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는 최근 산업은행,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인수 시도가 무산되자 지주회사인 리먼브라더스 홀딩스의 파산보호신청을 제출했다. 이어 BOA는 세계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피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에 400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등 금융기관들의 연쇄파산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증시 단기 급락 불가피…

장기 침체 국면 진입 가능성도 높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영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로 국내 증시의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며, 투자심리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의 대외 신인도 실추로 인해 달러화의 강세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로 인한 국내 외화 유동성 사정의 악화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리먼브라더스 홀딩스는 산업은행, 바클레이즈, BOA 등이 잇달아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뉴욕 남부지법에 파산보호신청을 제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산법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라더스의 채무액은 6130억달러로 역사상 최대 규모며, 무담보채권의 경우도 그 규모가 1150억달러에 달한다. 법원이 파산보호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리먼브라더스는 현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며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법원은 우선 리먼브라더스의 채무 이행을 일시 정지시키고 채권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와 회사 경영진들이 공동으로 120일 이내 회생 방안을 마련한다.

2007년 회계연도(11월 결산) 동안 44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을 상각한 리먼브라더스는 2008년 회계연도 1분기에 4억8900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대규모 자산을 상각함에 따라 2분기에는 28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 동안에만 56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을 상각한 리먼브라더스는 시장의 예상손실인 22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역사상 가장 큰 손실인 39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리먼브라더스는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분사, 자산운용 부문의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지만 시장으로부터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산업은행의 인수 포기 이후 HSBC, 바클레이즈, BOA도 인수를 포기했다.

지난해 6월 대비 95% 이상 하락한 리먼브라더스의 주식은 9월12일 3.65달러로 마감했고, 파산보호신청 이후 주가는 더욱 하락해 9월15일 0.2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무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라더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3’로 강등했다.

BOA는 지난 9월14일 440억달러 상당의 보통주와 60억달러의 옵션을 포함, 약 500억달러에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29달러 수준으로 9월12일 종가인 17.05달러에 70%의 프리미엄이 가산된 가격이며 합병 이후에도 메릴린치 브랜드와 조직은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BOA는 원래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자산 부실화에 대한 보증 등 지원에 대해 불확실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포기하고 메릴린치 인수를 결정했다.

2007년 회계연도(12월 결산) 동안 194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을 상각한 메릴린치는 2008년 1분기 동안 20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2분기에도 47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욱이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테마섹과 한국투자공사로(KIC)부터 6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또한 306억달러 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CDO)을 론스타에 헐값으로 매각했다.

올해 초 미국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ountrywide Financial)을 40억달러에 인수한 BOA는 메릴린치의 인수를 통해 소매금융은 물론 주식·채권, M&A 자문 등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을 보유한 대형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특히 1조9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BOA가 메릴린치의 고객자산 2조5000억달러를 흡수할 경우 초대형 금융기관이 된다. 메릴린치의 인수 발표 이후 BOA의 주가는 9월15일 21.31%나 급락한 반면 메릴린치 주가는 0.06% 상승했다. 한편 S&P는 BOA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으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가 금융위기 부실 가능성

미국 4대 투자은행 가운데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가 시장에서 퇴출됨에 따라 나머지 2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3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73% 감소해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도 44%의 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 상각으로 지난 1, 2분기 동안 132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는 항공기 관련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의 구조조정 계획안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에 400억달러 규모의 브릿지론을 신청했다.

또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월가 금융기관들이 AIG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협의 중이지만 S&P, 무디스, 피치 등 3개 신용평가기관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AIG는 최근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으며, 10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하기 위해 몇몇 사모펀드와 협의 중이다.

미국 7위 은행인 워싱턴뮤추얼(Washington Mutual)은 2008년 2분기 전년 동기보다 8억3000만달러 감소한 33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모기지 관련 부실이 지속됨에 따라 지난 9월12일 기준 주가는 30% 이상 하락해 1991년 이후 최저치 기록, 시가총액은 1/3로 하락했다.

2008년 12월에 도입되는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워싱턴뮤추얼의 인수 희망 기관은 부실자산가치를 매입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인수금액을 증가시킴으로써 워싱턴뮤추얼 파산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워싱턴뮤추얼은 지난 6월 말 기준 227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대출과 1819억달러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시장에서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워싱턴뮤추얼이 파산할 경우 이를 인수하는 기관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실 처리 과정에서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상업용 부동산 건축 및 개발 대출 등 부실과 연체율 증가로 인해 손실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의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파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개의 미국 은행이 파산한 반면 금년 들어 9개의 중소형 은행이 추가로 파산됐으며, 특히 지난 7월 예금 규모 190억달러의 인디맥(IndyMac) 파산 이후 컬럼비안 뱅크가 파산하는 등 중소형 은행들의 도미노 파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부실 가능성이 높은 ‘문제 은행 리스트(Problem Banks List)’를 117개(783억달러 자산)로 확대했으며 연말까지 약 15개 이상의 중소형 은행이 파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경제 불안 고조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라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내 신용상품 거래의 최강자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글로벌 신용시장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거래상대방 위험’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CDS 계약에서도 리먼브라더스는 10위권 내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재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향후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노출이 있는 투자자들을 선별하고 이러한 계약들의 청산이 금융시장의 주요 포커스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리먼브라더스가 인수한 CDS 계약은 최소 3500억달러로 추정된다. 회수율을 통상적인 수준인 60%로 가정할 경우 리먼브라더스는 1400억달러를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리먼브라더스의 붕괴 이상으로 AIG의 부실 향방이 시스템 안정에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리먼브라더스와는 달리 CDS 등과 같은 신용파생상품의 주요 인수자로서 관련 순노출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AIG의 부실은 이번 리먼브라더스 충격보다는 오히려 베어스턴즈 사태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결과 AIG가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경우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따른 영향 이상으로 많은 금융기관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파급 규모상 베어스턴즈 이상의 충격을 초래할 공산이 크며 규제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치에 이어 무디스와 S&P마저 AIG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AIG가 인수한 CDS 계약 조건상 130억달러의 담보 설정이 요구되며, 일부 거래 상대방들이 스왑계약을 해제함으로써 40억∼50억달러에 이르는 직접적인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AIG는 계열사 보유 자산 200억달러 규모를 담보로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을 얻은 바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AIG는 FRB에게 400억달러의 브릿지론을 요청했으나, 그 향방은 아직 불확실하다.

게다가 AIG는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기관인데, 파산 시에 이들에 대한 환매 등 투자 회수가 불가피해 이에 대응한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정리로 인한 연쇄적인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과 헤지펀드 자체의 도산에 따른 충격 등이 이어질 소지가 많다.

실물경제 장기 침체 불가피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단기 충격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의 부실을 정리하고 시스템 기반을 재정비하는 긍정적인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월가 금융 시스템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불확실성(Bad Scenario)의 현실화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붕괴 혹은 기능장애로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의 장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문의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완화되고 있으나, 점차 그에 따른 충격이 알트에이(Alt-A)나 프라임(Prime)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고, 나아가 소비자 신용이나 기업 여신 등의 분야로의 전염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 가계 부문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지출이 급랭하고 그에 따라 미국의 경기 침체 돌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즈의 피인수에 이어 최근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그리고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피인수를 통해 이제 월가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순수한’ 의미에서의 투자은행만 남게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용 버블의 붕괴와 증권화 시장 고갈, 나아가 규제 감독 강화로 인해 그동안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차입을 통한 막대한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투자은행, 특히 겸업은행이 아닌 독립적인 투자은행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점증되고 있다. 물론 자본시장의 고유한 역할을 감안할 때 투자은행업 자체가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남은 2개의 대형 투자은행이 자본시장을 지탱할 가능성도 상존하지만, 오히려 겸업은행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금융 환경의 재편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BOA의 메릴린치 인수가 단적인 예이지만 이미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구분해 왔던 글래스-스티걸법이 1999년 폐지된 이후 금융권 내에서 확산되어 온 겸업은행화 추세를 확정짓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 금융시장 혼란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전망은 물론 중장기 전망까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첫째,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국내 증시의 단기 급락, 투자심리 회복 소원, 국내 주가의 장기 침체 국면 진입 등으로 요약된다.

미국 금융시장 혼란의 영향으로 9월15일 유럽 및 중남미 증시가 최대 7.6%까지 급락하는 등 금융 시스템 불안 대두로 개장 직후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대두되며 개장 직후 급락, 9월16일 KOSPI는 전일 대비 6.1% 하락하고 외국인은 6071억원 순매도했다.

걸프전 및 9·11사태와 같이 미국 정부 대응방안에 따라 해외 증시와의 동조화가 강화되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돈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태가 국내 주가의 상당 폭 레벨다운 또는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에 이어 AIG 등 여타 금융기관들의 실적 여부에 따라 미국 경제활동 위축,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한 우려로 다우 및 나스닥의 추가 급락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 영향으로 미국 소비심리가 위축될 경우 세계 경기의 불황 진입 또는 경기회복 지연 장기화가 예상된다.

둘째, 외환시장에는 달러화 약세 지속 불안정, 국내 외화 유동성 문제 재부각, 원/달러 환율 불안정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 위험 기피 현상으로 인해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품이나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오히려 단기적으로 금융 불안이 다소 완화된 이후 미국 시장으로 달러화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커 달러화가 수혜를 누릴 수 있지만 미국의 신인도 문제로 인해 달러화 강세가 지속적으로 탄력을 받기도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으로 유입된 자금은 주로 MMF 등 단기 채권형 펀드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외환시장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파산 가능성으로 글로벌 자금시장이 위축되고, 이는 국내 외화 유동성을 급격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국내 외화채권의 가산금리가 높아지고 스왑시장의 CRS금리가 급락하는 등 국내 외화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차입이 단기 자금이고 지난 3월 외화 유동성 악화로 원/달러 환율이 930원대에서 1030원대까지 급등한 것을 볼 때 향후 원/달러 환율이 추가 급등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경상거래에 의한 외환 수급으로 결정되나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주식 및 채권 투자 등 자본거래 측면에서의 외환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경상수지 개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경상수지 개선이 단기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향후 자본수지 측면, 즉 외국인 주식 및 채권투자가 회복되거나 외화의 차입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자금 및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증시 위주의 외국인 자금 이탈 지속 가능성과 역 머니무브 현상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 지표 금리 하락 가능성과 정책공조에 따른 세계적 금융 완화 폭 제한적,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 강화와 금리 변동 방향에 대한 재모색 등으로 요약된다.

분기 실적 발표마다 신용경색 문제가 부각되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자금 이탈이 확대됐으며, 이번 글로벌 금융기관 부실로 자금시장이 경색돼 외국인 자금 이탈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증대됐다.

펀드 자금의 부분 환매(해외펀드 위주) 또는 신규자금 유입 위축 등의 부작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대체투자 수단이 결여돼 있는 상황에서 이미 대규모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는 펀드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한편, 은행권은 증시 및 펀드의 자금 유입 둔화에 따른 여유자금 유입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머니무브 현상의 기조적인 변화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에 의한 금리 하락론과 금융 불안심리 확산과 환율 급등에 따른 금리 상승론이 혼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저금리, 유동성 확대 정책기조가 강화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가속화해 금리는 하락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전 세계적 경기 침체 동조화 경향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외 금리의 동조화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도 유가 급등에 따른 2차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자칫 글로벌 금융공조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세계적 금융 완화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에 따라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통화 당국의 유동성 공급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사태의 향후 추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자들의 관망 상태가 길어지며 유동성 확보에 치중해 금융시장 가격 변수의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수출 부진 및 수출 결제 자금 유입 차질 등으로 일시적 기업 유동성 부족 혹은 가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인데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 비상시장대책 가동 가능성으로 대형 유동성 부족 사태로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자금시장은 우선 금융 불안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유동성 확보 수요가 증가하고,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전망이며, 추후 경기 침체가 확산되는 가운데 물가 불안의 정도에 따라 금리의 변동 방향에 대한 모색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