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를 나와 상큼한 갯냄새를 맡을 즈음 바다를 한껏 품고 있는 골프장이 보인다. 서해의 청정 해상공원인 태안해안국립공원, 그곳 안흥항 옆에 자리 잡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전형적인 비치골프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태안비치컨트리클럽이다. 클럽하우스는 비상하는 괭이갈매기의 자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낮게 비행하는 갈매기와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망이 파란 잔디와 함께 한 폭의 그림이다. 허남식 태안비치C.C. 총지배인은 “자연과 어우러진 해양 레저형 골프장”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태안비치C.C.는 조성 당시부터 국내 최초의 ‘해변 골프장’으로 주목받았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시사이드(Sea-Side) 골프장으로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신설 골프장답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서해안의 비경과 어우러진 18홀 전체는 그야말로 ‘꿈의 골프코스’로 평가받는다.

지난겨울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예기치 않는 불똥이 튀기도 했다. 4~5월까지 내장객이 거의 3분의 1로 줄었던 것. 하지만 여름을 맞으면서 다시 골퍼들의 발길이 이어져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태안비치C.C.는 지리적인 이유로 한여름에는 내륙 골프장에 비해 기온이 평균 5도 정도 낮아 야간경기 시에는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고, 한겨울에는 해양성 기후로 기온이 높고  신진도가 바람을 막아줘 그린과 페어웨이가 얼지 않아 겨울 골프도 가능한 사계절 골프장이다.

허남식 총지배인은 “신선한 산소와 음이온 그리고 원적외선이 다량 함유하는 청정해변 지역은 그 자체가 건강의 산실”이라며 “18홀 정규코스를 소화해도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각 코스와 골프장 주변은 수없이 많은 동백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700그루 이상이 식재돼 있으며, 이중에서는 수령이 800년 된 나무도 있다는 게 허 지배인의 설명이다. 꽃이 피는 시기에는 형용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뿐만 아니라 수백 년 된 동백나무가 그 뿌리를 깊이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동백 군락지를 자랑한다. 워터 해저드마다 54개의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분출하고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어 골퍼들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평탄한 코스 지형에 “무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산이었음을 바로 깨닫게 된다. 워터 해저드와 연못이 없는 홀이 없고, 넓지도 좁지도 않은 페어웨이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페어웨이 양 옆은 O.B와 해저드가 전 홀에 걸쳐 있고, 그린 뒤에도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스코어 관리가 쉽지 않다.

이 골프코스는 쓸모없게 된 바다 양식장을 매립해 만들었다. 2003년 첫 삽을 뜬 뒤 2006년 9월 정식 개장했다. 허 지배인은 “양식장을 매립해 골프장을 조성해 워터 해저드와 연못이 유난히 많아 공략이 쉽지 않다”고 전체적인 코스에 대해 설명했다. 워터 해저드와 연못은 땅을 파 물을 가둔 게 아니라 원래 물이 있던 곳에 성토작업을 했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어디서든 바다 조망 가능한 게 매력

이 골프코스의 매력은 역시 라운딩 중 어디서든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해안에 인접해 있어 시원한 분위기 속에서 라운딩을 만끽할 수 있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관리는 잘 돼 있고, 촘촘히 자란 잔디는 밟고 다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잔디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허 지배인의 설명이 과장이 아니었다.

리버(River)코스는 500년 생 동백나무와 초원 등 서해안의 청정자연 속으로 골퍼들을 빠져 들게 하는 ‘자연주의’코스다. 1번 홀(파5)은 편안하고 여유롭다. 파4 2번 홀은 시원한 절벽의 폭포를 바라보면서 긴장을 풀 수 있고 부드럽게 티샷하면 어렵지 않은 서비스 홀이다. 5번 홀(파5)은 페어웨이 중앙에 하천이 흐르고 있는 도그레그성 홀이며, 동백나무가 일품이다.

가장 이색적인 홀은 파3 6번 홀. 페어웨이 전부가 대형 모래벙커다. 바로 앞에 거대한 사막을 두고 있는 것 같은 부담을 느낀다면 공은 여지없이 벙커로 들어간다. 모래벙커를 다듬지 않는 국내 유일의 홀이기 때문에 벙커에 빠지면 탈출이 쉽지 않다.

8번 홀(파4)은 슬라이스가 잘 나는 홀이라 좌측 벙커 우측을 향해 티샷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드라이버 비거리에 따라 그린 공략이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홀이다. 파4 9번 홀은 페어웨이 중앙에 행운의 홀컵이 설치돼 있는 평탄한 럭키 홀이다. 티샷이 중앙 210야드 부근의 홀컵에 들어가면 그린피가 면제된다.

비치(Beach)코스는 바다, 호수, 파도 등 거친 자연과 맞서 싸워나가는 도전적인 코스로 골퍼들의 정복 욕구를 북돋운다.

2번 홀(파5)은 주변에 널리 퍼져있는 수많은 장애물로 인해 그 어떤 실수도 만회하기 힘든  핸디캡 1번 홀이다. 4번 홀은 태안비치C.C.의 상징이다. 내려치는 샷의 스릴을 만끽하는 환상적인 아일랜드 홀이다. 작은 산처럼 우뚝 솟아 있는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가면 시원한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위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잠깐 쉴 수 있도록 정자까지 마련돼 있다. 정자 옆으로는 토끼들이 뛰어다닌다.

7번 홀은 우측 잔디벙커가 넓게 분포하고 있어 슬라이스 볼이 돼도 큰 문제가 없다. 8번 홀(파4)은 세밀함을 더한 전략적인 티샷이 필요하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야드 이상이면 해저드에 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컨 샷의 정교함으로 위기를 넘기면 정복의 희열을 만끽할 수 있다.

비치코스 9번 홀은 서해와 대형 호수 사이에 위치한 오묘한 조화 때문에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코스 바로 옆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다. 특히 서해 낙조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분위기는 태안비치C.C.를 대표하는 풍경이 됐다.

최첨단 라이트 시설 일품

허 지배인은 “파란 물결 출렁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티오프했으나 마지막 홀에서는 낙조로 빨갛게 물드는 등 시시각각 변하는 북해의 링크스코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시 사이드(Sea-Side)코스를 태안비치C.C.에서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태안비치C.C.에 설치돼 있는 라이트 시설은 명문 골프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최첨단 시설인 승하강 방식으로 조명탑이 주간에는 나무 사이에 하강 은폐돼 있다가 야간 라이트 경기 시에만 올라와 빛을 밝혀주는 방식이다. 여름에는 밤 11시까지 라운딩이 가능하다.

조명등이 4~6개가 있는 조명탑 60여 개가 설치돼 있으며, 각각의 조명이 품어내는 1.5~2kw의 밝은 빛은 티박스에서 페어웨이, 그린에 이르기까지 대낮같이 환하게 밝혀준다. 또 수십 번의 야간 시범 라운딩을 통해 조명 각도 교정을 거듭해 조명으로 인한 골퍼의 눈부심을 방지하여 한낮에 라운딩하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클럽하우스 2층 레스토랑의 메뉴는 이 지역의 자연산 어패류로 풍성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활어회 정식. 예약을 해두면 2시간 숙성된 푸짐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가격도 인근 횟집보다 저렴해 비싸기만 하다는 골프장 음식에 대한 선입견도 말끔히 씻게 한다.

골프 빌리지는 국내 최초의 정통 골프 빌리지로 안흥팔경을 자랑하는 천혜의 명당에 고품격 거실 문화 위주로 설계됐다. 또 전 세대를 남향으로 배치해 골프장을 정원처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조망권을 확보했다. 페어웨이를 정원으로 둔 셈이다. 인테리어는 최고급 국내외 건축자재를 사용해 특급 호텔 수준이다. 골프리조트에서 온 가족이 휴양과 레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며, 전용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이국적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향후 골프장 앞바다에 태안 다기능 레저항이 완공되면 요트장과 해수욕장을 갖춘 복합 레저형 리조트로 자리 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