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투성 빌딩... 랜드마크 변신 4가지 이유
홀연히 망해가던 빌딩이 제대로 된 전문가의 손 끝 하나로 끝내주는 수익을 내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급부상하는 경우도 있으니 알수록 재미있는 부동산 시장이다. 또한 굳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임대료를 내가며, 그 자리를 고수하는 마케팅 전략을 분석해 전체적인 산업 흐름까지 예상할 수 있으니 부동산 관련 시장의 저변 확대와 다변화 정도를 조심스레 짐작해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리테일 유통 산업을 빌딩과 접목시켜 빌딩으로 예측하는 산업 시장 동향을 알기 쉽게 Q&A 형식으로 풀어 보았다. 국내 리테일 산업 분석뿐 아니라 외국 사례와의 비교 분석으로 향후 빌딩, 리테일 시장의 흐름까지 예측해 봄도 좋을 듯하다.
Q 키 랜드마크 빌딩의 요지를 점하고 있는 업체의 변화를 보면 산업 전체적인 흥망성쇠를 읽을 수 있다?
A ICSC(International Council of Shopping Centers)에서 발행하는 월간·연간 보고서에는 경영, 부동산, 금융, 리테일, 업종 및 소비자 마케팅 등 리테일 산업 전체와 연관된 각종 분야의 흐름과 주요 시사점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올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리테일 산업 내 그 파급효과가 특별히 심해 문을 닫는 가게의 숫자가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거시경제 시각의 관점에서 약화된 경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Weakness of Economy) 소비자의 요구와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컨셉트(Weakness of Concept)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보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문을 닫는 가게의 주요 브랜드들을 보면 외부 환경적인 요소보다 빈약한 컨셉트 및 내부적인 경영 문제 등이 그 주요한 원인일 때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랜드마크 빌딩의 요지를, 혹은 주요 상권의 요지에 입성하고 있는 업체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미시적으로는 특정 브랜드나 회사, 거시적으로는 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잘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현재 리테일 업체 중에는 어떠한 업종의 업체가 요지를 차지하고 있는지?
A 현재 리테일 업종·업체 중에서 주요상권의 요지를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국내에 신규로 론칭되는 해외 S.P.A 브랜드인 것으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다른 리테일 업종보다 높은 마진율의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는 패션업체들이 살인적인 임대비용을 더 잘 감당할 수 있는 구조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해외 패션 트렌드, 해외여행, 해외 구매 대행 등을 좀 더 많이 접해본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브랜드들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매출 창출로 직결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한 요인일 것이다.
Q 업체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이들 요지에 들어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동일 시장 잠식(Cannibalization Issue)이라는 기존 상식을 깨고 한 블록마다 하나의 점포를 개발하던 스타벅스(Starbucks) 전략의 가시적인 성과는 ‘Starbucks Everywhere’다. 국내에서도 해외 브랜드 혹은 국내 자체 브랜드 커피 전문점 간의 주요 요충지를 차지하려는 양상이 최근까지 확실히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약간 주춤해지긴 한 것 같지만 이미 충분히 확장된 상황에서 최상의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한 주요 브랜드간의 뺏고 뺏기는 쟁탈전이 흥미롭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현상 뒤에 숨겨진 주요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브랜드 이미지 차원: 주요 요충지에 Flagship Store(본점)를 운영함으로써 소비자 마케팅에 있어 확실한 성과를 거두는 것.
2) 홍보 마케팅 차원: 신문지상에서 심심치 않게 상상을 넘는 공시지가를 발표함으로써 누가 이런 금싸라기 땅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노출되어 함께 거론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홍보 마케팅 효과.
3) 매출수익 차원: 임대료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중하위권 매장의 운영 수익보다 최상위 매장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것이 변동비용인 식재비든, 고정비용인 인건비든 수익 창출의 가장 큰 요인인 유동인구 수가 뒷받침되는 매장은 오히려 대형일 때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너무나 높은 임대료로 저마진, 심지어 적자에 가까운 운영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요충지에 차지한 ‘모델점’들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훨씬 많은 도움을 주며 이를 통해 이러한 모델점의 적자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Q 가장 빈번하게 간판을 바꾸는, 즉 트렌드에 예민하게 편승해 다른 업종의 업체에게 자리를 넘겨왔던 업종은 어떠한 업종인지? 또한 외국도 우리나라처럼 업체들이 간판을 빈번하게 바꾸는 경우가 많은지?
A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른 업종의 변화도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주지만, 어떻게 변신을 해서 이런 환경에 적응하는지도 흥미로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특정 지역에서는 한때 자고 일어나면 가게가 바뀌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변화가 심했다. 실질적으로 국내의 식음업계는 1년을 주기로 트렌드가 심하게 바뀌는 통에 운영의 안정, 정상화, 정착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트렌드와 별개로 소비자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
해외 사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Low Quality(낮은 품질), Poor Interior Design(엉성한 인테리어), Bulky Goods(부피 큰 상품)의 생명력은 현 트렌드에서 그리 길지 않다. 단독 매장뿐 아니라 요즘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이를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흔히 새로 개발되어 잘 나간다고 하는 해외 쇼핑몰들, 또한 기존의 공항 매점(Concession)과 달리 과감한 브랜드 도입 및 컨셉트 등을 통해 웬만한 쇼핑몰을 압도하는 해외 공항 매점은 Local Market에서 가장 대표적이며 성공적인 브랜드를 선별하여 일정면적에 배치 운영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들 사례를 보면 위 세 가지 요소가 어떻게 사라져 가는지를 공감할 수 있다.
먼저 적자생존의 법칙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업종들과 이들을 대체하고 있는 업종들은 다음과 같다.
1) 패스트푸드: 전 세계적으로 패스트푸드 전문점들은 좀 더 신선하며, 친자연적이며, 건강에 좋은 컨셉트를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신선한 샌드위치 카페, 아시안 델리, 샐러드 전문점 등은 신선한 메뉴와 산뜻한 인테리어 디자인 등 고객의 취향에 맞춤 서비스하는 컨셉트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새롭게 개발되는 쇼핑몰들은 이런 브랜드들을 내세워 기존 쇼핑몰들과 차별화하려는 양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2) 대형할인매장: Big Box Mall이라 불리는 대형할인매장들은 쇼핑몰을 ‘지루’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Display(진열)에도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우던 대형할인매장들은 좀 더 나은 매장 디자인과 서비스, 참신한 컨셉트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다가서는 매장들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K-mart’ 같은 대형할인매장보다 컨셉트 있는 ‘Target’이 더욱 인기를 얻었던 것이 좋은 사례다. Wal-Mart마저도 기존의 Box 이미지를 탈피한 디자인, 자연주의, 그린(Green) 컨셉트를 도입하고 있으니 이것이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재미있는 시사점이다.
3) Mom & Pop’s: 개인업자들에 의해 운영되던 매장들은 자본력과 운영 노하우, 마케팅 파워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 브랜드 매장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일례로 대형쇼핑몰에서 자체 운영하는 고객 서비스센터가 쇼핑 나온 고객을 상대로 개인이 운영하던 세탁소 고객을 상당수 빼앗으니 개인 세탁소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적자생존의 상황에서 발 빠른 변신의 전략을 채택한 사례들을 살펴보자.
1) 트렌드에 부합한 브랜드 리포지셔닝(Brand Repositioning): McDonald 의 McDining-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과 Mexican Food인 Chipotle의 M&A.
2) Cross-Over: 한 공간에 Multi Concept 혹은 새로운 개념을 접목하여 부가매출 창출 및 트렌드 부합(Cosmetics + Spa).
3) 기존 공간의 컨셉트 탈피: 임대료가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는 일본 긴자에서 세계적인 Luxury Brand들이 기존 단층건물 대신 10층에 이르는 건물을 짓는 이유는 설득력이 있으며, 매우 적절한 전략이다. 이는 요충지에 입지함으로써 브랜드 마케팅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에 의한 외부 디자인 및)(???) 패션과 연계한 레스토랑, 카페, 바 등을 한 곳에 모아놓은(Cross-Over) 곳에 자리함으로써 몇 배나 비싼 사무실 임대료를 자체적으로 소화함으로써 경제적인 이득까지 거둔다. 기존의 수평적 매장 컨셉트가 아니라 수직적 매장 컨셉트 적용으로 성공적인 사례를 창출했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