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지존’ 필립스 vs ‘프리미엄’ 브라운


전기면도기가 탄생한 지 68년, 전기면도기의 역사는 필립스가 쓰고 있다. 그 동안 전기면도기는 숱한 진화를 거듭해왔다. 피부 밀착도는 갈수록 높아가고 매끄러움도 완벽에 근접했다. 필립스는 지난해 전기면도기 5억 개 누적 생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현재 이용자 10명 중 6명이 필립스를 쓰고 있는 셈이다.
1939년 3월14일은 세계 최초로 전기면도기가 탄생한 날이다. 필립스의 첫 번째 제품인 로터리형 전기면도기 ‘시가’가 네덜란드 우트레크트(Utrecht)에서 출시된 것이다. 이로부터 10년 후인 1948년, 신제품 ‘에그’가 나왔다. 진일보한 이 제품은 한동안 필립스 면도기의 대명사가 됐다. 전기면도기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필립스는 대량생산 채비를 갖췄다. 1951년 5월, 드디어 네덜란드 드라크텐에 세계 최초의 전기면도기 대량생산 공장이 세워졌다.
대량생산된 필립스 제품은 전 세계 곳곳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던 중 1956년 신제품 ‘파이프(Pipe)’가 등장했다. ‘파이프’에는 120개 이상의 쉐이빙 슬롯(Shaving Slot)이 들어 있어 면도 면적이 기존 제품 대비 최대 40% 이상 늘어났고, 필탑 클리닝 시스템(Filtop Cleaning System)까지 장착됐다.
필립스의 기술개발은 계속됐다. 필립스는 전기면도기의 미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혁신적인 기술, 부유 쉐이빙 헤드(Floating Shaving Head)를 개발했다. 얼굴 윤곽선을 부드럽게 따라가도록 설계된 헤드는 필립스 면도기의 중추기술인 입체면도 시스템의 원천기술로 평가된다. 얼마 후 무선 면도기도 개발·출시됐다. 당시로서는 면도 문화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면도기를 사무실이나 차에 휴대하고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전기면도기는 급속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3헤드 면도기도 출시됐다. 이 기술은 향후 필립스 전기면도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1969년에는 최초 달 착륙과 때를 맞춰 ‘문쉐이버(Moonshaver)’를 개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NASA의 우주 비행사들에게 제공된 이 면도기에는 필립스 면도기의 로터리 방식만이 가능한 수염받이가 있어 대기권 밖에서 면도한 모발이 공중에 떠다니지 않도록 설계됐다. 필립스는 ‘문쉐이버’의 선풍적인 인기를 타고 이듬해인 1970년 드디어 1억 번째 면도기 생산기록을 달성했다.
1980년 필립스는 더블 액션 시스템(Double Action System)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향후 리프트 & 컷 시스템(Lift & Cut System)으로 발전됐다. 첫 번째 날이 수염을 들어 올리면 두 번째 날이 수염을 잘라주는 획기적인 방식을 선보인 것이다.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 부드럽고도 말끔한 면도가 가능해졌다.
1990년대 들어서는 회전헤드를 다음 단계로 승화시킨 리플렉스 액션 시스템(Reflex Action System)이 등장했고, 1990년대 말에는 습식면도와 건식면도의 경계선을 허물어뜨린 쿨스킨이 나왔다. 피부를 촉촉하게 하는 니베아 에멀젼 효과가 면도기에 추가된 것이다. 영화 007 시리즈 <Die Another Day>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사용한 제품, ‘센소텍(Sensotec)’은 피부 타입별 면도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도입된 이른바 맞춤형 기술이 빚어낸 작품이다.
2007년 드디어 필립스 전기면도기는 5억 개 생산에 도달했다. 10월 출시된 ‘아키텍(Arcitec)’은 5억 개 기록 달성을 결정적으로 견인했다. 이 제품은 철저한 준비 끝에 탄생한 첨단기술과 혁신 디자인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필립스는 2001년부터 7년간 진행된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아키텍’을 개발했다. 360도 입체 면도 시스템(플렉스 & 피벗 액션: Flex & Pivot Action)이 압권이다. 또 트렌디한 디자인 역시 ‘아키텍’을 베스트셀러 모델로 안착시켰다. ‘곡선의 기술(Arc+Technology)’이란 제품명처럼 세 잎 클로버 형태의 면도날 헤드가 굴곡이 많은 턱과 목선에 빈틈없이 밀착해 완벽한 면도를 가능하게 하는 3차원(3D) 입체형이다.
필립스는 ‘아키텍’의 판매 호조가 지난 수년 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전기면도기 프리미엄 제품군(20만원 이상 제품 기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필립스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아키텍’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면도기 판매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필립스는 본사 공장을 증설,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생산을 구상하고 있다.
브라운의 프리미엄 자존심

독일 명품 소형가전 브랜드 브라운은 192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막스 브라운(Max Braun)이 설립했고, 1967년 질레트에 인수됐다. 현재 전기면도기, 소형주방가전, 헬스 케어 및 뷰티 케어 제품을 비롯한 총 11개 제품군에서 약 200여 종류의 제품들이 매일 25만개씩 생산되고 있고, 전 세계 100여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브라운은 특히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훌륭한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성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독일인 특유의 정확성과 기술을 통한 최고의 성능을 인정 받아온 브라운은 단순미와 기능성을 강조한 흑백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국제적인 ‘디자인 상’을 휩쓸며 소형가전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브라운의 디자인 파워는 400여 명의 고급두뇌와 매출액의 14.5%를 기술개발에 투자한 결실인 기술 혁신에서 비롯된다. 이 같은 철학은 전기면도기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브라운은 프리미엄 면도기 시장 1위를 자부한다.
브라운 전기면도기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세계 유일의 특허품인 음파면도기 ‘프로소닉(Prosonic)’이다.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프로소닉’은 음파로 피부에 파동을 일으키고 물결치게 해 누워있는 수염을 일으켜 짧거나 깎기 힘든 부위의 수염까지 손쉽게 깎아낸다. 또 피부를 강하게 밀며 면도할 필요가 없어 피부 자극을 최소화시킨다.
혁신적인 기술의 새로운 리니어 모터는 이전에 비해 속도가 40% 증가했고, 분당 1만 회 이상의 진동과 고유의 회전 헤드가 결합해 강력한 음파를 발생시킨다.
‘프로소닉’은 음파의 진동을 이용해 면도기의 날망과 피부의 접촉 면적을 줄여 브라운 기존 면도기 대비 피부 마찰이 16%가 적다. 이 제품은 그 동안 양립할 수 없다고 믿었던 최상의 밀착면도와 피부 자극의 최소화라는 두 가지 큰 과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 외에 액티브 타이트닝(Active Tightening) 시스템은 면도날과 망의 간격을 최대한 밀착시켜 짧은 수염까지도 놓치지 않게 해준다. 헤드의 가동 범위가 100% 더 넓어진 뉴 센소플렉스(SensoFlex) 시스템은 피부의 굴곡을 따라 헤드가 더욱 자연스럽게 밀착된다. 어떠한 부위의 수염도 말끔하게 커버하는 효과가 있다. 전자동으로 세정, 건조, 윤활, 충전을 해주는 브라운만의 클린 앤 리뉴TM(Clean & RenewTM) 시스템에는 25초 안에 세정을 끝내주는 고속세정 기능(9595 모델에 한함)도 있다.
브라운의 마리오 스테인 동북아시아 마케팅 총괄 본부장은 “브라운 브랜드에서 전기면도기는 전 세계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요 제품”이라며 “지난 2년간 다소 위축돼 있던 한국 전기면도기 시장에서 브라운은 유일하게 작년 대비 매출액 시장 점유율 5%, 판매량 시장 점유율 4% 등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면도기 시장에서 2006년 대비 2007년 판매량 점유율이 10%포인트 상승했고, 매출액 점유율이 11%포인트 성장을 보였다고 자체 평가한다. 브라운의 전기면도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6%가량이다. 브라운은 프리미엄 면도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체 매출을 견인할 핵심 분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 면도기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자부한다.
스테인 본부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 30~40대 성공을 지향하는 직장인에게 있어 깔끔한 면도는 필수로 알고 있다”라며 “이러한 한국 남성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말끔한 밀착면도와 피부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프로소닉은 성공을 지향하는 남성의 필수품으로, 그들에게 가치를 주는 프리미엄 전기면도기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히트상품 ‘프로소닉’ 외에도 브라운의 대표적인 전기면도기는 즐비하다. 고성능 개인 맞춤형 전기면도기 ‘360도 컴플리트(Complete)’를 비롯, ‘컨투어(Contour)’, ‘크루저(CruZer)’가 있고 또 최근에 출시된 ‘스마트컨트롤(SmartControl)’도 인기다. 브라운 전기면도기는 다양한 방향으로 자라는 수염을 커버하는 고도의 밀착력과 피부를 보호하는 편안함과 또 편리성까지 두루 갖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브라운의 모든 면도기 제품에는 브라운만의 미세 공법인 비정형 면도망(Smart Foil)이 장착돼 보다 세밀한 면도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360도 컴플리트’는 브라운 전기면도기에만 적용된 최첨단 기술로 인정받는데 클린 앤 리뉴(Clean & Renew) 시스템을 통해 자동세정 및 충전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2중 스타일러와 트리머가 부착되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염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크루저 또한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tip 면도의 기원
면도의 역사는 인류문명 발달과 맥을 같이 한다. 고대 동굴벽화엔 조개껍데기와 상어 이빨로 면도하고 있는 남성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면도용으로 추정되는 갈라진 돌 등도 발견되고 있다. 이 같은 고고학적 유적물을 감안하면, 면도의 역사는 약 2만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대 민족을 비롯한 동양 민족들에게 수염은 신이 내린 남성의 힘의 상징이었다. 고대문화에서 얼굴에 가득 난 수염은 반드시 정중하게 다루어야 할 소중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전통에 따라 유대 랍비들은 수염을 불로 태워서 관리하는 오랜 전통을 고수할 정도로 수염을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이스라엘의 경우 무성하게 자란 수염보다는 잘 다듬어진 턱수염을 선호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청동 면도칼이 귀해 말끔하게 면도한 얼굴이 높은 신분을 상징했다. 수염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이집트의 풍속은 그리스문화에 수용되기도 했는데, 그리스 도시국가에서는 첫 면도와 함께 소년은 어른이 되는 동시에 가부장 사회의 명예로운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수염을 기르는 것을 나이 먹은 남자들만의 특권으로 여기면서도 수염이 길면 육박전에서 불리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투사들에게는 전투에 방해가 된다는 실질적인 이유를 들어 면도 의무화를 명령하기도 했다.
‘직접 깎아야 제맛’ 수동 면도기

질레트 vs 쉬크…
칼날 하나에 깃든 ‘과학’
‘칼로 깎아야 제 맛’이라며 전기면도기 대신 수동날 면도기를 고집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전기면도기보다 더 깔끔하게 깎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긁히는 소리의 매력, 그 원초적인 맛을 즐기는 탓이다. 물론 날 면도기의 역사는 전기면도기를 훨씬 넘어선다. 하지만 현재의 수동날 면도기의 모양을 갖춘 면도기는 1900년대 들면서 등장했다. 1903년 질레트가 그 일을 해냈다. 필립스가 전기면도기의 역사를 쓰고 있는 것처럼 질레트는 수동날 면도기의 산증인이다. 1910년에 선보인 쉬크의 건식면도기도 현대 면도기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마하 3’의 신화, ‘질레트 퓨전 파워’로
질레트는 현재 전 세계 습식면도기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질레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남자 면도용품 사업의 선두주자다. 질레트 면도기는 전 세계 80개국의 남성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다. 특히 질레트 ‘마하 3’ 면도기는 면도기의 대명사로 여겨질 정도였다. 실제로 질레트는 한국 면도기 및 면도날 시장에서 약 54%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날 면도기를 처음 개발한 질레트는 1946년 면도날의 포장을 벗길 필요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 면도기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또 1960년에는 면도의 품질, 안전성 그리고 편의성을 개선한 실리콘코팅 면도날을 최초로 개발, 면도기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어 1971년 최초로 ‘2중날 면도기’ 시대를 열었고 최초로 날 세 개가 달린 면도기 ‘마하 3’를 개발, 면도기의 파격적 발전을 도모했다. ‘마하 3’는 밀착면도를 통해 피부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하 3’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1억 개 이상이 팔렸다.
현재 질레트의 대표 모델은 ‘질레트 퓨전’과 ‘퓨전 파워’. 날 면도기의 최첨단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2006년 9월 출시된 이 모델은 세계 최초로 앞·뒷면 면도 시스템이 적용된 면도기다. 5중 밀착 면도날을 사용한 습식면도기로 기존 대표 모델인 ‘마하 3’보다 면도날 사이의 간격을 30%나 더 가깝게 만들었다. 면도 시 가해지는 힘을 면도날 전체에 골고루 분산, 편안한 면도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뒷면의 1단 정밀 면도날은 구레나룻 콧수염 등 남성들이 면도하기 힘든 곳도 손쉽게 정리, 안면 수염을 스타일링하기 쉽게 해준다. ‘질레트 퓨전’과 ‘퓨전 파워’는 세계 특허 70개를 획득, 기술력의 우위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질레트 퓨전’의 혁신은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질레트 퓨전’의 최대 장점인 앞·뒷면 면도 시스템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또 핸들 무게에도 균형을 맞춰 앞뒤 어느 면을 사용하더라도 얼굴 굴곡을 따라 안정감 있는 면도가 가능하다.
‘질레트 퓨전’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퓨전 파워’는 수동날 면도기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면도기에 파워 배터리를 장착, 미세 진동 기능이 추가됐다. 면도기의 진동이 밀착성을 더하면서 최상의 면도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5중 면도날에 균일 코팅공법(Thin Uniform Telomer)이 적용돼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한 코팅 면을 유지, 부드럽고 편안한 면도감을 제공한다.
또 ‘퓨전 파워’ 손잡이에는 마이크로 칩이 내장되어 있어 ‘전압제어장치’가 최적의 진동을 유지해주고, 필요 없는 전력이 낭비되지 않게 해주는 ‘타이머 기능’까지 있다. 우연히 진동 전원 스위치가 켜져 있어도 8분 후 자동정지시켜주는 기능이다. ‘배터리 교체 알림 기능’도 있어 배터리 교체시기를 알려준다.
‘질레트 퓨전’ 출시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질레트 퓨전’과 ‘퓨전 파워’는 기존 모델인 ‘마하 3’보다 다양한 항목에서 2대1가량의 압도적인 선호를 보인 바 있다.
전쟁터에서 개발된 쉬크 건식면도기
쉬크는 미군 중령이던 자이콥 쉬크(Jacob Schick)에서 유래됐다. 1910년 군에서 제대한 쉬크는 알레스카(Alaska)와 브리티시 콜롬비아(British Columbia)에서 광업에 종사했다. 그러던 중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그는 군에 재입대했다.
전쟁 중에 그는 영하의 날씨에서 습식면도가 힘들다는 점을 피부로 느꼈고, 그즈음 발목 부상으로 몇 달 동안 캠프에 홀로 남았다. 이 시간에 그는 물이나 거품 없이 면도할 수 있는 도구에 대해 구상했다. 그리고 건식면도기가 탄생했다.
획기적이었지만 이 면도기가 당장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쉬크는 면도기 개발에 열정을 쏟았다. 1921년 쉬크 중령은 라이플(Rifle)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날카로운 면도날을 직접 만지는 위험이나 수고로움 없이 면도기에 끼울 수 있도록 손잡이에 교체용 면도날을 장착한 안전면도기를 발명한 것이다. 이 혁신적인 면도기의 역사는 1926년 저지(Jersey)에서 시작됐다. 이 면도기는 그 유명한 ‘쉬크 인젝터(Schick Injector)’ 면도기의 효시가 됐다.
건식면도기로 큰 성공을 거둔 쉬크는 1928년 습식면도 방식이 전기면도기에 의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독립적인 회사를 세워 쉬크 전기면도기 생산·판매에 들어갔다. 결국 그는 교체용 면도기에 관한 모든 사업을 아메리칸 체인 앤 케이블(American Chain and Cable)에 매각하게 된다. 1946년 에버샤프(Eversharp)는 아메리칸 체인 앤 케이블로부터 교체용 면도기 사업을 인수, 사명을 ‘Schick Safety Razor’로 바꿨다. 하지만 쉬크사가 코네티컷 브리지포트(Bridgeport Connecticut)에 생산기지를 세우기 전인 1958년도까지는 아메리칸 체인 앤 케이블에서 면도기를 생산했다.
1961년 쉬크는 오늘날 쉬크 면도용품의 본사인 밀포드(Milford)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이후 쉬크는 이곳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했다. 쉬크는 테프론(Teflon)으로 코팅된 스테인리스스틸 면도날을 판매하는 최초의 미국 제조업체가 됐다. 이 제품의 비접착성 자재는 면도 시 마찰을 감소시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1968년 쉬크의 기술개발자들은 얇은 크롬막을 면도날에 접착시키는데 성공했다. 매우 혁신적인 이 기술로 면도날의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1970년 워너 램버트(Warner Lambert)가 쉬크를 인수한 후에도 쉬크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은 제품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현재 쉬크의 대표 상품은 ‘쿼트로 4 티타늄(QUATTOR 4 TITANIUN)’이다. 4중날에다 뒷면에 날 하나가 더 부착된 제품이다. 첨단 티타늄 코팅이 돼 있는 게 특징이다. 티타늄은 알루미늄 강도의 3배나 되면서도 스테인리스스틸 무게의 60% 밖에 되지 않는다. 또 금속알레르기나 민감한 피부에도 자극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인체 접촉 시 효과적인 전류가 발생, 피로회복 및 통증 완화, 운동능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새로운 설계 핸들도 ‘티타늄’의 돋보이는 특징이다. 중량과 형태를 변화시켜 더욱 진화한 핸들로 통상의 4중날과 뒷부분의 디자인 카터도 사용하기 쉬워졌다. 피부 접합면에 알로에와 비타민E 등을 배합해 발라뒀기 때문에 날의 미끄러짐이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