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대교 인근 첨단 영화산업단지 건립”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쌍용차 인수거절…중국측도 포기한듯

최근 김문수(58) 경기도지사의 행보가 연일 화제다. 김 지사는 1월27일 처음 택시영업체험을 한 이후 2월15일 두 번째 택시영업을 하기까지 중앙 언론사들을 통해 파격에 가까운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쌍용자동차 중국 기술자들의 출금해제를 요청했다.”(1월27일), “정부가 경찰서 신설, CCTV 설치 등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데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 중략 …역대 대통령들과 같이 많은 권한을 가진 절대권력은 절대 불행해진다.”(2월5일 KBS라디오) “이건희 전 삼성회장에 대한 특별검사제 실시에 대해 죄를 처벌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좀 과도한 것 같다.”(2월12일 불교방송)

김 지사는 2월15일 두 번째 택시영업체험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의 권한 중 마약과 공안, 국제 테러, 외교, 국방 등 국가 안위에 필요한 업무를 제외한 경찰권과 교육권 등을 지방으로 넘겨주면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및 재계에선 김 지사가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재출마 내지 차기 대통령을 노린 ‘말 포문’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 지사는 “할 말을 했을 뿐인데 언론에서 내가 하는 말마다 도지사 재출마 내지 차기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말꼬리를 붙이는 통에 참 난감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기자는 처음 수원시에서 택시영업체험을 한 1월27일 저녁 7시 수원시 도청 인근 관사에서 김 지사를 2시간 정도 만난데 이어, 두 번째 의정부에서 영업택시를 몰고 난 이후인 2월19일 오전 6시50분 다시 30여 분에 걸쳐 전화통화를 했다. 

택시영업체험 실적은 어떻습니까.

수원에서 택시영업을 했던 첫날은 사납금 6만9000원, 가스비 1만2500원을 내고 남은 금액 1만원이었으니까 9만1500원 벌었네요. 사실 좀 더 벌 수 있었는데 할증체크를 잘못해 요금을 덜 받았어요. 어쨌든 내 수중에 떨어진 돈은 일급 1만4000원을 포함해 2만4000원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의정부 시내에서 택시를 몰았는데 수입은 사납금 7만8000원 외에 1만600원을 더 벌어 총 8만8600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도시가 작고 하니 수입이 적었던 것 같아요.

김 지사는 지난 1월 택시영업 자격증을 땄다. 그는 자신이 취득한 많은 자격증 시험들 중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의 실기시험 점수는 100점 만점에 82점(60점 이하 탈락). 김 지사는 이번 택시영업 자격증으로 전기기기 기능사, 안전관리 기능사, 열관리, 원동기, 위험물 취급(1, 2급), 환경관리, 아마무선취급 등 모두 9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택시영업을 해 본 소감은 어떤가요.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27일엔 사람들이 북적대던 지동시장(수원시)에서 차를 대고 있었는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했지만 한 명도 태우지 못했어요. 소득수준이 낮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도내 임대주택은 늘어난 반면, 대기업 숫자는 줄고, 대학도 안 들어서다보니 소득이 전체적으로 줄 수밖에 없지요. 지난해 경기도의 지역총생산(GRDP)순위가 8위에서 10위로 밀려난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김 지사는 택시영업체험 첫날(1월27일)엔 외국인 6팀을 포함 총 21팀(50여 명)을 태웠고, 둘째 날(2월15일)엔 11팀(30여 명)을 태웠다. 승객의 대부분은 젊은이들이었고, 택시를 타자마자 휴대전화 통화에 열중하는 통에 그리 많은 말을 나누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번 택시영업체험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위보다 따뜻한 마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도 택시영업체험을 더 해볼 생각인가요.

시간이 나면 더 해볼 생각입니다. 도청 공무원들에게 택시영업체험을 통해 도민들의 진솔한 얘기를 직접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경기도는 민생탐방 차원에서 도청 공무원들의 ‘1일 택시기사’ 체험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6월 말까지 1단계로 희망자에 한해 택시기사 체험을 실시한 뒤 성과를 분석, 전 직원으로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이에 따라 경기도는 공휴일과 일요일을 이용, 12시간 동안 체험할 경우 ‘교육이수 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의 택시영업체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보다 효율적인 방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와 철도처럼 택시와 철도의 환승할인 시스템도 있으면 좀 나을 것 같고요, 택시영업권도 경기도를 아예 한데 묶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택시와 철도의 환승할인 시스템은 현재 경기개발연구원(송재룡 박사팀)이 복합적으로 연구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내 25개 택시 영업권을 하나로 묶는 방안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경기도 교통정책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오산과 화성만 영업권이 합쳐져 있을 뿐이다.

재래시장들도 돌아다니며 민심을 탐방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재래시장에선) 거의 절망적인 얘기만 들었어요. 상인 대부분의 수입이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으니 그럴 수밖에요. 그렇다고 도가 나서서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확 틀어잡고 있는데다 중앙(서울)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김 지사의 말이 너무 거침없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정비법 등 모든 것을 중앙이 틀어잡고 있는데 지방에서 아무리 떠들어 봐야 소용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보니 지방이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지요.

삼성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했으면 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쌍용차를 정상화하려면 돈과 기술, 경영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곳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엘지그룹, 그리고 포스코밖에 없어요. 이중 현대차는 (쌍용차)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없고, 엘지는 자동차 사업과는 관련이 없고, 포스코도 그렇고 하니 삼성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삼성 측에 얘기는 해봤습니까.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승진자들이 많으니 쌍용차의 체어맨을 많이 사주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삼성이 쌍용차를 인수하면 어떨지를 넌지시 건넸어요. 그랬더니 (이 부회장이) 승진자들에게 쌍용차를 권유해보긴 하겠으나 쌍용차 인수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하더군요.

그렇다면 이건희 전 삼성회장을 만나볼 생각은 있습니까.

만날 용의야 언제든지 있지만 어디 만나주겠어요. 사실 이 전 회장이 현재 법적인 문제 등으로 일선에 물러나 있지만 그래도 삼성의 대주주입니다. 이 전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쌍용차 인수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중국 측과는 얘기를 해봤습니까.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지 좋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중국 측의 말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돈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 같아요. ‘중국 상하이차 = 중국 공산당’인데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둘째로는 투자여건이 안된다고 얘기합니다. 한국 정부의 지원도 없고, 노조는 강성이라 지속적인 투자가 힘들다는 겁니다. 셋째는 ‘먹튀’라는 한국의 부정적인 여론과 검찰의 기소에 대해 되게 기분 나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중국인이라서 차별을 두는 것 같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건희 전 삼성회장도 특검조사를 받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구속되는 등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도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그게 무슨 차별이냐고 했더니 말을 못하더군요.

김 지사는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출금조치가 되어있는 쌍용차의 중국인 기술자들에 대해 (출금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검찰에 강력히 요구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국인 기술자들이 중국을 다녀올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인들도 같은 경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이코노미플러스>와 인터뷰 때 일산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김 지사의 말에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특별한 게 없어 보이는데요.

그 (인터뷰) 이후 고양시 구산동 일대에 3305만㎡(1000만평) 규모의 명품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한강 주변에 몇 가지 대형 프로젝트들이 있긴 합니다. 아직 발표단계는 아니지만 수중보를 일산대교로 내려 보내고 경인운하가 완성되면 한강 주변에 많은 일들이 있을 겁니다. 일산대교 인근에 첨단영화산업단지 건립계획도 있고요.

지난 선거 때 공약했던 것들을 얼마나 이뤘습니까.

나름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약하지 않은 것까지도 추가해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무한 위기가정돌봄 사업 등이 그것이죠. 아마 내가 공약했던 것들보다 추가로 했던 일들이 건수로 따지면 더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얘기 안하고 공약사항들만 보고 평가하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재출마할 생각이 있습니까.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린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뭐라고 말만 하면 재출마니, 차기 대통령을 노리니 하는 식으로 말을 갖다 붙이니 답답합니다. 어떤 분들은 역대 경기도지사 몇 분이 모두 탈당까지 해가면서 대통령에 도전했던 것을 들어 나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데 절대 그런(탈당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냥 지켜봐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