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 알고 있는 그립, 인식 바꿔야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골프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과 같은 그립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중성 그립이 가장 좋다고 하거나 오른손의 그립을 너무 약하게 만드는 ‘빨래를 짜듯이 잡아라’고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파워를 내주는 그립이 아니고 퍼팅(Putting)하거나 치핑(Chipping)할 때 권하는 ‘손바닥을 서로 마주보게 잡아라’라는 말들을 하기도 한다. 또는 손바닥과 손가락의 길이를 고려하지 않고 손가락이 가늘고 긴 서양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그립을 손바닥과 손가락이 지나가는 사이에 놓고 감싸 쥐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손가락 길이보다 손바닥이 더 길고 두께도 두툼한 골퍼들은 그립이 손바닥 부분에 더 많이 잡히게 해야 함에도 손가락 그립을 권한다는 것이다. 또한 샤프트의 그립 위에 표시되어 있는 손의 위치나 그림에 맞춰 그립을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손이나 손가락의 길이, 두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클럽을 만드는 공장에서 모든 클럽에 일률적으로 표시해 놓은 것에 맞추어 그립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립이 강한 그립(Strong Grip)이냐 약한 그립(Weak Grip)이냐는 것은 그립할 때 손에 힘을 빼고 살며시 가져다 대듯 잡느냐 하는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립의 ‘형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즉, 강하다는 말은 파워가 세다, 스피드가 빠르다, 거리를 많이 낼 수 있다는 말로, 강한 그립은 클럽 헤드를 빠르게 해줄 수 있는 그립, 즉 하이 스피드 그립(High Speed Grip, Power Grip)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왼손 그립은 파워를 잘 낼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그립해야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은 왼손은 반드시 파워를 낼 수 있는 중성 그립(Neutral Grip) 내지 강한 그립으로 해야 한다. 파워와 스피드를 낼 수 없는 그립 형태인 약한 그립을 하면 클럽이 로테이션되면서 나오는 클럽 헤드의 스피드를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왼손 그립을 강한 그립, 약한 그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대신 하이 스피드 그립 또는 파워 그립, 로 스피드 그립(Low Speed Grip) 또는 파워리스(Powerless) 그립이라고 하는 것이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골퍼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골프의 첫 단추를 꿰는 그립의 의미를 올바르게 알게 하는 방법이다.
30m 거리 늘리고, 방향성 잡아주는 왼손 그립 방법
처음 골프를 배울 때 왼손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자리에 선을 그어 클럽의 그립 부분을 가져다 대고 손바닥의 두툼한 부분(pad)으로 그립을 감싸 쥐도록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클럽페이스가 뒤틀리며 열리는 경우가 많다.
왼손 그립을 하면서 손을 돌려 그립하면 처음부터 클럽 페이스를 열었다 닫았다 하게 되고 오른손 그립을 하면서 또 한번 클럽 페이스를 열었다 닫았다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두 손을 다 쥔 다음 클럽 페이스를 아무리 타깃 방향에 스퀘어하게 놓아도 임팩트 순간에 클럽 페이스는 그립 때의 뒤틀려 잡힌 상태로 돌아가 볼을 타격하게 된다.
그래서 그립할 때 클럽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지 않도록 왼손 그립은 손바닥을 지면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향하여 가져다 대고 오른 손바닥은 타깃을 마주보게 하여 샤프트의 밑에서 위로 올리며, 클럽 페이스가 뒤틀리지 않게 잡는 것이 그립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먼저 가장 편하고 과학적인 왼손 그립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왼 손목의 바깥 부분을 가볍게 꺾는다.
둘째, 왼 손바닥의 두툼한 부분을 그립 위에 대며 손을 그립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왼 손등의 마디가 3개 이상 보이면 강한 그립, 1~2개 정도 보이면 약한 그립이 된다.
셋째, 손목의 코킹을 일찍 해야 하는 골퍼나 손목의 힘이 없어 코킹이 잘되지 않는 골퍼는 소지, 약지, 중지의 차례로 손가락을 쥐고, 손목의 코킹이 늦게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 골퍼는 엄지, 검지, 중지 순으로 손가락을 쥔다.
이때 그립을 쥔 소지와 그립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생기는데 이 공간은 왼손 손목을 코킹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 공간을 없애기 위해 손을 돌려 그립이 손바닥에 밀착되어 단단히 쥔 느낌이 들면 왼손 그립이 약한 그립이 되며 왼손 손목의 코킹이 되지 않아 스윙하면서 코킹 문제를 걱정하게 된다.

또 손바닥의 가장 두툼한 부분에서 소지 쪽으로 내려온 부분을 그립 위에 대어 그립이 너무 손가락 쪽에 잡히면 왼손이 너무 강한 그립이 되고 손바닥 부분에 공간이 많이 생긴다. 그러면 쓸데없이 왼손 손목 코킹이 너무 많이 되고 백스윙 톱에서 클럽이 어깨 밑으로 처지며 클럽이 손에서 놀게 된다. 왼손 손바닥에 굳은살이 많이 생기는 원인이 바로 너무 손가락 쪽에 그립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