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교를 건너 섬 반대편으로 30여 분을 들어가자 한적한 남쪽 바닷가에 이국적인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규칙적인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출렁이는 파도에 반사된 빛이 시시각각 다른 색상과 음영으로 건물에 생생한 생명력을 주고 있다. 바로 힐튼그룹의 리조트 브랜드인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가 운영과 경영을 맡고 있는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이하 힐튼 남해)다.

바다 바라보며 즐기는 럭셔리 골프·스파

조각조각 나누어진 도형과 스테인리스 지붕, 자연석과 콘크리트가 어우러진 벽은 마치 가느다란 바늘과 실로 꼼꼼히 꿰맨 듯 섬세하다. 복잡하지만 체계적이고, 차가우면서도 아늑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건축의 대립성과 감각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장 필립 자코팡 총지배인은 “힐튼 남해의 가장 큰 장점은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특급 호텔 서비스를 통해 편안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튼 남해는 남해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150개의 스위트룸과 20개의 프라이빗 그랜드 빌라로 구성돼 있다. 건물들은 남해의 물결치는 파도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됐다. 또 각각의 건물을 지형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해 넓은 시야를 확보했다. 낮은 층 객실에서도 바다, 섬, 골프코스를 조망할 수 있다.

디럭스 플러스 스위트(52평형), 디럭스 스위트(45평형), 스튜디오 스위트(35평형)의 다양한 평형을 가지고 있는 스위트 타워는 기존 호텔 디자인과 차별화된 평면적인 디자인으로 전망을 최대한 살렸다. 그 중에서 압권은 78평형(8인실) 그랜드 빌라다. 내부로 진입하자마자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마당으로 인해 빌라 자체가 바다와 연결된 듯한 느낌이다. 제일 큰 스위트룸은 방의 세 변에 연못을 배치해 물 위에 떠있는 듯하다. 2층 구조의 단독 건물로 내부에는 개인 수영장과 아담한 정원이 마련돼 있다.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조용하고 독립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연친화적 건축 자재를 사용해 모던하면서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클럽하우스와 건물 등은 금강산 아난티 골프&스파 리조트, GS건설 자이갤러리 등을 설계한 켄 민성진(SKM 건축사무소)씨가 설계했다.

힐튼 남해에서는 해외 힐튼 리조트의 특급 호텔(Five-Star) 서비스가 동일하게 제공된다. 특히 리조트 내 탁아시설과 ‘키즈 파라다이스’가 운영돼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남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야외수영장도 문을 열었다. 자코팡 총지배인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여수공항에서 힐튼 남해를 잇는 고급 리무진 버스 서비스를 올해 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사이드(Sea-side)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는 힐튼 남해는 4계절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남해의 온화한 기후 덕분이다. 특히 시사이드 골프코스는 장소적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 속에서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4계절 내내 골프 즐길 수 있어

힐튼 남해의 골프코스(7200야드)는 바다를 조망하는 11개의 코스와 바다에 접한 7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중 4개 코스는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매 홀마다 드넓은 바다와 푸르른 산을 느끼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바다와 접하는 오묘한 지형, 작은 섬들과 짙푸른 산에 둘러싸인 해안, 신선한 공기와 생생한 자연의 소리 등은 기존 산악 지형에 익숙한 골퍼에게는 색다른 매력이다.

갯벌과 바다를 메워 골프장을 건설하여 골프코스는 평탄하고, 온화한 날씨 덕분에 잔디 상태는 아주 좋았다. 자코팡 총지배인은 전체적인 골프코스에 대해 “쉬워보여도 전혀 쉽지 않다는 것이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아웃코스 1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정면으로 33만㎡의 파노라믹한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티잉 그라운드 앞쪽은 4계절 꽃들을 심어 꽃을 보면서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3, 4번 홀은 힐튼 남해 리조트 골프코스를 대표하는 홀이다. 원지형을 이용해 암벽을 깎아 만든 홀로 그린 뒤쪽에 수직으로 깎은 암벽이 둘러져 있다. 바다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없어야 온 그린을 할 수 있다.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그린을 향해 티샷을 하면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껴지고 즐거움이 배가 된다.

5번 홀(파 5)은 자코팡 총지배인이 가장 도전적인 홀로 꼽은 코스다. 계단식으로 조성된 티(Tee)와 전략적으로 조성된 긴 홀이다. 하지만 장타를 치는 골퍼라면 해저드를 건너 칠 수 있어 투 온(Two On)이 가능하다. 자코팡 총지배인은 “자신감있는 샷은 짜릿한 버디로 보상된다”고 말했다.

6번 홀(파 4)은 티 앞쪽에 있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그 위로 드리워진 무지개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명 코스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우측에 그린 앞까지 펼쳐지는 워터 해저드와 그린 주위의 벙커들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준다.

인코스는 거리가 있어 장타자에게 유리하지만, 힘만 믿다간 워터해저드를 피하지 못해 스코어를 까먹기 십상이다. 골프코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0번 홀(파 5)은 바다와 산과 잔디의 앙상블이 한 폭의 명화를 연상하게 한다.

14번 홀(파 4)은 바다를 접한 홀로,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넓은 페어웨이와 그린이 해풍의 피해를 막아 준다. 바람의 영향을 고려해야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전망 좋은 그늘집 ‘클라우드19’에서 쉬어가는 것도 좋다. 세계 각지에서 공급되는 프리미엄 커피와 다양한 빙과 음료, 과일과 허브음료 등을 즐길 수 있다.

15번 홀(파 4)은 섬 모양의 그린과 주위를 감싸는 하얀 비치 벙커가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홀로 인코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하다. 이 홀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느냐의 여부에 따라 게임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티샷을 랜딩 존에 안착시킨다면 투 온이 가능하고, 짧은 티샷을 했다면 해저드의 영향을 받아 파도 힘들다.

17번 홀(파5)은 좌측의 넓은 연못 너머로 보이는 포대 그린은 플레이어의 공격적인 샷을 유발시키나 그린 앞의 둥글고 깊은 팟벙커(pot Bunker)가 장타를 과시하는 골퍼에게는 큰 위험이 되는 홀이다.

피로가 쌓이면 스파가 기다린다. 리조트 내 ‘더 스파’는 한국적 스파시설을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노천탕이 있는 고급 목욕탕은 목욕을 즐기는 동시에 통유리를 통해 남해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게 디자인됐다. ‘황토로 만든 핫 존(Hot Zone), 불가마 형식의 슈퍼 핫 존(Super Hot Zone)’ 그리고 자수정으로 만든 ‘아이스 존(Ice Zone)’ 등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다.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개관 1년 만에 관광 및 여행 업계에서 최고의 영예로 손꼽히는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 ‘한국 최고 리조트(Korea, South's Leading Resort )’ 및 ‘한국 최고 골프 리조트 (Korea, South's Leading Golf Resort)’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는 여행관광 업계 전 부문에 걸쳐 중요한 공로를 인정하는 시상식으로 전 세계 여행사와 관광 전문가들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 결과에 따라 수상자가 정해진다. 1993년에 창립된 이래 올해 14회를 맞는 월드 트래블 어워드는 항공사, 호텔, 비치, 크루즈부터 신용카드, 자동차 렌털 업체와 호텔 예약 업체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여행 및 관광 관련 분야의 최고를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Interview

장 필립 자코팡(Jean-Philippe JACOPIN) 총지배인

“평화롭고 조용한 여기는 파라다이스”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해 지는 광경을 보면 여기가 파라다이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리조트 주위를 그냥 걸어만 다녀도 축복받은 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해는 한국의 ‘숨겨진 땅(Hidden Place)’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장 필립 자코팡 총지배인은 힐튼 남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어려운 접근성을 꼽았다. 서울 등 대도시와의 먼 거리가 오히려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상에 쫓기는 도시를 떠나 평화롭고, 한가로운 곳에서 파라다이스 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코팡 총지배인은 1990년 스위스의 힐튼 제네바에 입사하면서 힐튼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유럽, 일본 등의 힐튼 호텔에서 식음료 매니저에서부터 연회부서, 판촉부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힐튼 남해 전까지 힐튼 도쿄에서 운영총괄 디렉터로 근무하기도 했다.

한국에 부임하자마자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는 직원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JP’라고 부르도록 했다.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직원들과의 장벽을 낮추기 위함이다. 1년밖에 안된 젊은 리조트인 만큼 상대적으로 젊은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과 호텔을 경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호텔리어로의 꿈을 키워왔던 그는 프랑스 페르피낭(Perpignan) 호텔경영학교 및 스위스 로잔(Lau-sanne) 호텔경영학교에서 호텔 경영, 지배인 전문가 과정을 수학했다. 또 각종 요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프랑스의 와인전문대학 위니베르시테 드 뱅(University du Vin)에서 와인에 대한 전문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요리에도, 와인에도 수준급인 그는 취임 직후 각 레스토랑의 모든 음식을 테이스팅한 후, 레스토랑 쉐프들에게 남해의 특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 개발에 착수하라는 과제를 부여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남해 특산물인 마늘을 이용한 소안심 스테이크와 남해산 전복 비빔밥 등이다. 앞으로도 남해산 유자·멸치 등을 이용한 메뉴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몰디브, 두바이 등 세계적인 리조트들은 그들만의 특색이 있습니다. 남해도 남해일 뿐입니다. 남해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신선한 먹거리 등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남해가 ‘한국의 몰디브’로 불리지만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교할 생각도 없습니다. 남해만의 특색을 가진 남해로 발전해 나가야 세계적인 리조트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는 세계적인 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해 서비스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힐튼그룹이 그에게 맡긴 역할도 ‘서비스 이노베이터(Service Innovator)’다. 힐튼 남해의 성공적인 론칭 후 1년 동안 반얀트리, 알펜시아 등 글로벌 브랜드 리조트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휴양형 리조트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힐튼 남해가 세계적인 리조트로 도약할 수 있을까. 그는 시간이 걸릴 뿐 힐튼 남해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금은 분명 갓 태어난 아기에 불과합니다. 덜 숙성된 와인은 맛이 없지만, 숙성되면 그만의 향기와 맛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십 년 후 다시 돌아와 세계적인 리조트로 도약한 힐튼 남해를 보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