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누가 물어도 그는 한 번도 막힘이 없다

등 뒤에 실린 짐으로

그는 길을 잃지 않았다

짐은 성가신 존재가 아니라

따뜻한 국이고 포근한 잠자리,

어여쁜 아내의 웃음이다

그는 짐 진 인생을 사랑할 줄 안다

가야 할 길이 있는 오늘

달리는 그는

짐이 있어 넘어지지 않는다  

5월12일 퇴계로 광희빌딩 앞을 지나는 퀵서비스 배달원.

글: 변형주·사진: 김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