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시장이 불황이라고요? 천만의 말씀”

불황으로 표정이 어두운 대부분의 기업인들과 달리 복지 전문기업 이지웰페어(www.ezwel.com) 김상용(40) 대표의 표정은 밝다. 아니, 금세라도 터져 나올듯한 웃음을 애써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 상반기에 이지웰페어는 놀라운 매출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5월말 현재 이지웰페어를 통해 거래된 금액이 460억원으로 작년 동기 260억원에 비해 77%가 늘어난 것이다. 거래가 늘면 이지웰페어의 수입 수수료(거래금액의 28% 안팎, 사실상 매출액)가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지윌페어는 ‘선택적 복지제도’로 대기업 및 정부기관의 복지 시장을 ‘장악한’ 업계 리더다. 선택적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공기업 및 민간기업의 임직원 130만 명 중 50%인 65만 명이 이지웰페어를 통해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지웰페어가 대행해서 운영하는 이들 기업의 복지 예산이 3500억여원에 달한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맞춤형’ 혹은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라고도 부른다. 다양한 메뉴를 갖춘 뷔페식당에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골라 먹듯이 임직원들이 건강 관리, 자기 계발, 여가 활동, 가정 친화 등 다양한 복지 메뉴를 자신이 선택해 사용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지웰페어가 운영하는 복지 항목은 60개로 이중 도서 구입, 학원 수강 등 40여 개 항목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2002년 조선호텔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한국IBM의 첨단 복지 시스템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이듬해 이지웰페어를 세웠다.

“당시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학자금 및 건강검진 지원 등 일방적이고 단순한 복지 지원만 했지만, 한국IBM은 일찍 맞춤형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연구원 사람들을 만나보니 앞으로 그런 시스템으로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다 싶어 회사를 만들었죠.”

김 대표의 예측은 적중했다. 김 대표가 회사를 설립한 그해(2003년) 경찰청 등 3개 기관이 시범적으로 맞춤형 복지제도를 시행하더니 2005년부터는 모든 행정부 소속기관으로 확대했다. 현재 이지웰페어를 통해 맞춤형 복지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은 LG전자, 태평양, 우리은행, 서울시 등 300여 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지웰페어를 통한 거래 규모는 2007년 326억원(수입수수료 92억원), 2008년 608억원(171억원)으로 매년 파격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올해도 829억원(263억원)으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김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핵심 복지 항목은 지속 운영하고 있고, 민간기업들이 맞춤형 복지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2013년엔 위탁복지 시장이 2조원 규모에 이를 겁니다.”

현재 복지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지웰페어를 필두로 이제너두, 베네피아, 네티웰 등이 있고, 카드사, 유통회사(롯데닷컴) 등이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이지웰페어는 6월1일, 업계로는 처음으로 휴대전화로도 복지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복지 시스템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는 기업들의 임직원만이 아닌 고객, 협력사, 주주,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한 ‘파트너 복지 사업’도 본격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2011년 상반기엔 기업공개(상장)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