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큰 맘 먹고 출발한 지 3시간30분. 전남 순천시 주암면의 험준한 산자락에 폭 안겨있는 골프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국내 최대 골프전문기업인 레이크힐스 골프&리조트그룹의 막내둥이 레이크힐스 순천 컨트리클럽(파 144. 1만4430야드)이다. 그랜드 오픈한 지 2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호남 최고의 정통 멤버십 골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뜻한 남도의 기후로 추운 겨울 내내 라운딩이 가능하며 동광주에서 30분, 여수공항에서 20분, 광양에서는 1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2012년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는 여수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라는 점에서 투자가치도 높은 편이다.

레이크힐스 골프&리조트그룹은 레이크힐스 용인C.C.를 비롯해 제주, 함안, 안성, 순천C.C. 등 전국 5개 권역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순천C.C. 36홀을 포함해 모두 135홀 규모의 골프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올 연말부터는 속리산에도 골프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안성, 부곡, 제주골프텔, 속리산 관광호텔 등 국내 리조트는 물론 중국 미션힐 골프장과 미국, 일본, 호주, 태국 등 해외 유명 골프장과 리조트를 네트워크화했다.

단일 골프장으론 최대 규모 투자

순천시 주암면 일대 230만㎡(70여만 평)의 부지에 조성된 레이크힐스 순천C.C.의 투자 규모는 1500억원. 국내 단일 골프장 중 최대 규모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은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는 웅장한 클럽하우스에서 실감하게 된다. 국내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클럽하우스는 캐나다에서 원목을 들여와 지었다. ‘2007년 아름다운 건축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자연친화적 건물이다. 구조체 제작은 일본, 조립은 국내에서 각각 이뤄진 초대형 프로젝트로 구조물에 들어간 볼트와 너트까지 모두 설계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우리나라 고건축물의 곡선미와 현대건축물의 절제된 모던함을 강조한 클럽하우스는 연건평 1만6500㎡(5000여 평)으로 단일면적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다. 통유리를 통해 자연의 빛을 그대로 끌어들였으며, 코스가 한눈에 들어와 바로 옆에 서 있는 듯 느껴진다. 그대로 드러나 있는 천장의 거대한 원목은 처마를 닮았다.

이곳에는 대형 연회장이 들어서 있으며, 풀장과 스파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또 2009년 개장될 150실 규모의 골프텔이 올해 착공될 계획으로 머지않아 레저와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호남 최고의 명소가 될 전망이다.

다섯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오성산 아래,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이곳은 미국에서 유명한 P.R. Golf사가 시공감리를 맡았다. 회원전용코스 18홀(파 72. 7130야드)과 퍼블릭 코스 18홀(파 72. 6803야드) 등 모두 36홀로 구성돼 있다.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36홀 전 홀에 양잔디가 조성돼 사시사철 융단 같은 푹신한 페어웨이에서 라운딩할 수 있다. 정용 대표는 “천혜의 자연을 원형 그대로 살려 만든 코스는 라운딩의 재미와 박진감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고 코스를 설명했다.

박진감 있는 라운드 즐길 수 있어

골프코스에서 눈을 들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구릉과 멀리 보이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 등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어우러져 있다. 회원전용인 루비 코스는 동선자체가 길고 흥미로우며 도전적이다. 다이아몬드 코스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188개의 벙커와 크고 작은 헤저드, 개천 등은 골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주고 있는 데다 부담 없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다이아몬드 코스 3번과 6번 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OB티는 없앴다. 정 대표는 “한 홀 한 홀이 쉽지 않다”며 “매 샷에 집중하지 않으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없는 코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코스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됨을 느끼는 아름다운 코스다. 때로는 산들바람 같은 편안함을, 때로는 폭풍을 비껴가는 아슬아슬함을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다. 또 자연과 인간이 조화됨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업-다운(Up-Down)이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벙커마저도 자연과 부합되게 만들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다소 험준한 지형에 조성돼 업-다운이 심하긴 하지만 라운드에 박진감을 더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5번 홀(파 5)은 전형적인 오르막 코스로 홀 아웃할 때까지 긴장감이 요구된다. 부드러운 언듈레이션(페어웨이의 기복)은 그린까지 골퍼를 괴롭히고, 그린 주변의 대형 워터 헤저드는 그린 공략에 난이도를 더한다. 치밀한 전략이 없다면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홀이다.

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다이아몬드 6번 홀(파4). 왼쪽으로 거의 직각으로 굽어진 도그렉홀로 왼쪽 나무숲을 넘기면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도전적인 홀이다. 장타에다 자신감 있는 티샷만이 숲과 긴 러프를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할 수 있다.

루비 코스에서는 편안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다. 특히 거리가 다양해 샷의 밸류를 높임으로써 치밀한 전략에 의한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는 코스다.

정 대표는 부진했던 전반을 역전할 수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북돋웠다.

하지만 루비 코스 역시 만만치 않다. 파5 1번 홀은 약간의 오르막 경사지만 안정감 있는 페어웨이와 벙커, 자연과 부합된 심리적 요소가 부담감을 줄인다. 장타자라면 세컨드 샷으로 온 그린을 노릴 수 있다.

루비 코스는 정확한 공략과 섬세함이 요구된다. 정확한 샷으로 공략한다면 주변의 산수화 같은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홀은 주변의 모든 자연요소가 복합돼 있는 골프코스로 공략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혹돼 다시 찾고 싶은 코스이기도 하다.

Interview

정용 레이크힐스 순천CC 대표

“호남 최고의 명문 골프장 되겠다”

“잔디 관리의 최우선화, 부킹 서비스의 시스템화 등 회원 제일주의를 통해 호남의 대표적인 명문 골프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정용 대표는 “회원전용코스는 회원만이 부킹이 가능하며 회원이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레이크힐스 순천C.C.의 전체 직원은 모두 250여 명. 이중 정직원은 16명에 불과하다. 외주직원이 대부분이지만 서비스는 어느 골프장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캐디를 포함해 외주직원들에게 정직원과 동일한 대우를 함으로써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내 회사에서 일 한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킹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도 없다. 인터넷을 통해 회원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예약할 수 있도록 해 부킹과 관련된 불만을 원천 차단했다. 자연히 비용은 줄고, 업무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너무 빡빡한 관리로 회원들의 불만이 거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회원들이 더 잘 이해해 주고 있습니다. 요즘은 입소문을 듣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찾아오는 골퍼들도 많습니다.”

정 대표는 레이크힐스 순천C.C.의 산증인이다. 그는 부지 선정과 매입에서부터 그랜드 오픈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5월 오픈한 후에는 두 달 동안 골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골프장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부지를 선정할 때는 바람의 세기를 측정하기 위해 인근 마을 과실수의 낙과율을 조사하는 등 골프에 관한 모든 것을 고려했습니다. 오픈을 앞두고는 경력보다는 신입캐디를 뽑아 회원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특히 그는 부지 매입 시 인근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단기간에 이끌어내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도록 했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힐 경우 골프장 건설은 수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오픈 후에는 지방 골프장으로서는 섣불리 하기 힘든 회원중심의 시스템 운영으로 골프장의 명성을 높였다.

명문 골프장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그에게 남은 과제는 골프텔 건립. 규제에 묶여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연말에는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다.

“150실 규모의 골프텔이 완성되면 2012년 여수박람회 관람객과 수도권 골퍼 유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박2일 골프투어는 물론 가족여행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복잡한 수도권을 벗어나 한적한 남쪽 지방에서 라운드를 즐기고 싶은 골퍼들이 많지 않습니까.”

18년 구력의 그의 골프 실력은 싱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6년 동안 거의 치지 못했다. 골프를 즐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 최근 들어 다시 클럽을 잡기 시작했지만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예전 실력을 되찾지 못한 것은 알고 보면 골프장에 대한 진한 애정 때문이다. 디봇(스윙으로 인해 생긴 잔디가 뜯겨 나간 자국)이 생기지 않도록 스윙을 바꾸면서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골퍼들의 스윙은 디봇을 만든다. 특히 아이언샷의 경우 얇고 긴 디봇이 생길수록 거리와 방향이 정확하다. 골퍼에겐 별 의미 없는 잔디에 불과하지만 골프장 CEO에겐 잔디가 자신의 몸과 다름없다.

“골프 코스의 잔디가 한 움큼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최대한 디봇 자국이 생기지 않도록 스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바뀐 스윙 폼이 몸에 맞지 않는지 스코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