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순간부터 당신은 까르띠에의 영원한 VIP”

지난 9월25일, 청담동 명품거리에 그랜드 오픈한 ‘까르띠에 메종(Cartier Maison)’은 아시아에서는 최초 매장으로, 그 규모 또한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우아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의 까르띠에 메종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어느 누구나 명품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세계 최고 프랑스 명품 보석상 까르띠에(Cartier)는 한 세기 반 이상의 시간을 통해 보석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예술적 영감으로 만들어 내는 명품 중 명품 브랜드다. 필립 갈티에(55) 까르띠에 코리아 대표는, 명품 그 단계를 뛰어 넘는다. 명품 CEO다운 화려함은 그에게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수더분한 미소와 잔잔한 어조가 그 어떤 명품을 걸친 모습보다 그를 더 빛나게 했다. 갈티에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느끼는 편안함”이라고 말한다. 메종의 본래 뜻은 ‘집’. 메종에서 실제 집에 있는 것과 같은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주고자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물건을 사고, 사지 않고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다만 까르띠에 메종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당신은 영원한 까르띠에의 VIP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메종은 제품 판매만을 주로 하는 단독매장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와는 달리 본사사옥, 살롱, 갤러리 등이 한자리에 위치한 까르띠에만의 공간이다. 프랑스 유명 건축 디자이너 데이비드 피에르 잘리콩이 한국 전통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건물 전면에 조각 천을 붙인 것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까르띠에 특유의 금색과 한국 전통 보자기를 잘 매치시켜 브랜드의 정체성을 최대한 부각시켰습니다.”
매장은 총 5층으로 구성됐으며, 까르띠에 쥬얼리 컬렉션이 전시ㆍ판매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티크와 고객서비스센터, 스페셜 오더 아틀리에, 까르띠에 코리아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갈티에 대표는 “메종은 까르띠에의 사저(private house)”라 표현하며 “누구나 놀러와 쉬다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까르띠에 메종 매장에서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특별주문할 수 있는 ‘스페셜 오더(Special Orders)’ 서비스가 제공된다. 프랑스 본사와 직접 화상채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하고 그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홍콩이나 일본 등 명품 수요가 많은 나라를 제친 한국 시장만의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까.
- 한국의 특수한 시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그래서 서울에 메종을 오픈하는 일에만 10년 가까이 매달렸습니다. 뉴욕, 파리, 런던과 같은 주요 명품 수요도시에는 보통 로드샵에서의 매출이 엄청납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죠. 보통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 안에 매장이 있고 로드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한국입니다. 백화점 내 매장은 협소한 공간이나 백화점의 규정 때문에 브랜드를 표현해 내기에 많은 제한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못지않게 명품 매출 실적이 좋은 한국의 이런 시스템이 늘 안타까웠죠. 그래서 까르띠에 메종 오픈을 통해 좀 더 브랜드와 친숙하고 가까워 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 온 것입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의 까다로운 기호도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메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메종은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테마를 갖고 까르띠에를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입니다. 최고의 제품들로 까르띠에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죠. 수준 높은 한국 고객들에게 청담 까르띠에 메종이 보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까르띠에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프랑스 본점과 동일한 제품들을 서울에서도 같은 시즌에 볼 수 있는 건가요.
- 품목별로 출시되는 날이 다르지만 메종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본점과 같은 날에 출시되지 않겠습니까.

명품은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다른 창의성과 독특함을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까르띠에는 지금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떤 점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까.
- 상상력은 최고를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창의성과 개성, 다양성을 중시해온 전통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갖고 싶은 명품 쥬얼리로 꼽히는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죠.
한번은 어떤 할머니가 24명이나 되는 손자들에게 줄 시계 시리즈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숫자 1부터 12까지의 숫자 대신 1~24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까르띠에는 시간을 바꾸는 이 주문도 성공적으로 완성했죠. 까르띠에는 비록 시간을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언제나 해결책을 찾아냅니다. 고객들이 주문한 상상의 산물을 현실로 바꿔 그 어떤 보석도 넘보지 못하는 가치를 지니게 해주는 것입니다.
까르띠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인 스페셜 오더(Special Orders)와 연관되는 것이군요.
- 그렇습니다. 까르띠에가 만든 특별주문 보석의 목록을 보면 한 편의 시와 같죠. 또는 까르띠에의 전통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동화책과도 같습니다. 이 동화책에는 왕자, 프리마돈나 혹은 수집가가 등장합니다. 까르띠에는 독특한 보석을 세공하여 이런 자화상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줍니다. 고객 개개인의 개성과 까르띠에의 해석이 어우러져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고객과 까르띠에가 나눈 꿈이 현실로 나타난다….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지 않습니까? 까르띠에는 특별주문 받은 예술작품을 제작함으로써 고유한 까르띠에 스타일을 충실하게 지키는 동시에 평소의 제작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맛보게 됩니다. 고객을 위해서 꿈을 현실로 만드는 정교한 예술에는 고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요.
구체적인 예를 들려주세요.
- 멕시코의 전설적인 여배우 마리아 펠릭스(Maria Felix)가 주문한 악어 목걸이 이야기를 해볼게요. 어느 날 그녀는 새끼 악어가 담긴 병을 안고 까르띠에 매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새끼 악어가 계속 자라고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악어를 본 따 작은 보석을 만들어달라고 했죠. 이것이 바로 까르띠에 매장에서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고객과 까르띠에 사이에 재능과 욕망이 어우러져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한 세기 반 이상의 시간 동안 예술적 영감으로 보석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까르띠에 하우스의 놀라운 장인정신은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수많은 매력적인 제품들로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웨일즈(Wales)의 왕자에게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Jeweler to kings, king of jewelers)’이라 칭송받은 까르띠에는 오늘날 럭셔리 산업, 특히 쥬얼리와 시계 산업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 했다.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부티크, 독자적인 유통망을 지닌 까르띠에는 자체적인 노하우로 까르띠에 세계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있다.
까르띠에는 이번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앞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