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개념은 인류가 발명해낸 가장 중요한 단위다. 낮과 밤이 한 번 바뀌는 동안을 일러 하루라 했고, 계절이 바뀌어 비슷한 때가 되돌아오는 것을 일 년이라 불렀다. 인간은 이렇게 긴 시간의 단위를 측정하기 위해 달력을 만들었고, 하루 동안에 일어나는 작은 시간의 변화를 재기 위해 시계를 만들었다.

세상에는 별의 별 시계가 다 있다. 표준 전파를 받아 시간이 자동적으로 수정되는 똑똑한 시계, 카시오의 오셔너스다. 백태숙 G-COSMO(지코스모) 대표는 “역시 전자기술이 발달한 일본다운 작품”이라고 했다. 카시오가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2006년에 선보인 ‘오셔너스’는 첨단 시계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계에 정확한 시간을 위한 전파 수신 안테나와 전지 교환이 불필요한 솔라발전 기능을 탑재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거뜬하다. 형광등 같은 약한 빛만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기존의 솔라발전으로 불가능했던 기능까지 대체 가능한 것이다.

고감도 소형 안테나 탑재

국내에 선보인 오셔너스는 총 10가지로 60만~13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백 대표는 “지난 2001년 후쿠오카와 사가 현의 2개 송신탑에서 일본 표준시 전파를 발신하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며 “현지 시장점유율에서 카시오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지코스모는 일본 카시오 시계의 한국 내 유일한 유통업체다.

“카시오 일본 본사에서 근무할 때 주위로부터 한국에서 일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그때 한국에 카시오 시계는 많이 보급돼 있었지만 유통 쪽은 문제가 많았어요. 주로 길바닥이나 시장에서 팔았고, 모조품도 많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었죠.”

그는 그렇게 한국에서 유통으로 카시오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 백 대표는 먼저 카시오의 중심 브랜드 ‘지샥(G-SHOCK)’을 통해 떨어진 이미지를 다시 세우는 데 촉각을 곤두세웠다. 백화점, 대리점 등을 다니며 늘 기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제는 산악?해양?마라톤?잠수시계 등 모든 상품이 12곳의 직영매장, 7개의 백화점, 나머지는 대리점 체제로 전국에 공급되고 있다. 그의 다음 공략 시장은 대형할인마트다. 백 대표는 “마켓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때로는 그 흐름에 따라가기도 하고, 리딩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카시오는 불경기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에 적절한 최저 1만~2만원대의 아이템부터 고가에 이르는 상품까지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도 저가 시계를 한 달에 2만 개씩 판매합니다. 이제는 고가의 오셔너스나 지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시킬 계획입니다.”

그의 왼쪽 손목에는 오셔너스가 둘러져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아끼는 것은 지샥이다. 견고함을 나타내는 아이템으로서 ‘부서지지 않는 손목시계’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이런 생각은 손목시계를 부서질 수 있는 물체로만 여겼을 때에는 상식 밖의 일이다. 그러나 카시오는 시도에 시도를 거듭해 2년 만에 지샥을 탄생시켰다. 지속적이고 지치지 않는 노력 끝에 나타난 결과다. 

백 대표는 “앞으로 지코스모는 지샥의 탄생 스토리처럼 국내에 카시오가 곳곳에 자리매김 하는 그날까지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며 “무제한적인 발전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