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4륜구동 자유제어 시스템인 이 장치는 전·후륜의 구동력 배분뿐 아니라 후륜의 좌우 구동력까지 자유롭게 배분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지난 6월12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성능시험장에서 307마력 동급 최고수준 3.7리터 V6 VTEC 엔진과 SH-AWD 시스템이 빚어낸 뉴 레전드의 특별한 기능을 체험했다.
빗길 조건을 구현한 자동차성능시험장의 저 마찰 도로에서 뉴 레전드가 자랑하는 SH-AWD 시스템은 확실히 돋보였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면 차는 엔진의 RPM, 흡기 압력, 기어비, VSA, 각각의 바퀴회전 속도, 스티어링 앵글 값, 노면 상태 정보 등을 수집해 전·후륜 및 후륜 좌우의 구동력을 최적으로 컨트롤한다.
먼저 SH-AWD 시스템을 작동시킨 뒤 미끄러운 저 마찰 도로에 들어섰다. 시속 30~40km 정도로 달리다 급하게 핸들 꺾기를 반복했다. 놀라우리만큼 미끌림이 없었다. 차가 왼쪽으로 선회하는 상황에서 차의 오른쪽으로 접지 하중이 증가할 때 SH-AWD이 오른쪽 뒷바퀴에 가장 많은 구동력을 배분해 차체의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유도하면서 쏠림현상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SH-AWD 시스템은 차량의 세밀한 움직임까지 민첩하게 제어하기 때문에 운전자와 차량 간의 일체감도 극대화된다.
쏠림현상이 사라졌다
SH-AWD 시스템을 끄고 저 마찰 도로로 진입했다. 전과 동일하게 주행 중 핸들을 꺾었다. 차가 심하게 쏠렸다. 조금 전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달랐다. 속도를 조금 더 높인 상태에서 핸들을 꺾었다. 이번엔 차가 미끄러지면서 아예 한 바퀴 반을 돌아버렸다. SH-AWD 시스템 작동 유·무에 따른 제어 결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시스템을 작동시킨 상태로 이번에는 원형 빗길에 들어섰다. 바닥은 일반 아스팔트 도로보다 훨씬 미끄러웠고 장마철 빗길처럼 노면은 흥건했다. 지름 40m 가량의 원을 임의로 설정하고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속도를 높였다. 설정한 원 밖으로 차가 튕겨 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그 미끄러운 바닥에서도 쏠림현상 없이 안정 상태를 지속했다.
일반적인 4륜구동은 전후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구조지만 뉴 레전드의 SH-AWD 시스템은 앞뒤 바퀴에 70:30에서 30:70의 구동력을 배분할 뿐 아니라 뒷바퀴의 구동력도 좌우 0:100에서 100:0까지 배분하는 자유제어 시스템이기 때문에 선회 안정성이 탁월하다.
뉴 레전드의 SH-AWD 시스템은 혼다가 세계 최초로 레전드를 통해 내놓았던 그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작품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4륜구동 자유제어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일반도로 주행에서도 안정감은 뛰어났다. 에어컨을 켠 상태로 고속주행도로에서 200km/h로 달렸지만 안정감이 뛰어났고, 소음도 예상보다 적었다.
근육질 디자인, 엔진은 동급 최강
뉴 레전드는 기존 모델보다 사이즈가 좀 더 커졌다. 전장은 55mm 늘어난 4985mm, 전폭은 5mm 커진 1850mm로 전체적인 디자인은 근육질적인 강한 이미지를 풍긴다. 프런트 그릴 디자인도 기존보다 더 파워풀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고, 뒷부분의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은 세련미를 더 한다. 대담하고 매끄러운 바디라인으로 외관 디자인도 보다 고급스럽다.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레전드는 지난 2006년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서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안전한 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EURO NCAP: 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경쟁차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엔진 성능도 최고급이다. 배기량을 기존 3.5리터에서 3.7리터로 늘린 V6 VTEC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07마력(ps), 최대토크 37.7kg·m의 향상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종전 동급 최고 출력이던 레전드 295마력(ps)을 뛰어넘었다.
뉴 레전드 엔진은 흡기유량 증대 및 Y-타입 록커 암을 이용한 흡·배기 VTEC(배기 VTEC 추가)을 사용, 최대토크를 약 37.7kg·m까지 끌어냈고 중저속 토크를 대폭 올려 일상 주행 영역대에서 주행성능을 보다 향상시켰다.
또 실린더 헤드 커버와 흡기 매니폴드에 마그네슘을 채택해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다이캐스트 흡기다기관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고출력 엔진에 대응하도록 5단 자동변속기에 클러치 디스크를 고강도 소재로 변경했고 클러치 사이즈도 키웠다. 중간축과 샤프트 직경, 중속 기어 깊이를 조정해 업그레이드했다. 이 같은 제반 장치로 뉴 레전드의 출력과 토크는 크게 향상됐고 연비도 8.1km/l에서 8.6km/l로 향상됐다.
박종석 혼다 코리아 자동차사업부 이사는 “첨단 기술력과 디자인 그리고 성능,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혼다 작품의 진면목이 조금이라도 소비자들에게 알려진다면 뉴 레전드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차로 평가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혼다 코리아는 ‘수입차 최단 기간 2만 대 판매 돌파’, ‘지난 1월에서 5월까지 5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