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서서히 추워지면서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겨울 골프다. 겨울철에는 실내 연습장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라는 고수들의 주문이 많지만 실전보다 나은 게 어디 있으랴. 해외 원정골프도 쉽지 않은데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 골프를 즐겨보자.

유럽 왕가의 품격 담은 코스로 차별화

서울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담양 다이너스티 컨트리클럽까지 승용차로 걸리는 시간은 4시간. 거리가 거리인지라 넉넉히 도착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다. 티오프 시간은 12시45분. 광주시내에선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실 서울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이곳은 수도권 골퍼 사이에선 벌써 ‘명품 골프장’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2008년 6월 정식 개장한 것치고는 대단한 성과다. 그 이유는 골프장으로 들어서면서 바로 알 수 있다. 골프장에 앞서 골퍼를 먼저 반기는 것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영화 <화려한 휴가> 등에 나온 그 길이다. 길 양 옆으로 늘어선 가로수에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오랜 운전의 피곤함은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서 싹 사라졌다. 담양 다이너스티의 클럽하우스는 웅장하고 고풍스런 이탈리아의 고성을 연상시킨다. 맞이하는 직원들의 미소에서 넉넉한 서비스도 느껴진다.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금열 상무가 반갑게 악수를 건넸다. 그의 소탈한 웃음에 오히려 생기가 솟는다.

클럽하우스는 한 마디로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거장 안드레이 비세고가 직접 설계했다. 그는 최근 두바이의 초특급 호텔 내부설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최고급 천연대리석의 장식재와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아테네 신전을 연상시키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기둥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고풍스런 가구, 각종 장식품과 미술품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영국 왕실의 성’을 그대로 재현했다. 로비 한쪽에는 피아노가 놓여있다. 실제로 클럽하우스 로비는 연주회 등이 개최되면서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격조 높은 최고급 레스토랑은 클래식한 황실의 거실을 형상화했다. 테이블은 각 팀별로 독립돼 있어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다. 로마, 런던, 파리, 뉴욕 등 각국 도시의 콘셉트를 그대로 살린 서클룸은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된다. 고객의 동선을 철저히 분리해 비즈니스는 물론 각종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담양 다이너스티의 숙박시설도 최고급이다. 골퍼들 사이에선 이미 6성급 호텔이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노래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AV룸, 피트니스 시설, 사우나 등 최상의 편의시설을 갖춘 VIP텔은 특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능가한다. 서 상무가 “클럽하우스는 모 TV 드라마에서 부자의 저택이라는 콘셉트로 촬영됐다”고 자랑했다.

클럽하우스 너머로 코스가 한 눈에 들어왔다. 페어웨이는 이제 노랗게 물들었지만 양잔디가 심어진 그린은 아직 푸르다. 이곳 페어웨이는 제니스라는 잔디가 식재돼 있다. 토종 잔디로는 가장 오랫동안 푸르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울 날씨는 꽤 쌀쌀했지만 담양 날씨는 화창했다. 이 지역의 겨울 날씨는 제주도보다 따뜻하다고 한다. 전남의 온화한 체감기후와 맑은 공기 등 천혜의 자연조건, 산과 섬이 많아 북서풍과 해풍을 차단해 실제로 제주도보다 체감온도가 높다는 것이 서 상무의 설명이다.

웅장한 클럽하우스에서 1번 홀로 걸어가니 페어웨이 저편의 먼 산, 가까운 산이 손님을 맞이하는 형국이다. 담양 다이너스티는 임페리얼·마제스티 코스 18홀(7042야드)로 구성돼 있다. 79만2000㎡로 그리 넓지 않은 규모다. 페어웨이는 좁아 보였다. 서 상무는 코스가 대체로 짧아 장타자에게는 불리하지만 그만큼 아기자기하다며 대신 호리병 모양으로 설계돼 난이도를 높였다고 코스의 전체적인 특징을 설명했다. 나인브릿지(제주), 더 링크스(미국) 등 국내외 굴지의 골프장을 설계한 미국의 골프플랜이 설계를 맡아 말 그대로 자연친화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웃코스인 임페리얼 코스는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스윙과 고도의 두뇌 플레이가 요구되는 전략적인 코스다. 대형 레이크와 계류를 넘나들면서 정확한 공격 루트를 결정해야 한다.

임페리얼 코스 1번 홀(파4). 첫 홀의 부담감을 덜기 위해 페어웨이 벙커를 줄이고 그린 앞에서의 공략을 주요 포인트로 한 서비스 성격의 홀이다. 소나무 숲 사이로 길게 뻗은 멋진 페어웨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식 개장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코스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잔디와 나무들이 잘 관리돼 있다. 코스가 마치 수년이 지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정성이 깃든 조경과 코스 곳곳에 위치한 각각의 조형물들은 마치 야외 조각공원을 걷고 있는 느낌을 준다.

서 상무는 골퍼와 자연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담양 다이너스티의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정말 자연친화적인 코스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원래의 지형을 살리기 위해 조경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주위 환경과 잘 어울리고, 각 코스 고유의 느낌을 살리도록 실용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원형 수목림을 따라가는 자연 친화적 코스

임페리얼 코스의 백미는 9번 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클럽하우스와 추월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이 홀은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좁은 페어웨이와 우측 벙커 그리고 그린 앞 해저드와 벙커로 인해 난이도가 높은 홀이다. 파 공략을 위해서는 최대한 안정된 샷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코스인 마제스티 코스는 원초적인 모습을 간직한 자연수림과 계곡, 계곡과 해저드를 가로질러야 하는 정확성을 요구하면서도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끊임없는 골퍼의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공격적인 코스다. 눈앞에 놓인 계곡과 해저드의 두려움에 망설이기보다는 과감한 결단과 행동으로 돌파해 나가다 보면 정복의 쾌감과 전율을 느끼게 된다.

코스 1번 홀(파4)에 들어서자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의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룬 코스가 드러났다. 좁은 페어웨이지만 좌측 언덕으로 인해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안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마제스티 코스 8번 홀은 페어웨이를 워터해저드가 거의 차지하고 있는 파3 홀이다. 직접적인 그린 공략보다는 우측 벙커 방향으로 공략한다면 온 그린 될 수 있는 행운의 홀. 욕심을 버리는 것이 파 성공의 열쇠다.

라운딩 후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스파시설도 다른 어느 골프장 시설보다 넓고 고급스럽다. 코스를 전망할 수 있는 실내외 스파시설과 노천탕 또한 남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옆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샤워부스는 따로 만들어져 개인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푸근한 인상의 서 상무가 배웅 길에 다시 한 번 악수를 건넸다. 그는 “훌륭한 시설과 코스를 가진 만큼 끊임없이 노력해 명문 골프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Interview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

최고급 시설과 서비스로 차별화… 다이너스티의 명성 이을 것

담양 다이너스티는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동두천·함평 다이너스티에 이은 대주그룹의 세 번째 작품이다. 그동안의 골프장 건설 및 운영 노하우, 자신감이 집약된 것이다.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의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허 회장과의 인터뷰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서금열 상무가 각국 도시의 콘셉트를 살린 서클룸을 소개할 때 복도를 지나던 허 회장이 직접 소개하겠다며 나섰다. 소탈한 성품의 허 회장은 서클룸과 VIP텔을 일일이 소개하는 정성을 보였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VIP텔은 흡사 왕의 궁전에 들어서는 것과 같았다.

“원래 담양 다이너스티는 대주그룹 산하의 해남조선소에 머물고 있는 선주 측 감독관과 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고급스럽고 우아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클럽하우스에 필요한 비품이나 공예작품 등을 직접 골랐고, 이를 모두 이탈리아에서 들여왔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에만 280억원이 투자됐다. 그는 골프장 조경 등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원초적인 수림과 계곡, 능선과 계류 등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살리며 골퍼가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의 생각이 기반이 됐다. 담양 다이너스티의 차별화가 허 회장의 구상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허 회장은 추워지고 있는 날씨에도 담양 다이너스티는 호황이라며 지난 10월부터 특소세가 인하되면서 그린피를 인하하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최고급 시설과 서비스, 자연친화적인 코스가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최고급 시설뿐만 아니라 세련된 서비스로 타 골프장과 차별화를 선언해 골프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일 것입니다. 이미 명문 골프장 반열에 오른 함평·동두천 다이너스티의 명성을 담양이 이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