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가격 상승률 베스트 100
의정부 장암2단지 주공아파트 1위
상승률 155.8%… 7750만원짜리
3년새 1억9750만원으로 급등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장암2단지 주공아파트. 장암2단지는 56~82.64㎡의 1661세대가 거주하는 대규모 단지다. 상승률은 156%를 기록했다. 82.64㎡형의 경우 2006년 8월 7750만원에서 2009년 8월 1억9750만원으로 급등했다.
이 단지는 수락산과 중랑천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가 가까워 주변 지역 간 이동이 편리하다. 김명규(68)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은 “사통팔달의 교통환경으로 서울과 무척 가깝다”며 “서울과 의정부 경계선상에 있기 때문에 노원구나 군자, 강남 지역으로 출퇴근할 경우 이만한 단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요. 또 중랑천의 자전거·산책로가 서울 도봉구를 지나 한강까지 연결돼 있어서, 자전거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만입니다.”
2위는 155.3%의 상승률을 기록한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현대아파트가 차지했다. 84.97㎡형의 가격이 2006년 8월 8650만원에서 올해 2억원으로 뛰었다. 2007년 말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들어선 경원선 덕계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서울과 멀리 떨어진 데다 교통마저 불편해서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 현대아파트는 84.97㎡, 95.86㎡형 350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 아파트에서 12년째 살고 있는 황희정(48) 부녀회장은 “전철이 개통된 이후 서울 신촌까지 2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1시간20여 분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입주한 이후 9년 동안 한 번도 오르지 않던 집값이 2006년부터 뛰기 시작했어요. 큰 도로에서 떨어져 있고, 주위가 논으로 둘러싸여 있어 여름이면 개구리 소리가 정겨울 정도예요. 아파트이지만 전원생활을 즐기듯이 살 수 있는 곳입니다.”
향후 가격 상승 요인도 충분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단지 인근에 옥정·회천지구 등 양주신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라며 “아파트 단지 주변은 상업지구로, 논밭이 있는 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추가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3위·7위·10위에 오른 삼환아파트, 추동아파트, 신성·벽산아파트는 의정부시 신곡동에 몰려 있다. 삼환아파트 72.7㎡형의 경우 6250만원에서 3년 만에 1억5000만원으로 2.4배로 급등했다. 신곡동 삼환공인중개사의 이강수씨(46)는 “의정부 뉴타운 및 재개발 지구 선정으로 인해 인근 아파트 가격이 다함께 상승했다”며 “2007년 한창 때는 한 달에 1000만원씩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도 높습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대부분의 거주자들이 마을버스나 시내버스 등으로 의정부역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거든요. 그동안 불편한 교통이 아파트 가격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지요.”
지하철 1호선의 연장 개통으로 의정부·서울 강북 지역과 이어지는 동두천시의 가격 상승률도 강세를 보였다. 5위에 오른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주공생연아파트는 인근에 중앙역이 들어서면서 덕을 본 케이스. 이 아파트 53.4㎡형은 2006년 8월 4650만원에서 올 7월 1억750만원으로 올랐다.
이 단지의 입주자대표인 장정웅씨(66)는 “지하철 개통으로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완공된 지 25년이 지났고, 5층짜리 저층 아파트이지만 300세대 중 3분의 2 정도가 서울 등 외지인이 투자해 월세를 주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하나도 없어
가격 상승률 상위 100위 이내에는 서울 강북 지역 38개 아파트 단지가 포진했다(아래 그래픽 참조). 이 가운데 27개 단지가 노원구에 소재한다. 반면 강남 지역은 한 개도 포함되지 않았다. 인천은 서구 3개, 계양구 2개로 총 5개 단지가 포함됐다.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경기도 용인시 소재 아파트로 3년간 약 25%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최근 3년간 300세대 이상 수도권 아파트의 단순 연평균 상승률은 최저 -8%, 최고 52%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대규모 단지의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8월 서울 300세대 이상 전체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이 1382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위 50위권 아파트의 2006년 8월 3.3㎡당 평균 가격은 571만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아파트의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규모는 전체 아파트의 단지당 평균 세대수가 840세대였던 것에 반해, 가격 상승률 상위 50위권 아파트의 평균 세대수는 1270세대에 달해 대규모 단지의 수익률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수요자 위주의 서울 강북·경기 북부 지역 가격 상승

경기 북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서울 강북 지역 가격 상승과 뉴타운 등으로 인해 주변 저가 지역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고, 2007년 이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완전 개통 등으로 인한 주거환경 개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었던 경기 남부 지역은 50위 안에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가격 상승률 상위 10위 아파트의 가격 상승 요인은 ‘위치’, ‘교통 여건’ 등으로 그동안 아파트 시장의 불문율이 그대로 적용됐다.
국내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위치’. 지하철·도로망 신설은 아파트 가격에 일대 변화를 줄 만큼 획기적인 재료였다. 특히 수도권 일대에서는 지하철역과의 근접성이 아파트 가격을 좌우했다. 지하철, 도로망 등을 이유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락 하는 것은 교통 여건에 따라 부동산 입지 조건 자체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 아파트 가격이 뛴 것도 바로 ‘길(도로·전철)' 때문이다. 2006년 말 개통된 경원선 복선전철은 의정부 지역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복선전철 개통으로 서울 출퇴근이 한결 쉬워진 데다 최근에는 의정부 지역을 관통하는 경전철 공사가 한창이다. 2007년 개통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최대 수혜지역이 바로 의정부라는 점도 ‘길’이 집값 상승을 견인한 호재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특히 강북에서 한강 조망권 가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강북은 한강 조망권이 자연스레 ‘남쪽’으로 형성된 반면 강남에서는 ‘북쪽’을 향하기 때문.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지역은 용산구. 특히 서울 지역에서 한강 조망권이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 받는 용산구 이촌동 지역은 조망권에다 개발 호재까지 겹쳐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2 서울·인천 가격 상승률 상위 아파트 분석
서울은 북고남저 현상 뚜렷
인천은 재개발 ‘약발 발휘’
서울 지역 가격 상승률 50위 중 높은 상승률을 보인 단지를 살펴보면 ‘북고남저’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은 상위 50위권의 모든 단지가 강북에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 32개, 도봉구 12개, 강북구 2개 단지로 이른바 강북 3구 ‘노도강’의 46개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용산구 3개, 강서구 1개 단지 등이 포함됐다.
이는 2006년부터 시작된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규제 및 부동산 세제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권은 침체된 반면, 규제에 따른 영향이 적고 재개발 호재 및 이주 수요 등이 있었던 강북권이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낸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 지역 가격 상승률 1위 단지는 용산구 이촌동 북한강아파트로 139%의 상승률을 보였다. 1위와 5위(이촌동 대림아파트)를 용산구가 차지함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용산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로 인한 것이다. 일명 ‘드림 허브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총 28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 코레일이 소유한 용산 철도기지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합쳐 150층(620m) 높이의 랜드마크타워를 비롯한 국제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 사업은 북한강·대림아파트 주민의 반발로 사업 진행이 난관을 겪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부동산 중개업을 한 김기진씨(53)는 “한강 르네상스와 용산 국제업무지구를 통합 개발하기로 해 가격이 껑충 뛰었지만 서울시가 매매 거래를 중지시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말했다.
인천시의 가격 상승률 상위 20위권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 되고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계양구와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각각 9개, 7개가 포함돼 인천 지역의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인천 지역의 3년간 가격 상승률은 평균 44.3%로 나타나, 서울 20.5%, 경기도 17.9%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인천 내 아파트 단지 중 수도권 전체에서 가격 상승률 100위 안에 드는 지역은 5곳에 불과했으나 인천 지역 전역에 걸쳐 재개발 및 각종 개발 사업 등이 진행되는 것을 반영해 전체 지역이 비교적 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수도권 아파트 현시세 기준 가격 상위 100 분석
서울 강남 개포 주공1단지
3.3㎡ 당 6838만원으로 최고가

2006년 8월 이후 상승률과 병행해 현재 시점에 고평가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분석을 위해 2009년 7월 현재 시점의 수도권 지역 단지별 3.3㎡당 가격 수준을 살펴봤다.
수도권 지역의 상위 100위 단지에 대한 분석 결과, 서울 94개, 경기도 6개의 단지가 포함돼 가격이 높은 대부분의 아파트가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94개 단지 가운데 87개가 강남 지역에 분포했으며, 경기도에서는 과천시의 6개 단지가 포함됐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 강남 지역과 경기 남부 지역 등, 전통적인 강세 지역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분석 대상 단지 중 가장 높은 가격을 나타낸 단지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개포1차 지구(주공1단지) 아파트였다. 특히 상위 100위 중 37개의 아파트가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로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격 상위 50개 단지 중 강남구 34개를 포함한 47개 단지가 강남 지역에 소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 지역의 3개 단지는 모두 용산구에 소재했다. 총 50개의 단지에서 재건축 단지가 22개를 차지해,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10위권에서 삼성동 IPARK 아파트(5위)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차(9위), 6차(10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건축 아파트였다. 재건축·재개발이 영원한 아파트 투자 테마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서울 강남구와 도봉·은평구 아파트 가격이 거의 세 배 차이가 났다. 강남구의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가 3.3㎡당 3159만원, 도봉·은평구는 1086만원으로 2.9배 차이가 났다. 강남구의 아파트 한 채를 팔면 도봉·은평구에서 세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지난 3년간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경기도 동두천(3.3㎡당 556만원)과는 2600여만원 차이가 난다. 동두천의 집 여섯 채를 팔아야 강남에 겨우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

나찬휘 KB국민은행연구소 부동산LAB 팀장은 “2006년 8월 이후 최근 3년간의 아파트 가격은 급등기(2006년), 안정기(2007년), 침체기(2008년) 및 회복기(2009년)를 모두 거치면서 가격 등락의 폭도 컸으며, 지역적 차별화도 심화되는 특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에는 주택 가격 상승이 시장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 반면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차이는 물론, 동일 시 단위 내에서도 수요 공급 불일치, 개발 호재, 세제 및 각종 정책의 영향을 받는 대상 지역에 따라 가격 변동의 모습이 크게 차별화 되고 있다.
시기별로 보면 가격 안정기(2007년 이후)에는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들은 소폭 하락 또는 침체하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그 동안 소외됐던 한강 이북에 위치한 서울 강북 및 경기 북부 지역이 급등했다. 또 가격 회복기(2009년)에는 그 동안 하락했던 강남권이 급등한 반면, 한강 이북 지역은 침체가 지속되거나 느린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들은 인터넷 등의 발전에 따라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제반 여건에 수요자들이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상승 요인이 많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 경기도 아파트 현시세 기준 가격 상위 50위 분석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아파트 3.3㎡ 당 4808만원 기록
경기도의 상위 50위에 해당하는 단지는 7개 시에 집중됐다. 성남시와 과천시에 각각 27개, 10개 단지가 소재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과천시는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가 모두 10개인데 경기도 내에서 가장 가격이 높게 나타난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아파트를 포함해 상위 1위부터 6위 단지를 싹쓸이했다. 또 10개 단지 모두 경기도 상위 50위권에 포함돼 있어 도내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의 3.3㎡당 평균 가격에서는 경기도 과천시(3237만원)가 서울 강남구(3159만원)보다 오히려 높았다.
성남시는 300세대 이상 전체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이 1516만원으로 과천시보다는 낮지만 50위권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27개 단지가 포진하면서 분당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고가 아파트 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광명시와 안양시가 각각 6개 단지와 4개 단지가 포함됐으며, 안산·용인·고양시도 각각 1개 단지씩 포함됐다.
경기도에서는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천시와 안성시(3.3㎡당 403만원)를 비교해볼 때 2834만원까지 벌어져 안성시의 집 여덟 채가 있어야 과천 재건축 단지에 집을 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