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생활습관병, 매일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예방 가능”

펠딩거 사장은 당뇨는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질병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당뇨는 합병증만 조심하면 될 뿐 가벼운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대단히 잘못됐어요. 당뇨는 와일드한 병입니다.” 초기 단계부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덴마크 출신인 그는 스칸디나비아와 비교해 한반도의 당뇨병 인식 차이를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는 당뇨병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고, 당뇨병 치료를 받아들이는 정도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한국의 경우 당뇨 유병률이 상당이 높지만 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당뇨병 치료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하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당뇨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당뇨 유병률 상당히 높지만 치료율 상대적으로 낮아
그래도 지난 2006년 7월 대표 취임 전과 비교해 국내에 당뇨병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뇨는 진행성 질환으로 자신이 어느 단계인지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체중 조절, 약물 요법, 인슐린 요법 등을 각 환자의 상태에 맞게 선택하거나 병행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때때로 너무 많은 일을 하게 된다고 푸념했다. 이는 주변 상황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펠딩거 사장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일을 열심히 한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녀봤지만 한국처럼 일을 많이 하는 나라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효과적일지 다소 의문이다”며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소망한다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일했느냐보다는 어떠한 일을 했느냐를 고민해봤으면 좋겠네요.”
일을 많이 하면 실질적으로 가정생활에 소홀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안타까움이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머릿속으로 회사에 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주말이 아니라고 봐요. 주말에는 철저히 회사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가족에 집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KFC 할아버지’처럼 인자한 웃음이 인상적이다. 외모뿐 아니라 마음씨도 후덕해 보인다. 옹골찬 답변은 물론이고 풍부한 유머를 곁들여 인터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모습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신들의 사장을, 외유내강의 전형이라며 생긋 웃었다.
건강관리는 평범해 보이는 듯하지만 자기절제의 노력이 엿보인다. 비흡연자인 그는 처음에는 삼겹살과 소주로 대변되는 회식문화 적응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한국 사회에서 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 술 절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를 들어 아내와 ‘이번 한 달간은 와인과 같은 알코올은 절대 마시지 말고 오직 물만 마시자’고 다짐하는식으로 술을 절제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또한 체중 조절을 위해 음식 섭취도 절제하고, 가급적 운동을 많이 하려고 애쓴다고 덧붙였다.

혈당 조절 제대로 하면 합병증 예방
펠딩거 사장은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소중한 조언을 자청했다.
“늘 혈당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혈당 조절을 제대로 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당뇨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환자들도 적극적인 혈당 관리를 통해 일반인과 같은 삶을 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코 희망을 잃지 마세요.”
그의 고국 덴마크는 작은 나라다. 면적이 한국의 절반에도 한참 모자란다. 인구도 550만 명으로 많지 않다. 하지만 1인당 GDP가 4만6000달러로 한국의 2배를 훨씬 넘는다. 세계 1위 기업들도 즐비하다. 펠딩거 사장은 레고, 칼스버그, 머스크 등 20개 넘는 기업명들을 일일이 적으며 글로벌 ‘넘버 1’이라고 활짝 웃었다.
“덴마크 기업들은 국가가 유명해지기 전에 기업이 먼저 성장해 나라를 세계에 알렸습니다. 인구가 워낙 적어 내수보다는 수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수출을 위해서는 늘 이노베이션(혁신)에 신경을 써야 했죠. 모든 덴마크 기업들은 해결책이 단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많이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중국 속담을 먼저 꺼냈다.
“중국에 간 지 한 달이 되면 본인이 중국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고, 1년이 지나면 정말로 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3년째가 되면 내가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 알면 알수록 문화적인 차이를 더욱 발견하게 되고, 또한 한국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가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아시아 통’으로 불리는 그는 한국 대표로 오기 전, 중국에서 6년 동안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