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Fn아너스클럽’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해 PB영업을 한 지도 10년째에 접어들었다. 증권사로서는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업계에서는 드물게 PB영업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2005년 전체 영업직원을 PB화했다. 증권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 관행을 개선해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이를 위해 자산중심형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하고, 2006년에는 PB연구소를 개설, 자산 클리닉 서비스도 실시했다. 2007년에는 자산 배분 전략 파트를 새롭게 만들어 자산관리영업의 강도를 높였다.

 이 결과 고액자산을 위탁하는 고객의 비중은 매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개인고객 중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자산의 비중은 전체 자산 중 2005년 78.8%에서 2006년 81.1%, 2007년 3분기까지 82.5%로 많아 졌다. 자산 1억원 이상의 개인고객 수도 2004년 4만819명에서 2007년 6만3352명으로 55.2% 늘어났다. 또한 지난 3년간 고객예탁자산은 2004년 81조3000억원에서 2007년말 131조3000억원으로 61% 증가했다.

 특히 고객의 관리자산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PB가 지난해 13명에서 올해는 31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부유층 특화상품 개발 위해 상품지원부 주력

 삼성증권은 진정한 PB영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부유층에 특화된 상품 차별화가 관건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위해 PB본부 내 상품지원부의 확대에 주력했다. 장석훈 상품지원 담당은 “내년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될 경우 상품의 규제가 완화되면 이는 큰 경쟁력이 될 것” 이라면서 “1년 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왔고 헤지펀드를 출시해 고객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증권 PB본부는 올해 안에 일반 소액투자자를 위한 금융 상품과 부유층을 위한 PB전용 상품을 철저하게 이원화시킬 계획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전 지점의 PB영업화를 내걸고 자산관리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상품지원부는 현장의 PB센터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금융 상품을 총괄적으로 아웃소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부유층 고객에게 맞는 상품 아이디어를 내서 운용사 등에 조달하기도 한다. 현재 상품 개발, 상품 관리, 펀드 리서치 등으로 구성된 상품지원부는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고객이 가입한 금융 상품에 대해 사후관리를 해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외부에서 유능한 인재도 대거 스카우트했다. 이들이 전체 인원의 40%에 달할 만큼 야심 차게 조직을 구성했다. 고객 지원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10명의 펀드리서치 인력들은 각 지점의 고액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본사 지원 차원으로 직접 현장에 나가 영업을 하기도 한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이러한 업무만 전담하는 부서가 전무하거나 있다하더라도 고작 2~3명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PB영업이 발달한 해외 금융기관의 경우 많게는 100명 이상이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만큼 중요하게 인식한다.

PB 등급제로 우수 인력 양성

 PB영업의 성공여부는 바로 우수한 인력이 관건이다. 삼성증권은 2005년부터 전 영업직원을 영업 경력과 관리 자산 등에 따라 PB 등급별 체계적인 양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니어부터 프리스티지, 시니어, 마스터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특히, 마스터PB의 경우 엄격한 심사를 통해 자격이 부여된다. PB등급제의 최상위 등급으로 관리자산 1000억원 이상, 1억원 이상 고객 수 60명 이상, 영업 경력 5년 이상 등의 엄격한 자격을 갖춰야한다. 제도 도입 첫해 4명에서 올해 31명으로 크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관리 자산 1000억원 이상인 마스터PB에게는 독립된 사무실, 전담 지원 인력 지원 및 임원급에 해당하는 종합건강검진 혜택 등 파격적 대우를 해준다. 현재 1000여 명의 PB 중 마스터 31명, 시니어 315명, 프리스티지 285명 등이다.

 이들 인력은 단계별 ‘PB스쿨’로 키워낸다. 교육과정은 주니어PB가 마스터PB에 도달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기본 교육만 550시간이 넘는다. 높은 등급의 PB는 금융 상품 관련 교육은 물론, 승마, 와인 등 문화 소양교육도 함께 받게 된다. 또 'SS아카데미'라는 온라인 과정을 통해 수백 개가 넘는 교육 과정 중 본인에 맞는 교육을 선택하고, 자율학습을 하기도 한다.

고객 중심 영업 환경으로

 삼성증권에서 거래하는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은 자동적으로 PB서비스인 ‘Fn아너스클럽’에 가입된다. ‘Fn아너스클럽’은 원래 2002년 자문형 랩상품의 이름으로 시작됐다가 2005년 PB서비스 브랜드로 전환된 이름이다.

 가입 고객은 맞춤형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제안을 받게 되고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점검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세무신고 대행, 국내외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 고품격 투자정보 서비스 등도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또 음(音)ㆍ체(體)ㆍ미(美)ㆍ락(樂)을 테마로 한 각종 이벤트에 우선적으로 초대된다.

 상성증권 관계자는 “단순히 고객 사랑이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면서 “VOC(고객의 소리)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활성화 캠페인, 고객 사랑에 대한 지속적 교육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객 불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강화한 결과 2005년 하반기 이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 부문 민원 발생 최우수 회사에 연속 선정되고 있으며, 2006년 3대 고객 만족 관련 조사에서 모두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참여를 유도하는 ‘고객패널제도’도 이러한 일환 중 하나다. 고객패널제도는 삼성증권 고객 및 타 금융사 거래 고객 중 모니터링 자질이 뛰어난 고객을 모집해 그들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는 제도다. 고객들은 직접 삼성증권의 서비스를 체험하고 타사의 서비스와 비교 분석한다. 고객의 눈으로 직접 CS(고객 서비스) 수준을 점검한 내용은 경영진에 직접 보고 돼 고객 서비스 개선에 참고한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은 고객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이를 서비스 표준화로 정착시키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 서비스와 관련 기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로 개선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고객 상담, 투자 정보, 금융인의 기본자세 등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이를 실천해나가도록 하고 있다.

   Interview   

장석훈 삼성증권 상품지원 담당

국내에 부유층 고객에 특화한 PB영업이 도입된 지 10년이다. 하지만 국내 PB시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PB산업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로 정착하기 위해선부유층 특화 상품이 발달해야 합니다. 국내 부자들이 아직 PB서비스가 왜 필요한지 모르는 건 지금껏 각종 부가 서비스를 제공받는 수준에 그치는 영업이 주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장석훈 상품지원 담당은 그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우선 국내 금융기관이 아직까지 부유층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고객 수요가 무르익을 만큼 시장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도 큰 요인이다. 최근 들어 해외 펀드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고객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장 이사는 아직도 시작단계라고 했다.

두 번째 이유로 그는 정부의 규제 등 컴플라이언스 문제를 들었다. 외국의 경우 부유층 특화 상품이 활발하게 출시될 수있는 큰 요인도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 비해 부유층에 대한 컴플라이언스는 완화돼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 상품의 컴플라이언스 규제는 일반인과 부자들간에 차이가 없지만 PB가 발달한 선진국은 다르다.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불법이 아니면 규제가 거의 없고, 개인 투자자들은 엄격하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라 하더라도 거액 투자자의 경우에는 규제의 폭이 중간단계쯤 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금융사 중 삼성증권은 1억원 이상 보유한 고객이 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부조사로 유추해보면 100억원 이상 보유 고객은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많을 것입니다. 삼성증권이야말로 진정한 PB영업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상품 차별화에 초점 맞춘 삼성증권의 최근 부유층 고객관리 전략은 피상적인 의미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 금 관련 신탁, 해외 채권, 비과세 또는 절세형 채권 등 부자들에게 유리한 금융 상품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상품 자체가 복잡하고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국내 실정상 어려움이 있는 헤지펀드도 올해부터 부유층 개인고객 위주로 판매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고객들을 대상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상품 설명회도 실시했다.

“향후 헤지펀드는 국내 부유층 시장에서 비중이 크게 확대될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고객들이 상품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고액 투자가일수록 수요도 높고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여력이 있어 매력적인 투자 대상입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곳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은 고객들의 투자 방식이다. PB고객들에게 맞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고, 점검해주는 역할을 담당한 상품지원부의 수장인 그는 쏠림 현상이 심한 개인 투자자들이 우려된다고 했다.

“전체 해외 펀드에서 한 나라(중국)에만 50%가 투자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겁니다. 간접투자를 하는 목적이 전문가에게 맡겨 안전하게 분산투자를 하자는 것인데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듯 펀드도 같은 방식으로 투자 하고 있는 겁니다.”

장 이사는 국내 PB시장이 10년간 도입기를 거쳐 이제 발전기를 밟고 있는 시점에서 고액 고객들의 시야도 넓어졌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PB상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알 수 있는 환경이 된 만큼, 관건은 누가 적시에 부유층에 적합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경쟁 우위를 가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PB의 역량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PB의 역량이 떨어지면 빛을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삼성증권은 PB만을 전문으로 하는 스위스 등 외국 프라이빗뱅크와의 전략적 제휴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최상위층의 고액 고객만을 상대로 하는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부유층 상품을 라인업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FnHonors삼성타운 이상대 지점장

서초동 삼성타운 내 삼성생명빌딩 6층 전체를 사용하는 삼성 타운지점은, 전용면적이 1808.4㎡으로 독립된 상담실만 12개에 달한다. 상근 PB는 최대 40명까지 근무할 수 있는 국내 증권사 지점 중 최대 규모의 점포로 2007년 7월 오픈했다.

일반 방문 고객을 위한 '일반고객 Zone' 외에, 세무 및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자산 클리닉 센터’, 대여금고 등을 갖춘 고액 고객 전담 공간인 ‘Honors Zone’ 등 크게 3개 구역이 있다. FnHonors삼성타운은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영업을 상징하는 자산관리 허브 점포로 운영 중이다. 또 지점만의 독특한 영업모델 개발을 위해 기업 CEO및 CFO를 대상으로 정기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우수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경제교실(Little CEO)도 운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역으로 투자 기회로 활용, 세계 글로벌 IB(투자은행)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발 빠르게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FnHonors호텔신라 우승택 지점장

장충동 호텔신라 5층에 자리 잡고 있는 FnHonors호텔신라는 특급호텔과 자산 클리닉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지점으로 2006년 7월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FnHonors 자산클리닉센터는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는 삼성증권의 ‘자산 클리닉 서비스’ 전문 허브 점포로 운영되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주말과 공휴일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게 하는 등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주중에 시간을 내기 힘든 기업체 CEO나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해외 주재원이 주 타깃 고객이다.

금(錦), 비(秘), 다(茶), 서(書) 등 품격 있는 PB서비스를 상징하는 네 가지 이름의 상담실과 개인대여금고실 등을 갖추고 있다. 한편, 우승택 지점장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일임형 상품인 ‘우승택 랩’을 출시해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본사 랩운용파트와 함께 운용 중이다.

FnHonors갤러리아 정복기 총괄지점장

지난 3월 강남구 청담동 트리니티 플레이스 6층에 오픈한 FnHonors갤러리아지점은 삼성증권이 그 동안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쌓아온 모든 노하우를 집결시킨 핵심 전략 점포다.

MBC ‘경제야 놀자'에 출연하여 널리 알려진 스타 PB 출신 정복기 상무가 총괄 지점장을 맡아 최고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강남에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점에는 삼성증권 최고 PB 등급인 마스터PB 2명을 포함해, 주식·채권·부동산·세무 등 부문별로 업계 최고의 실력을 보유한 12명의 정예 PB가 근무 중이다. 특히,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해 기업 CEO 및 강남 부유층과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특수 고객층에 전문적인 상담 경험을 풍부히 갖춘 PB들이 집중 배치됐다. 삼성증권은 갤러리아지점의 차별화를 위해, 최초로 지점장 외에 임원급 총괄지점장을 별도 임명하고, 수차례의 면접을 거쳐 강남 지역의 정예 멤버를 배치하는등 파격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FnHonors부산 한정구 지점장

지난 3월 부산 서면 아이온시티 5층에 오픈한 부산·경남 지역의 허브 지점이다. 아이온시티 5층 전체를 사용하는 FnHonors부산지점은 전용면적 910.88㎡로 독립 상담실 10개를 갖췄다. 이와 함께 전문적인 금융지식을 갖춘 PB가 최대 40명까지 근무하는 초대형 점포다. 산하에 범일동 브랜치를 두고 부산 지역 전체를 커버하고 있다. 세무 및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자산클리닉 센터, VIP고객 전담 공간인 Honors Zone도 갖추고 있으며 투자설명회 및 각종 고객 서비스를 위한 100석 규모의 투자 세미나실이 있다. 펀드매니저나 본사 애널리스트가 강사로 나서는 고객 대상 투자설명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FnHonors부산은 대형 점포답게 개인고객뿐 아니라 법인 영업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지점 내에 ‘신 시장 개척 테스크포스’팀을 별도로 운영, 법인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하고 본사 IPO부서와 연계 비스를 제공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