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끝에서 온 몸으로 배어드는 알싸한 커리 향
한국인의 입맛이 인도의 매운 맛에 푹 빠져들고 있다. 최근 식품 업계에는 잇따라 인도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직접 인도 음식 전문 레스토랑을 차리는 등 ‘인도 열풍’이 불고 있다. ‘포타이’나 ‘호아빈’ 등의 베트남 음식점에서도 커리 요리를 선보일 만큼 인도 음식의 인기는 상당하다. 맵고 자극적인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을 뿐 아니라 식재료가 한방 재료와 거의 일치해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커리 함유 물질인 커큐민이 노년의 재앙, 알츠하이머를 막아주며 식도암, 백혈병 세포 증식을 억제시키고 각종 암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여 커리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정통 인도 레스토랑 ‘강가(Gangga; 갠지스 강의 인도어)’는 2000년 3월 압구정점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에 5개 매장과 분당과 부산에 지점을 운영하며 이국적인 인도 정통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인도에서 10년 이상 정통 인도 요리 경력이 있는 일류 요리사들이 각 지점마다 세 명 이상 상주해 최고의 맛을 제공한다.

압구정 본점의 총주방장 쿠마르(Sanjay Kumar·33)는 15년간 정통 인도 요리를 해 온 베테랑이다. 맛의 비결에 대해 그는 “커리의 원액과 인도에서 직접 들여오는 향신료를 적절하게 배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든다”며 “인도의 정통 커리의 경우에는 향이 너무 강해 한국사람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가에서 맛볼 수 있는 커리의 메뉴는 실로 다양하다.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커리뿐 아니라 새우, 채소 커리에 이르기까지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게 준비돼 있다.

강가의 프라운 칠리 커리는 양파와 고추를 칠리소스와 함께 볶은 신선한 왕새우 커리로 매콤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부드럽고 큰 덩어리의 새우에 깊이 배어있는 커리의 맛은 보통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맛과는 사뭇 달랐다.

이 매콤 새콤한 커리를 반찬 삼아 한 끼를 해결하고 나면 혀끝은 물론이고 온몸에 알싸한 향이 밴다. 빛깔 고운 샤프란 라이스 혹은 인도 빵인 난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은 배가된다. 바삭바삭하면서 씹는 맛이 쫄깃하고 고소한 난은 인도 커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인도식 수프인 달이나 커리 등에 찍어 먹거나 난에 다른 요리를 싸서 먹기도 한다. 원래는 인도의 전통 화덕인 탄두리에서 굽지만 이곳에서는 오븐을 이용한다.

또 인도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스푼이나 포크보다는 손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커리와 밥을 손으로 조물조물 비벼서 먹는다.

커리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을 달래려면 인도의 전통 음료 라씨를 함께 먹는 게 요령이다. 직접 만드는 라씨는 우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건강식 플레인 요구르트다. 여기에 망고, 포도, 딸기 등을 넣어 상큼함과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인도의 붉은 유혹, 탄두리 치킨도 인도북부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다. 인도 전통의 향신료에 하룻밤을 절여 구워내는 독특한 음식이다. 속살까지 아주 빨간 것이 특징. 화덕에 직접 구워 기름기가 거의 없어 담백하고 매콤한 맛이 밋밋한 닭의 맛을 보완해 매우 인기가 높다.

애피타이저 중 야채로 만든 사모사는 두 조각이 나오는데 인도식 패티(Patty)다. 감자와 각종 채소를 넣어 만든 바삭바삭한 사모사는 입맛을 돋우는데 한몫한다. 사모사는 채식주의자에게 인기 있는 메뉴.

쿠마르 총주방장은 “인도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커리를 맛볼 수 있지만 특히 인도 커리는 각종 향신료를 직접 갈아 만들어 그 향과 맛이 독특할 뿐 아니라 다양하다”고 자신했다. 인도 음식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15년간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었다는 쿠마르 총주방장의 노력이 그의 음식과 서비스를 통해서 전달되는 듯 했다.

최고의 인도 요리와 더불어 독특하고 이국적이며 각각 개성 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매장의 인테리어와 직원들의 고급스러운 서비스 또한 강가를 계속 찾도록 만드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곳 본점은 작은 인도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 인테리어 컨셉트다. 홀 바닥은 갠지스 강을 옮겨온 듯하고 벽체는 각종 장식물들을 이용해 인도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각종 단체 모임과 중요한 비즈니스에 적합한 고품격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