장인들의 수요가 높아 테이크 아웃 형태로도 매출이 높다.

 잭슨 휴이트 택스 서비스와 리버티 택스 서비스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여 전자문서 작성 대행을 전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5만달러 이하의 저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다. 올해는 15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3위였던 커브스 역시 5만달러 수준의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며 청소 대행업체 자니킹은 1만~3만달러 수준의 비용에 무점포로도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다.

 

지난해 8위를 차지한 부동산 업체 ‘리맥스(RE/MAXInt'l.; www.remax.com)’도 주거용,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을 주 업무로 하는 업체로서 전화나 인터넷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규모 사무실 또는 무점포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부동산 네트워크 업체

인 리맥스에는 현재 65개국에 걸쳐 12만 명의 중개업자들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미국 창업 시장의 시사점 3가지 

 전통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햄버거를 앞세운 맥도널드를 대신해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가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는 점은 미국에서도 웰빙 열풍이 얼마나 강하게 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패스트푸드를 포함한 모든 외식 업체들이 이를 인식, 건강에 초점을 맞춘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두 번째로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외식 업체에 비해 현대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서비스 업종이 세분화, 전문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와 온라인 세무 업무만을 전문으로 대행하는 업체 그리고 엔진오일 교체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청소대행업체 등 전문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한 업체들이 10~20년이라는 미국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10위권 내에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점이 이를 설명해 준다. 마지막으로 소점포,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미국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브웨이의 경우 매년 2000개에 가까운 가맹점이 새로이 가입하고 있다는 점과 신규 가맹점의 70% 이상이 신규 창업이 아니라 기존 점포의 업종 전환을 통한 창업이라는 점은 서브웨이가 소점포, 소자본을 통해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