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연재를 통해 ETF(상장지수펀드)의 개념과 매매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 요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ETF는 아직 상장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ETF를 찾아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ETF를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과 매매 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해외 상품 다양 … 소액•분산 투자 가능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의 매매 가 가능한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개발하여 투자자에게 제공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해외의 주식뿐 아니라 ETF에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경우 시차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는 ETF를 통해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경우 국내에 상장되어 있는 ETF와는 달리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우선 비용이 일반 국내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 따라서 빈번하게 매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외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원유 ETF에 투자했을 경우, 원유 가격은 오르는데 원화의 절상 속도가 빠르다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해외 증시 투자는 주식보다 ETF가 효율적

세금 문제도 있다. 해외 주식을 거래할 때는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과 달리 자본 차익에 대해서 과세되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마다 계좌의 결제 주기가 다른 점도 숙지할 사항이다. 결제 주기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나라에 투자할 때에는 매매에 따른 결제 대금들이 어떻게 계좌에 들어오고 나가는지 미리 살펴야한다.

감각 있다면 직접 ETF 포트폴리오 구성을

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무기는 위험의 분산 기능이다.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말라는 격언에서 보듯, 한 자산에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 문제는 다양한 자산에 동시에 투자한다는 것은 소액의 투자금이 전부인 개인 투자자에게는 머나먼 이야기라는 것.

하지만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ETF라는 투자 도구를 통해 아무리 소액이더라도 주식, 원자재, 채권, 부동산을 아우르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이것이 ETF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의 장점이다. 사실 직장생활과 가사 노동에 찌든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연구하고 실행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펀드라는 통로를 통해 펀드매니저라는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는 것이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한 간접 투자 문화다.

그러나 지난 금융위기에서 봐왔듯이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항상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률을 냈던 것은 아니다. 전 세계의 돈 되는 자산에만 투자한다며 주목 받았던 모 펀드의 경우처럼 속절없이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만일 주식시장의 하락이 뻔한 상황에서 하락장에서 수익이 나는 리버스 ETF나 미국의 금융섹터 리버스 ETF에 내가 직접 투자했으면 어땠을까? ETF를 통한 당신만의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다.

가령 미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1조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뉴스를 접한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달러가 시중에 급격히 풀릴 것이고 이에 따라 달러의 가치는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가진 금 ETF나 부동산 ETF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으로, 투자의 세계에서는 작은 차이로도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같은 원유에 투자하는 ETF라도 그 운용 방법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 서비스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원유 ETF 가운데 USO ETF와 USL ETF를 보자.

두 ETF는 모두 NYMEX(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WTI(美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에 투자한다. 그러나 만기가 가까운 선물에 투자하는 USO와 만기가 각기 다른 선물에 골고루 투자하는 USL은 투자 성과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성공하는 ETF 투자자가 되려면 이러한 작은 차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DIY 포트폴리오 도우미 툴도 있어

미국처럼 ETF를 통한 Do it yourself(DIY: 직접 하기) 문화가 발달한 곳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웹사이트를 통해 일정한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ETF 포트폴리오를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구성해주는 서비스라든가, 모멘텀(상승 요인)이나 위험 요인을 이용한 포트폴리오를 판매하는 서비스도 있다. 미국의 주요 금융 관련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이러한 포트폴리오 구성 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자신의 감각만 믿고 투자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정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는 아직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지만 곧 투자자들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본질은 ‘투명하고 저렴한 금융 서비스’

명확한 성과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높은 보수를 요구하는 기존 펀드와 달리, 투명하고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ETF의 본질이다. 비록 국내에서는 법 규정 미비로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신종 ETF들이 아직 출시되지 못했지만 곧 선보이게 될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신종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많은 운용사들이 신종 ETF 비즈니스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ETF의 본질적인 특성에 대해 깊이 연구하지도 않고 대충 기존 ETF들과 비슷하게 만들려는 곳도 있다. 투자자들은 ETF가 투자하는 기초자산이 무엇인지, 운용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운용하는 운용사가 경험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지 명확히 파악한 후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 자신의 자산을 지켜나가고 불려가는 DIY ETF 투자자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