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고심 끝에 건물의 모든 면이 유리로 단장된 예리한 날을 세운 70층짜리 중국은행 홍콩지점 건물을 세워 그 중 한 날을 홍콩상하이은행을 향하게 하여 건물을 치는 형태가 되도록 설계했다. 이 칼날 같은 각은 풍수에서 격각살(隔角煞)이라 하고 주위에 악영향을 미치는 흉상이 된다. 이는 예부터 어머니들이 밥상모서리에 앉지 말라고 한 것과 같은 이치이며, 이게 비즈니스 풍수로 본 풍수전쟁이다.
풍수란?
풍수를 간략하게 말하면 하늘과 땅의 자연현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여 인간의 발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람을 막도록 장풍(藏風)하고 물을 멈추도록 득수(得水)하라는 ‘장풍득수’의 준말이다. 우리나라의 풍수이론은 자생적 기원설과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수용설이 있다. 풍수가 우리 생활 속에 언제 어떻게 자리 잡았으며 풍수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옛날 한 옛날에 갑돌이라는 나무꾼이 살았다. 갑돌이는 겨울철, 농번기를 피해 매일 먼 산에 나무하러갔다. 나무를 한 짐 하여 지게에 지고 산을 내려오다가 매일같이 잠깐 한숨을 돌리면서 쉬는 장소가 있었다. 그런데 갑돌이뿐만 아니라 그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간 모든 나무꾼들이 갑돌이가 쉬는 그 장소에서 쉬었다가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갑돌이가 다른 나무꾼들에게 “왜 자네들은 그 곳에서만 쉬는가?”라고 물었더니 나무꾼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곳에서 쉬면 어딘가 모르게 평온하고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갑돌이도 항상 평온하고 편안함을 느껴 그 곳에서 쉬곤 했는데 다른 나무꾼들도 모두 그렇게 느끼는 모양이다. 왜 그럴까? 갑돌이는 궁금증을 가지고 그 장소의 주위를 둘러본다. 등지고 있는 뒷봉우리는 낮은 곳을 향해 내려다보는 자세여서 찬바람을 막아주고 있고, 좌측과 우측에 있는 산들은 마치 갑돌이가 늘 쉬어 가는 곳을 감싸주듯이 둘러싸고 있고, 앞에는 나지막한 봉우리가 아름답게 이곳으로 절을 하듯 향하고 있는 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갑돌이는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갑돌이는 이렇게 생긴 산세와 지세인 곳을 찾아 돌아보니 모두 같이 평온하고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죽은 부모의 집(음택)과 자신이 살 집(양택)을 짓고 살았는데 역시 평온하고 편안했다.
갑돌이는 후손들에게 이런 곳을 찾아 양택이든 음택이든 집을 지어라고 구전으로 전했다. 후손들이 구전으로 내려오는 내용을 그림으로, 글로 표현한 것이 풍수 고전이 되었으며 마치 비전처럼 전해지는 것이 풍수의 유래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구전으로 전해오는 내용이 책이 되고, 그 책의 내용에 따라 주거·분묘·사찰·도성 등을 축조할 때 산세·지세·수세 등 지상을 판단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켜 신앙적·관습적 차원에서 사용된 것과 인간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느낌의 결과를 호기심 많고 탐색하고 연구하기 좋아하는 옛 선인들의 지혜의 집합체가 풍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풍수는 인간의 추상적인 느낌을 정리한 통계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풍수 분석
풍수에는 일반적으로 용(龍), 혈(穴), 사(沙), 수(水), 방(方), 즉 산과 물 등 자연의 외적인 모양을 보고 길지를 찾는 방법과 방위와 시간 등의 음양오행의 작용을 살펴 길흉화복을 찾는 방법이 있다. 그 대상에 따라 양택풍수와 음택풍수로 나누는데 양택풍수는 산자의 집이라는 뜻에서, 음택풍수는 죽은 자의 집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기존의 분석방법과 양택풍수, 음택풍수의 개념이 아니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국(局), 소(所), 사(沙), 선(線), 향(向), 형(形), 위(位), 석(席) 등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하는 풍수를 ‘비즈니스 풍수’라 정의하는데, 이는 필자가 처음 사용하는 신조어다. ‘풍수’의 영어식 표현은 중국식 발음인 ‘Fengshui’라 하지 않고 우리말 소리 그대로 ‘Poongsoo’라 표기한다. 다시 말해 기업, 공장,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상가, 일반건물, 사무실, 병원, 학교 등 기업인의 경영과 관련된 내용만을 대상으로 새로운 풍수 프레임 워크에 따라 분석하는 풍수를 비즈니스 풍수(Business Poongsoo)라 한다.
풍수공부를 하면 할수록 우리나라의 풍수이론과 풍수논리가 지기를 중심으로 한 분석이 풍수 분석의 전부인양 편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비즈니스 풍수에서는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관점에서 지기와 수기를 동등한 위치에서 분석한다.
명당과 기업
우리나라 학교들의 교가를 한 번 보자. 한결같이 ‘무슨 산 정기를 받아 (중간 생략) 빛내자’로 끝난다. 다시 정리하면 ‘우리나라 학교는 학교가 위치한 가장 큰 산의 정기를 받아 설립되었으며 그 정기를 받은 우리는 조국에 그 역할을 다하고 결국에는 우리 학교를 빛내자’는 내용이다. 그 만큼 풍수가 우리 생활 깊이 내재하고 있고 사용되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학교를 둘러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소위 명문학교라고 하는 곳은 대부분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명당에서는 사람에게 유익한 기운이 나온다. 그래서 명당에 살면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이 좋아지며 큰 인물이 된다.
사람이 주거하는 집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풍수적으로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면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져 성공을 거두는 반면 그러지 못한 곳의 기업은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거나 분쟁이 일어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이롭지 않다.
비즈니스 풍수가 모든 경영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