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국내주식형) : 30~35%(해외이머징) : 10~15%(섹터)

펀드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두운 글로벌 경제 전망과 변동 폭이 높은 시장 환경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조정해야 할지 방향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펀드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펀드 포트폴리오로 대략 국내 주식형 40~50%, 해외 이머징 시장 펀드 30~35%, 섹터 펀드에 10~15% 비중으로 분산투자하라고 권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등 펀드 전문가 3인의 의견이다.

먼저 펀드시장의 환경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살펴보면 올해 세계 경제는 2007년에 이어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선진국 시장의 소비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증시와 자산 가격은 조정을 겪으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사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조한조 연구원은 “이같이 실업률 상승, 소비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일반인들까지 경제 악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이 대부분 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들 지역으로의 투자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계웅 팀장은 “지난 수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를 비롯해 이머징 시장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지속해왔지만 투자는 유지하되, 기대 수익률은 다소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머징 시장은 올해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차별화되거나 하락하는 지역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도 다른 아시아 신흥 국가의 증시와 비교해 여전히 투자 매력도는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2007년에 비해 기대 수익은 낮게 가져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의 경우는 2007년과 마찬가지로 투자에 큰 메리트를 주지 못한다.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채권형 펀드로 투자 비중을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전환하기에는 아직까지 어려운 시점으로 판단된다”면서 “2007년 과잉 유동성 우려와 함께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 주식시장 활황, CD금리 상승 등 시중금리 상승을 유도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펀드투자자들이 바로 지금 주시해야할 변수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국 경제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전제에서 그 강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 강도가 단순한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둔화에 그칠 것인지 또는 심각한 불황을 의미하는 침체로까지 악화될 것인지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경제의 악화가 중국, 인도 등 이머징 시장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산되는지에 대해 다른 때보다 세심한 점검을 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 이계웅 팀장은 전체 펀드 중 45%를 국내 주식형 비중으로 추천하면서 이중 성장형과 가치형에 7대3으로 나눠 투자하라고 권한다. 성장형의 경우 2008년은 ‘고 PER(주당순이익)’ 시대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성장주 펀드들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것이라는 의견이다. 가치형 펀드는 주가 조정기간이 길어지게 될 경우 중소형 및 자산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져 상대적인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조한조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을 전체 펀드 중 50%로 가져가라고 권한다. 이중 성장형과 가치형에 약 4대6으로 비중을 두라고 조언한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비중 감소와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기간도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을 전체 자산의 50%로 잡되, 최근과 같이 변동 장세가 점쳐지는 환경에서는 대형 성장형과 가치형의 비중을 6대4나 5대5 정도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해외 이머징 시장 펀드 = 이계웅 팀장은 전체 비중에서 해외 이머징 시장은 40%를 추천했다. 이중 중국, 아시아, 남미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각각 같은 비율로 나눠 분산투자하라고 권한다. 중국 펀드의 경우 지난해 조정을 겪었지만 올해 올림픽 등의 호재와 함께 중국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한조 연구원의 경우 이머징 시장에 35% 비중을 두되, 브릭스 펀드와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에 각각 4대3비율로 투자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견이다.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해외 이머징 시장 펀드에 50%를 투자하되, 브릭스 펀드와 아시아 관련 펀드에 각각 같은 비율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높은 경제성장과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특히 원자재 수출과 중동 오일머니의 유입으로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섹터펀드 = 섹터펀드의 경우 이계웅 팀장과 조한조 연구원만이 각각 10%, 15%의 비중을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조한조 연구원은 대안 투자로서 대체 에너지와 아시아 컨슈머&인프라 주식형 펀드를 추천했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신흥 시장의 곡물 수요와 바이오 연료용 원료 수요가 증가해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며, 이로 인해 대체 에너지 관련주에 대해 투자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도시화 진행과 물류 경쟁력 증강은 인프라 섹터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때문에 아시아 컨슈머&인프라 주식형에도 일정 부분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계웅 팀장의 경우 컨슈머, 헬스케어, 럭셔리 등의 섹터펀드는 편입 자산이 선진국이나 다국적기업을 주된 대상으로 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한다고 충고했다.

그가 추천하는 섹터펀드는 이머징 시장의 가장 큰 수혜주인 인프라 관련 섹터에 투자하는 펀드다. 인프라 섹터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게 목표고, 이머징 시장 펀드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량주 중심으로 유동성을 고려하는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