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도 이름이 있다. 고건물에는 현판이 건물의 중앙에 걸려 있다. 현대식 건물에는 00빌딩, 00상가 그리고 아파트에도 00아파트, 00맨션, 또는 아파트 건설사 이름이 대부분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의 이름을 보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외래어나 외국어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현대적 감각과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아파트라는 마케팅의 차별화 전략으로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그 내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어려운 이름을 사용하면 노인들이 기억을 잘하지 못해 자식 집에 찾아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웃어야 할지 그냥 넘어가야 할지 모르지만 요사이 젊은 며느리들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는 이야기다.
기적인 측면을 보면 점점 여성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다. 물건을 살 때나 심지어 집안의 대소사까지도 어머니가 결정한다. “주말에 어디에 다녀왔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시골 할머니 집이요”라고 답한다. “할아버지 집이요”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사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장사가 잘 되는 가게에 가 보면 여성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사업은 여성을 상대로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여성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물의 이름도 여성들에게 맞추는 경향이 많다.

풍수에서는 건물의 용도와 서열에 따라 이름을 붙여준다. 건물은 서열에 따라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제(齊), 헌(軒), 루(樓), 정(亭)으로 나눈다. 전은 신과 왕을 모시는 곳이다. 사찰의 대웅전과 경복궁의 근정전을 예로 들 수 있다. 사람의 호칭도 거처 하는 건물의 서열에 따라 부른다. 왕도 이름이 있다. 그렇지만 감히 왕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그래서 전(殿)의 지붕 밑에 있다는 뜻으로 전하(殿下)라고 부른다. 대통령을 전하라 부르지 않는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閣)의 지붕 밑에 있는 분이라는 뜻으로 각하(閣下)라 부른다.

사찰이나 서원에 가보면 명당에 중요한 건물이 있고 다음의 위치에 서열에 따라 건물이 지어져 있다. 중국 자금성에 가보면 엄청난 수의 건물과 규모에 놀란다. 그런데 건물의 현판을 보면 용도와 서열의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건물들이 풍수에 의해 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원의 목적은 두 가지. 표면적으로는 공부하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사당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따라서 서원에는 강당과 사당이 있다. 서원 내의 강당과 사당의 위치를 보고 제사를 중시하는 서원인지 학문을 중시하는 서원인지를 알 수 있다. 강당이 중심 혈 자리에 있으면 학문을 중시한 서원이고 사당이 중심 혈 자리에 있으면 젯밥에 관심이 많은 서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집을 모두 ‘신전’ 또는 ‘성전’이라 한다. 부처님을 모시는 곳을 ‘대웅전’이라 하는 것과 같이 서열이 제일 높은 ‘전’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예배당은 모두 ‘당’이다. 당은 전에 비해 서열이 낮다. ‘당’과 ‘각’의 신(神)은 격이 낮은 신을 의미한다. 서원의 사당과 우리나라 사찰에 있는 삼신각이 좋은 예. 사당은 조상의 신주(神主)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고 삼신각은 산신령을 모셔 놓은 곳이다. 이러한 조상신이나 산신령은 대웅전이나 성전에 모신 신과는 격이 다른 낮은 신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같은 맥락에서 건물의 서열을 아는 옛 풍수가들은 이미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신보다는 외래에서 들어온 신을 낮추고 싶은 마음에서‘성당’또는 ‘예배당’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소위 기독교의 하느님을 잡신과 동격으로 둔 것이다. ‘성전’을 ‘성당’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웅전’을 ‘대웅당’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잘못된 표현이다. 

‘전’에서 ‘헌’까지는 명당에 집을 짓는다. 그러나 ‘루’와 ‘정’은 명당이 아니라 풍광이 좋은 곳에 짓는다. 풍광이 좋은 곳은 기의 흐름이 빠른 곳이다. ‘루’는 파티장, 연회장이라는 뜻이다. 경회루, 영남루, 촉석루 등이다. ‘정’은 팔각정과 같이 정자를 말한다. 이런 곳은 기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 술과 차를 마시며 가무를 즐기고 시조나 읊으며, 노인들이 장기나 두면서 잠시 쉬는 곳이다. 때문에 거처로 삼지 말아야 한다. 간혹 아파트의 이름이 ‘00루’로 불리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아파트들은 매일같이 연회나 하는 것처럼 들뜬 기분으로 사는 사람의 집이라는 의미다. 안정되고 차분하지 못한 기가 흐르는 집이 될 수밖에 없다. 

건물의 이름에도 기가 흐른다. 건물에는 뜻도 좋고, 부르기 쉽고, 외우기 쉽고, 격에 맞은 이름을 붙여 주어야 한다.

기이론에서 흉하고 어지럽게 생긴 곳은 흉기가 나오고, 깨끗하고 정리된 곳에서는 생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건물의 간판이 가게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지럽고 복잡하게 설치된 간판들은 오히려 흉기를 발생시켜 악영향을 미친다. 잘 정리된 건물 간판은 액세서리에 해당되나 지나치게 건물에 치장된 간판들은 액세서리가 아니라 흉한 문신을 한 것과 같다. 이런 건물에는 송사가 잦고 문제가 많으며 임대차 빈도도 잦다. 비즈니스 풍수에서 생기를 얻으려면 먼저 깨끗하게 정리 정돈부터 하면 된다. 특히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이나 가정집에서는 신발정리가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풍수의 목적은 추길피흉, 즉 좋은 것을 택하고 흉한 것을 피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풍수 역시 근본적으로는 동일하다. 그러나 풍수의 목적에 따라 그 명당과 혈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지리산 골짜기에 음택풍수로 대명당이 있다하더라도 그곳에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을 짓기는 곤란하다. 이는 비즈니스 풍수와 음택풍수의 목적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풍수의 분석 목적은 그 기업의 설립 목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교육 사업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인재양성이 목적이다. 

둘째, 경제적인 측면, 사회적인 측면, 법률적인 측면 등 제 문제를 포함하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이고 성장적이어야 한다.

셋째, 인간의 모든 사회제도, 문화는 인간이 주체가 되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기업 구성원들이 건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인간 존중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넷째,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해 방지나 자연보호 등 주위 환경을 자연과 조화롭게 이루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 경제와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사회가 되도록 한다.

여섯째, 전통사회와 문화의 가치를 향상 시키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