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도시에서 글로벌 최첨단과학 도시로 변신

포항의 본격적인 변신은 지난 2002년 테크노파크가 세워지면서부터다. 인근에 이미 들어서 있던 포항공대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세계에서 5번째로 설치된 포항가속기연구소, 포스코가 설립한 생명공학연구센터 등과 한데 어우러지면서 이 일대는 테크노밸리로 탈바꿈했다. 초기 36개로 출발한 벤처기업은 현재 114개로 늘어났다.
테크노파크에서 태어난 벤처기업들은 성공신화를 쓰면서 지역 내 스타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02년 포스코 사내 벤처 3호팀으로 출발해 2005년 설립된 비엔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배 성장하면서 스타 벤처기업으로 떠올랐다. 2006년 2억5000만원에 머물렀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70억원을 돌파했다.
비엔씨는 나노특허기술로 황토에서 추출한 천연무기광물에 은이온을 치환해 만들어진 고품질 항균 탈취제인 나노실을 생산하고 있다. 나노실은 새집증후군이나 헌집증후군을 예방하는 친환경 기능성 건축마감재다.
고효율 방열판 전문생산 기업인 에셀이앤씨는 산업용 세탁물건조기, 대류발생히터에 장착되는 방열장치를 개발해 각광받고 있다. 근적외선을 이용하는 이 회사의 방열장치는 기존의 가스나 벙커시유를 사용하는 스팀장치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줄였다. 에셀이앤씨는 올해 300만달러를, 내년에는 7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이미 맺었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벤처기업 판로 지원
지방의 조그만 벤처기업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포항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지난해 해외 한인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가진 투자상담회를 통해 판로를 확보한 덕분이다.
“포항은 철강 산업 외에는 지역 지명도가 떨어집니다. 왜 그런 지방에서 신소재 개발 벤처사업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마케팅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개척할 수 있었던 것에는 포항시의 도움이 아주 컸습니다.”
백기동 비엔씨 사장은 벤처기업으로 가장 힘든 판로 개척을 지자체의 도움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비엔씨는 지난해 박승호 포항시장이 이끈 시장 개척단을 수행하며 폭 넓은 투자 유치와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베트남과는 향후 생산기지 건설을 목표로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러시아, 중국에서도 제품이 출시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에셀이앤씨도 포항시청이 초청한 세계 한인 상공인 가운데 미국 PSC사 오영환 회장의 눈길을 사로잡아 내년까지 모두 10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오 회장은 당시 투자상담회에서 당일 50만달러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가 시장조사를 한 뒤 1000만달러 수입 계약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싱가포르 진출 및 일본,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30개국에서 3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석훈 에셀이앤씨 대표는 “고효율 에너지 절감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에셀의 고유 브랜드를 알려나가며 포항 지역의 토종기업으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한인 상공인을 통한 포항 지역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과의 이면에는 박승호 포항시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박 시장은 지난 2006년 6월 포항시장에 당선되자 당선자 신분으로 사비를 들여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정기총회’가 열리는 미국 멤피스로 곧장 날아가 ‘포항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때의 인연을 계기로 박 시장은 2006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한인상공인대회에 참석한 한인 상공인을 포항으로 초청해 수출 계약 등을 성사시킨 것이다.
테크노파크에 입주한 벤처기업이 이처럼 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연구시설과 대학, 기업체가 한 곳에 집적돼 있어 공동 연구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비엔씨도 미래 신 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전지 등 에너지 소재 연구를 포항공대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포항시는 테크노파크 인근에 290만㎡규모의 테크노파크 2단지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2단지에는 4000억원이 투입돼 2010년까지 모터밸리, 나노 밸리, 첨단 의료 산업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테크노파크 2단지가 조성되면 5032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661억원의 임금 유발 효과, 9147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되며, 포항시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7%에 이를 전망이다.

철강 도시 포항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처럼 철강 산업도 신 시장 개척과 기술 차별화로 수익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온 철강 산업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표면처리 전문기업인 포스코강판은 지난 4월1일 포항강판에서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재도약에 나섰다. 그동안 포스코의 철강 주계열사였지만 포항강판이라는 사명의 지역적 이미지의 한계성으로 기업 정체성 전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판매활동에도 제약을 받았던 게 사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다 중국, 인도 등의 신흥 철강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2005년 7월부터 경영 적자가 지속되면서 2006년 1, 2월 누적적자액만도 14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을 2006년말부터 판매하면서 적자였던 경영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 특화와 수익성 위주의 판매 등으로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 했던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3만톤을 생산해 678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최종두 포스코강판 사장은 “국내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로써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남이 팔지 않는 제품을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실에 안주했다간 철강 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포항시는 철강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세계 철강 산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동쪽 990만㎡규모로 조성되는 철강특화 국가 산업단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 특화단지에는 철강 소재산업과 자동차·조선 부품산업을 유치하면 원재료 공급이 원활하고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어 우리나라 선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가 포항 성장 견인
포항의 미래가 여전히 철강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항 경제는 화사한 봄을 맞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지만 포항 만큼은 무풍지대다. 박승호 시장은 “철강 산업과 포스코는 지역경제의 원동력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한다.
포스코의 적극적인 투자는 포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국내외에서 총 1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포항의 신제강 공장 및 연료전지 공장 건설 등에 무려 5조원(26.7%)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2008년 이후에도 연평균 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올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신제강 공장의 투자금액만도 1조4000억원. 지난해 5월 준공한 파이넥스 공장(1조원)보다 규모가 크다. 이 때문에 지역 건설 업체들은 활기를 띠고 있다.
국가 전체가 힘들었던 외환위기 시대에도 포항은 타 지역보다 불황의 여파가 적었다. 포스코 덕분이었다. 1만7500명에 이르는 포스코 직원 중 7000여 명이 포항 제철소에 근무한다. 파트너사 8000명을 포함하면 1만5000여 명이 포스코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1968년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포항의 인구는 7만 명에 불과했다. 당시 재정은 3억2000만원. 2005년 포항은 51만 명의 인구에 재정은 8167억원으로 증가했다. 포스코는 2005년 742억원, 2006년 860억원, 지난해는 529억원을 납부했다. 포항시 재정 수입의 평균 24.5%다. 포스코가 포항을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발전시킨 것이다.
포스코의 지역 기여도는 비단 경제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공과대학인 포스텍(포항공대)과 효자아트홀, 환호해맞이공원, 포항스틸러스 프로축구팀 등을 설립·운영하면서 교육·문화예술·스포츠 등 시민들의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스코가 2004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포항불빛축제는 해마다 70여만 명의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2003년 5월 출범한 포스코봉사단은 포항의 112개 (36만 명)의 마을과 자매결연을 했다.
지난 4월1일 포항시는 포스코의 지역경제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형산로터리-오광장-양학터널-제철고 구간 ‘오도로’를 ‘포스코로(路)’로, ‘신형산교’는 ‘포스코 브리지’로, ‘오광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호를 따 ‘청암광장’으로 각각 명칭을 바꿨다. 이에 화답해 포스코는 포항시가 추진 중인 형산강변 일대 수변공원 조성사업에 3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영일만 조선·에너지 산업 메카로 탈바꿈
전통적 철강 도시였던 포항의 ‘명품 도시’로의 변신은 영일만에서 시작된다. 현재의 ‘철강 도시’ 포항을 만든 영일만에서 첨단 벤처와 조선 등의 신 성장 동력을 육성해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러한 신 성장 동력 육성 전략은 미국 피츠버그를 비롯해 대표적인 철강 도시들이 철강 산업의 퇴조와 함께 급속히 쇠퇴했다는 점에서 나온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철강 중심의 산업구조를 첨단 지식기반 산업과 물류 산업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에 긴박하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북구 흥해읍 일대에 조성 중인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는 조선 메카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4년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1단계 투자를 한 현대중공업은 신항 내 33만㎡에 1800여억원을 투자해 연간 15만 톤 규모의 선박건조용 블록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블록 생산에 따른 매출은 연간 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곳에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강림중공업, 참앤씨, 엔케이, 신한이앤씨 등 포항시가 최근 유치한 조선 관련 대표기업들의 공장이 내년 초 가동된다. 이들 5개 기업은 8000억원의 생산 효과와 2000억원의 주민 소득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에 차세대 성장 동력이될 발전용 연료단지 착공에 들어가면서 영일만 신항은 자연스럽게 조선·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하게 된다. 포스코는 2010년말까지 1, 2단계에 걸쳐 100MW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신항 배후단지가 5년 후에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생산 효과와 1만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5일 포항시는 (주)KUP, 신한은행, 한미파슨스(주), (주)케이리츠앤파트너사와 영일만 4일반단지와 배후단지에 대한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동개발 양해각서는 영일만항 배후단지와 배후산업단지에 1조3000억원을 들여 유통물류단지와 국제무역시설, 호텔 등을 조성하고, BT산업·조선 산업 용지를 개발해 이를 ‘환태평양 물류기지’로 개발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박승호 시장은 “이러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영일만항은 러시아와 일본, 중국을 상대로 하는 거점항으로 급부상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철강 산업 위주의 포항 산업구조 개선효과뿐만 아니라 신 성장 산업의 기반을 확보하는 효과까지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협약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박 시장은 신한은행을 직접 찾아 영일만항의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의 요청에 신한은행이 개발투자회사 CEO 30여 명을 포항으로 초청해 1조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도록 이끌어낸 것이다.
포항시는 지난 한 해 동안만 12개 기업 1조1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업 및 투자를 유치한 개인과 공무원에 대해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한편 ‘1과 1기업’ 유치운동을 벌이는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
지난 4월초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지멘스를 유치한 것은 큰 성과였다. 지멘스는 R&D 기능의 이전과 총 5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지멘스는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센터 건립과 신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멘스는 포항의 첨단과학 인프라를 활용, 포항을 지멘스사의 아시아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조만간 지멘스 아시아법인 대표의 포항 방문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이 첨단과학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업 도시에서 친환경 도시로
포항시는 낙후된 도심 내부의 리모델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핵심 사업은 포항을 보다 아름답고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테라노바(Terra Nova:새로운 땅) 프로젝트다. 포항은 지금까지 철강 산업으로 대표되는 공업 도시라는 이미지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표출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테라노바 프로젝트는 이러한 인식을 바꿔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친환경적인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의도다.
첫 사업으로 구도심 중앙상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도로 가운데 실개천을 조성했다. 시청이 이전한 후 도심의 공동화로 중앙상가의 상권이 급격히 위축되는 위기를 맞자 보행자 전용도로로 특화된 명품 거리를 만들어 이를 타개한 것이다. 중앙상가 650여 미터를 실개천으로 조성하고 양 옆으로 목재데크를 만들고, 시민들의 휴식 및 문화활동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실개천이 조성된 이후 중앙상가는 포항의 명품 거리로 변신 하면서 중앙상가 방문객 증가로 중심 상권도 활성화되는 효과를 거뒀다. 그래서 이 사업은 ‘청계천 축소판’으로 불린다.
동빈내항 복원 사업도 테라노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빈내항에서 형산강을 잇는 길이 1.3㎞, 폭 19m 규모의 운하를 건설할 계획이다. 운하를 뚫어 형산강 물이동빈내항으로 흘러들게 해 수질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2011년 완공 예정인 동빈내항 운하는 송도교에서 형산강까지 이르는 구간에 걸쳐 건설된다.
영일만에는 동해안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된다. 포항시는 영일만항에서 호미곶에 이르는 11km에 영일만 대교를 건설하고 영일만항 내에 200만㎡의 해상도시를 건설해 해양관광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박승호 포항시장
“영일만을 기반으로 환동해 물류 중심지로 개발”

포항이 철강 도시라는 딱딱한 껍데기를 벗고 최첨단 산업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박승호(50) 시장이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선 무엇이든’, ‘하루 절반은 현장에서’, ‘아침 6시 회의’, ‘노 홀리데이(No Holiday)’. 박 시장의 시정 철학이다. 그가 ‘리틀 이명박’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모든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한다. 현장에 가야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장들에게 4~5년 동안 ‘개인’을 버리고 ‘포항 시정’만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례회의는 아침 6시에 주재했고, 특별한일이 있으면 한밤중에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한 번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밤 11시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회의를 열기도 했다.
그는 포항의 유명 먹거리인 과메기를 선전하기 위해 직접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동안 판매한 과메기만도 600억원어치. 곁들여 먹는 쌈 채소 등을 합치면 3200억원에 달한다.
박 시장은 철강 도시라는 딱딱한 포항의 이미지를 소프트한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포항을 친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한 테라노바 프로젝트는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환경이 조화를 이룬 아트폴리스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의 비전은 포항을 환동해 물류거점 도시, 국제과학 중심도시, 해양관광 허브도시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달라진 게 있나요. (포항시 신청사에는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 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동안 포항 시민들은 포항이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포항을 아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외국에서도 대통령 배출 도시로 포항을 알아보더군요. 대통령 배출 도시로서 자긍심이 높아졌습니다. 도시 이미지가 좋아져 글로벌 포항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포항을 철강 도시, 또는 포스코 도시로 연상하는 것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기도 합니다.
포항이 예전에 철강 산업을 통해 산업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면 이제 첨단과학으로 미래 성장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포항에는 포스텍, RIST, 국가나노집적센터 등 모두 75개의 연구소가 있습니다. 이렇게 산업화할 수 있는 연구소는 대덕단지보다 오히려 많은 편입니다. 철강 중심의 편향적인 산업구조는 분명 약점인 건 맞습니다. 환경오염, 공해 등 좋지 않은 이미지도 철강 산업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포항은 여전히 철강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포항의 발전은 철강 산업으로 그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철강 산업의 고도화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상당히 많은 기업을 유치했습니다. 특히 조선업 관련 기업이 많은데요.
취임 전 15년 동안 포항의 기업 유치 실적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취임이후 지방 경제의 활성화는 기업 유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매진했습니다. 12개 기업, 1조100억원가량을 유치했습니다. 작은 기업까지 합치면 140여 개정도 됩니다. 특히 조선업은 향후 30년 이래 가장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조선기자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습니다.
CEO 출신이 아닌데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 민선 군수, 내무부·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경북공무원교육원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뛴 덕분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에서 일하면서 중국이 기업 유치를 위해 온 행정력을 쏟아 붓는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최근 중국에 조선소를 지은 STX의 경우 포항 유치를 위해 온갖 애를 썼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복잡한 여러 절차로 인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데만 6개월이 걸리는데 오겠다고 하겠습니까. 이런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 기업 유치는 더욱 힘들어질 겁니다.
2008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항만과 첨단산업, 물류가 있는 포항을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을 연결하는 환동해 국제물류 중심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포항의 제1 성장 동력입니다. 환동해권은 러시아 극동 및 중국 동북3성의 개발 본격화 등으로 급팽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포항이 환동해 물류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첫째 사업이 영일만항 개발입니다. 현재 컨테이너 부두 4선석이 공사 중이고 2011년까지 총 15선석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향후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구축 등 첨단과학 산업을 제2성장 동력으로, 수려한 해안과 환동해권 중심 바다를 이용한 해양관광 산업을 제3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51만인 포항시 인구를 100만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100만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인구 100만이 되기 위해선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인구 100만 유치는 결국 포항의 미래 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영일만항 개발과 배후산업단지 개발 등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면 인구 100만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