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수출 외화 전략적 활용…
지속 성장 가능한 경제로 다각화

자원 부국이란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국가로서 자원의 보유, 생산 및 수출 비중이 높아 이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는 국가를 말한다. 노르웨이, 호주, 러시아, UAE,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최근 이들 자원 부국이 원자재 수출로 확보된 자금으로 산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사회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원자재 수출에 의존한 일시적 성장에서 장기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등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수요 측면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의 원유, 철광석 등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반해 공급 측면에서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급격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경험한 후유증으로 원자재 개발에 신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수요가 급증함에도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저금리 기조의 지속, 달러화의 약세, 메이저 자원회사들의 M&A를 통한 독점적 지배력 확보 등의 이유가 더해져 원자재 는 유래 없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자원 부국의 교역조건을 개선시켰고, 경상수지 흑자를 확대시켜 외환보유고를 증가시켰다. 실제로 쿠웨이트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12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았으며, UAE도 11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07년 미국, 서유럽, 일본, 한국, 인도, 중국으로부터 자원 부국으로 유출된 자금은 2조5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자원 부국의 외환 보유고는 2007년 1조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자원 부국은 2003년 기준 세계 GDP의 8.3%를 차지했지만, 2009년에는 12.63%가 예상될 정도로 고성장을 하는 국가들이다. 자원 부국의 GDP는 원유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최근 고유가와 관련해 5~13%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원 부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중동 산유국, 러시아 및 브라질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2007년 기준 노르웨이, 캐나다, UAE, 호주, 쿠웨이트는 G7 국가 수준의 높은 소득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자원 부국의 내수성장, 자원개발, 산업다각화에 주목
이들 국가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배경으로 내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소비 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2006년 UAE 14%, 러시아 11%, 쿠웨이트 8% 등이었다. 더욱이 GDP 중 가계의 비중이 60%를 넘어가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20~40% 정도의 비중인 자원 부국들은 소비가 증가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내수 소비의 성장은 이머징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소비재, 금융, 통신, 헬스 케어 등을 포함한 소비 관련 업종을 크게 성장시키고 있다. 또한 원유 가격 상승과 함께 건설, 부동산 산업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UAE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획득한 자금으로 적자재정 편성 없이 사상 최대의 연방 예산을 편성했다. 교육·사회·보건·복지 프로그램뿐 아니라 도로망 개선, 전기 생산 등 사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두바이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두바이를 세계적인 금융 허브이자 관광지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자원개발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자원개발 투자 관련 상위 국가들이 대부분 자원 부국으로서(2007년 기준) 전체 투자 금액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즉, 자원 부국들은 다양한 자원개발 프로젝트(유전, 가스전 발굴 등)를 통해 추가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현재 원유·가스 관련 프로젝트 중 58.6%를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UAE, 호주, 러시아 등 자원 부국이 진행 중이다.
산업의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언젠가는 고갈될 원자재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자원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다양한 산업에 투자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산업별 성장률은 건설 및 금융 부문에서 전체 산업보다 높으며 자원 관련 부문은 전체 산업보다 오히려 낮다. UAE의 경우 역시 지난 30년간 자원관련 산업 부문의 비중은 절반가량 감소됐으며 건설, 유통, 제조업 부문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자원 부국에서 빠져서는 안 될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적정 수준 이상의 보유 외환을 따로 떼어 투자용으로 모아 놓은 자금을 말한다. 노르웨이의 GPF, UAE의 ADIA, 쿠웨이트의 KIA 등이 유명한 국부펀드들로써 그 자산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한 추정이 힘들다. 하지만 전 세계 헤지펀드(1조5000억달러)나 사모펀드(7000억달러)의 규모를 크게 넘어서는 3조10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자원 부국이 전 세계 국부펀드의 64%를 차지하고 있다(2007년 기준).

이러한 국부펀드는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에 투자되는 것을 넘어 부동산이나 기업 등 실물자산 투자에 사용돼 자원 부국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UAE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위원회(ADIC)는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인수했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상각을 앞 둔 시티그룹에게 싱가포르,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들이 145억달러 신규 자본을 투자하는 등 국부펀드들의 공격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자원 부국은 다시 크게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등의 자원 부국 선진국과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말레이시아 등 이머징 자원 부국,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의 산유 자원 부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원 부국 선진국은 자원 수출 자금 유입에 따른 매년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전체 선진국 대비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이들 선진국들은 BHP 빌리튼, 리오틴토와 같은 자원 메이저 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M&A 전략을 통해 원자재 시장에서 독점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업이 31%, 에너지 24%, 원자재 23%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원 부국 선진국에 비해 브라질, 러시아 등 이머징 자원 부국들은 내수 소비 성장 및 풍부한 천연자원 기반의 원동력을 바탕으로 5% 내외의 높은 성장을 보인다. 또한 고정자본 투자 증가가 성장의 축이 되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자원 부국 이머징 국가들은 높은 EPS 성장률과 낮은 PER을 보이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산업의 70%가 에너지와 원자재일 정도로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최근 소비재, 금융, 통신 산업의 수익률이 100~200%가 될 정도로 다른 분야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산유 자원 부국들은 유가와 성장률 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인다. 이 국가들의 산업구조는 금융 63%, 제조업 16%, 통신 12%, 원자재 6% 비중의 형태로 이뤄져 있다. 최근 제조업과 통신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정부 주도의 공공사업 역시 200%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만큼 매력적인 투자처임에는 분명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각국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원 부국 선진국인 호주, 노르웨이, 캐나다의 경우 노동인구의 부족으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호주의 경우 현재 높은 수입 수요와 호주 달러의 강세로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될 위험성이 있으며, 노르웨이는 높은 물가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평가 절하의 문제가 있다. 캐나다의 경우에도 금융시장제도의 투명성이 떨어지고 현재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금 인하가 소비를 증가시켜 적자로 돌아 설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또한 러시아의 경우 에너지 자원 의존형 경제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입 중심의 소비 구조, 중소기업의 성장이 더디다는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계층간 및 지역간 소득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이 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UNDP가 발행한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에서 8번째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높은 금리와 그에 따른 헤알화 강세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한다.
산유 자원 부국의 경우 이라크 전쟁, 이스라엘과의 전쟁 위기 등 지역적 원인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또한 샤리아 원칙으로 인해 투자 절차가 복잡해져 외국인 투자와 성장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는 반드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투자에 앞서 투자 지역의 정보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자원 부국이 여러 여지 리스크가 있음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자원 부국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는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단시일 내 하락 반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자원 부국은 자원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전략적으로 활용(자국 산업 간접자본과 공공부문의 투자)하는 한편 내수까지 진작시켜 자원에 의존한 일회적 경제성장에서 탈피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제로 다각화시키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글로벌 자원 부국은 우리에게 투자할 충분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내일의 에너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바로 오늘, 자원 부국에 투자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