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나일은 어떻게 다이아몬드를 인터넷으로 팔 수 있을까?
최고경영자들에게 e-비즈니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기회가 된다.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는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업체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고객을 개척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약혼, 결혼식 다이아몬드반지를 인터넷으로 구매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MBA학생들을 포함해 상당수의 사람들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전통적으로 럭셔리한 제품들과 전자상거래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왜 다이아몬드반지의 인터넷 거래에 대해 회의적일까?
이 질문에 대해 미처 대답을 하기 전에 놀랍게도 인터넷을 통해 성공적으로 다이아몬드반지 등 보석류를 거래하는 회사가 있다고 한다. 블루나일이다. 이 회사는 1999년 다이아몬드라는 기업을 인수해 ‘블루나일(Bule Nile)’로 개명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 닷컴 회사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도를 제외하고는 매우 놀라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7년에는 3억19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전자상거래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래 수많은 닷컴들이 기존 상품의 온라인 거래를 시도했다. 하지만 닷컴 버블 붕괴는 이러한 온라인 거래가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전자상거래(e-비즈니스)의 막연했던 환상이 무너진 지 오래다.
온라인 채널의 특성을 살려야
그렇다면 블루나일은 다른 닷컴들과 달리 어떻게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우선 이러한 물음에 답하려면 왜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반지의 온라인 거래에 회의적일까에 답해야 한다. 지금까지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에는 많은 다양한 채널이 활용되어 왔다. <그림 1>에서 보듯 비즈니스가 활용하는 유통채널은 크게 두 개의 특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객에 대한 설득력(정보의 윤택성)과 고객 도달의 용이성(채널의 고객당 접근비용)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채널인 본사 영업사원의 경우 고객에 대한 개별 서비스와 보다 개인화된 정보와 기술정보 등을 통하므로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이 채널의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 약점이다. 한마디로 고객의 도달성이 떨어지는 채널이다.
반면 신문이나 TV를 통한 대중적 채널은 그 반대인 대척점에 있다. 고객당 접근비용이 매우 낮으나 일방적인 메시지로 인해 고객 설득력은 매우 저조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어떤 채널을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채널을 선택하는 기준은 당연히 팔고자 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과연 얼마나 많은 설득이 필요하며, 그 비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설득이 필요한 상품에는 설득력이 큰 채널이 가동돼야 한다. 많은 설득이 필요한 상품(이를 고관여 상품이라고 한다)이란 고객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상품이다. 즉, 자신이 사고자하는 상품이 제값을 주고 사는 것이며,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한 확신이 잘 서지 않는 상품이 이에 속한다. 이는 기술적 복잡성과는 별개의 것이다. 컴퓨터가 처음 도입됐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컴퓨터는 어려운 상품이었다. 기업들은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전시장을 만들고 판매사원을 투입해 설득하고 중앙처리장치(CPU)가 무엇인지, 주메모리는 얼마나 돼야하는지를 설명해야 물건을 팔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그런 설득 과정이 필요 없어졌다. 고객들은 컴퓨터의 사양을 주저 없이 스스로 결정한다.
이때 델컴퓨터가 전화를 이용한 직접 판매 방식을 들고 나와서, 즉 비용이 훨씬 싼 채널을 활용해 기존 시장을 흔들게 된다. 컴퓨터의 사양은 나날이 더 복잡해졌지만 고객 인식상의 복잡성은 현저히 줄어든 이유다.
온라인 채널의 특성은 기존 채널과는 달리 설득력과 도달성의 모순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매우 설득력이 있는 채널이 될 수 있는 동시에 고객의 도달성도 웹페이지의 주소만 잘 알린다면 텔레비전이나 신문 매체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다. 그 이유는 온라인 채널은 텔레비전이나 신문광고와는 달리 시간이나 공간의 장애가 없는 경제적인 채널이기 때문이다.
블루나일은 다이아몬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이러한 매체의 특성을 활용한다. 문제는 다이아몬드가 고관여 상품이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닌 어떤 고객도 다이아몬드의 선택에 자신이 없다. 따라서 고객은 이름 있는 보석매장과 품질보증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다. 블루나일은 이 복잡성이 사실은 독과점적 다이아몬드 사업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교육함으로써 기존의 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파괴하고자 했다. 블루나일의 웹페이지에는 고객의 다이아몬드 선택기준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교육센터가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다이아몬드를 샴푸나 자동차와 같이 고객의 선택 상품, 저관여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블루나일의 초기 고객 중에는 유럽에서 약혼반지를 주문하고 뉴욕으로 약혼여행을 가서 상품을 수령해 가는 고객들도 있었다. 그래도 그 가격이 유럽 현지에서 반지를 구입하는 총 비용보다 적게 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온라인 채널의 글로벌 도달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고객가치 명확히 설정
고객이 다이아몬드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은 온라인 거래의 필수조건일 뿐이다. 그렇다면 충분조건은 무엇인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기존 시장 지배자의 방어벽을 무너뜨리고 시장 진입에 성공하려면 최소한 30% 이상의 비용 우위를 가져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즉, 약간의 차이만으로 기존의 지배자를 공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경고다. 초기의 닷컴들이 실패한 주요한 이유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일 수 있다. 온라인 거래의 편리성, 시간 절약 등의 막연하거나 사소한 가치만을 갖고 오프라인 강자들에게 무모한 도전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블루나일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다이아몬드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하여 오프라인상의 다이아몬드 상점들보다 평균 30%에서 40% 낮은 가격으로 다이아몬드를 공급하고 있다.
블루나일은 <그림 2>에서 보듯이 1200달러에 생산된 1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이 몇 단계의 유통단계를 거쳐서 7080달러짜리로 돌변하는 것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보석세공업자와의 직거래로 유통단계를 단축해 같은 품질의 상품을 4733달러에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회사는 유통단계의 단축만으로 이러한 가격 인하가 가능했을까? 정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이들은 온라인 거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피터 드러커 교수가 말한 ‘마의 30%’를 훨씬 상회하는 비용 우위를 창출한다. 그것은 온라인 거래가 가상재고에 의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실물 없이 온라인 카탈로그에 의한 거래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주문과 동시에 대금을 미리 받고 지불하기 때문에 재고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기업의 운용주기 (Operation Cycle)를 단축하는 이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거래는 반품이 생기지 않는다면 채권회수 기간이 없는 거래다.
블루나일은 델컴퓨터를 모방해 주문제작 방식으로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의 재고비용을 완전히 없앴다. 이러한 비용 우위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본질적 특성을 이용한 가치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를 고객과 나눔으로써, 즉 고객들에게 기존 경쟁자들보다 40% 이상 저렴하게 상품을 제공하여 고성장을 지속하고 이익 창출에 성공하고 있다.
기존 경쟁자의 보복에 대비해야
많은 닷컴들이 시장 진입 후에 몰락한 것은 기존 경쟁자들의 보복에 대한 방어 전략이 부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블루나일은 자신과 거래하는 세공업자들을 기존의 거대 보석상들이 회피하는 전략으로 무자비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블루나일은 우선 자신의 거래 파트너의 실명을 절대 공개하지 않고 암호화해 적극적으로 보호하며 기존 업체들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
블루나일은 다이아몬드반지에서 시작한 사업을 다른 예물로 확대하고 해외 법인의 확장으로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기존의 경쟁자들은 아직 오프라인 매장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블루나일에 대응하는 가격정책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나일의 성장세가 지속되어 보석류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는 큰 의문으로 남는다.
tip KAIST EMBA
KAIST Executive MBA는 KAIST 경영대학원이 2004년 개설한 주말 학위과정이다. 이 과정은 실무 경력 10년 이상의 핵심 중견관리자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학업을 병행하고 학습한 내용을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업은 실무경험과 사례 및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미국 Columbia Business School과 유럽의 IE Business School이 Executive MBA의 파트너 학교다. KAIST Executive MBA 2010학년도 입학전형은 10월7일(수)~20일(화) 원서접수와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약력
1983년 서울대 산업공학 학사
1985년 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석사
1990년 신도리코 전산실장 및 신규사업팀장
1994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 경영학 박사
2001년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2008년 KAIST 테크노MBA&IMBA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