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와 궤적 나란히 하며 성장
아파트,홰외 플랜트 사업 분야 두각
대림산업의 모태는 고 이재준 창업주가 1939년 10월 경인선철도 부평역 앞 허허벌판에 한 초가를 매입해 문을 연 ‘부림상회’다. 목재업을 하던 부림상회는 1947년 회사명을 대림산업주식회사로 바꾸고 한계에 다다른 목재업에서 일제 강점기 동안 늦춰진 조국 근대화를 위한 건설업으로 주 업종을 전환했다. 이때부터 대림산업의 건설명가로서의 삶이 시작됐고 이를 계기로 흥화공업, 삼환기업, 중앙건설, 극동건설, 현대건설, 남광토건 등이 연달아 설립됐다.
6?5전쟁의 참화와 휴전, 파괴된 국토의 회복을 위한 처절한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대림산업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건설사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갔고, 2009년 드디어 고희의 나이가 되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업 유일 1955년부터 연속 100대 기업
국내 건설사들의 종합 성적표에 해당하는 시공순위가 발표되는 매년 8월이 되면 대한건설협회 사이트는 물론 각종 온겳의조瓚括?건설사들의 순위를 확인하기 위한 클릭과 눈길이 분주해진다.
1962년 시공능력평가제도가 생긴 이래 47년간 연속으로 10대 건설사에 속하였고 관련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1955년부터 54년간 ‘한국의 100대 기업’에 줄곧 포함되어 온 대림산업의 저력은 단순히 선구자에 대한 전관예우가 아닌 탁월한 능력과 그 능력 속에 꽃피운 각종의 결과물들에서 비롯됐다.
전국 팔도 어느 곳이든 대림산업의 피와 땀이 흐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대림산업은 숱한 국내외 위기 속에서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왔고, 비록 지금은 ‘만년 5위’라는 힐난을 받고 있지만 부침을 거듭하는 다른 건설사들과는 달리 관련업계의 청송(靑松)처럼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건설업은 경기 부침에 기복이 심한 업종이다. 한때 명성을 날리던 기업들이 한 번의 실수로 추락, 부도를 맞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명멸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칠순’의 값진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6?5전쟁, 석유파동, IMF 위기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갔다. 특히 IMF 직후 대림산업은 LG칼텍스 주식 등 보유자산 매각, 서울증권을 통한 해외자본 유치, 한화와의 석유화학 빅딜 등을 통해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뤄냈다. 대주주인 이준용 회장은 회사 납입 자본금 1865억원의 18% 수준인 333억원 상당의 주식 및 부동산을 회사에 무상으로 쾌척해 평소 지론인 투명 경영, 공개 경영의 모범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대림산업이 10월10일, 70주년을 맞이한다. 이 뿌리는 변화와 신뢰 경영이다.
대림산업은 창사 이래 건설 부문에 역량을 집결하고 특화시켜왔다. 그런 만큼 한 우물 속에서 정체되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변화의 역사는 최초라는 수식어로 대변될 수 있다. 유난히 많은 ‘1호’ 기록은 대림산업의 변화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드러낸다. 1966년 베트남 라치기아 항만항타 공사를 수주해 건설 부문 외화 획득 1호 기업이 됐다. 1973년에는 사우디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로 중동에 첫 번째로 진출했다. 쿠웨이트와 이란에도 제일 먼저 입성했다. 197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유공사 수주도 아프리카 진출 1호다. 1980년 건설기술연구소 설립도 국내 건설사 가운데는 처음이었다.
대중에게 건설업을 친숙하게 만든 브랜드 아파트 역시 대림산업이 만든 e-편한세상이 최초다. 브랜드 아파트 광고 또한 선발주자로 전파를 탔다. e-편한세상은 아파트 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변해온 상황에 맞춰 차별화된 고객만족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적인 조경설계와 초고속인터넷 커뮤니티 도입을 테마로 한 건설업계 최초의 본격 브랜드 아파트라 할 수 있는 용인보정 e-편한세상을 공급했다.
이후 2003년 업계 최초로 입주민 청소를 대신해주는 오렌지 서비스 실시, 국내 첫 에너지 고효율화 아파트 개발, 최초의 아파트 입면 디자인에 대한 미술 저작권 등록 등을 적용하며 초고속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에코프로젝트를 내세운 건강 아파트, 품질과 실용에 기반을 둔 친환경 아파트로 변신을 거듭했다. 이는 가격 상승률 1위, 9년 연속 아파트 인지도 1위, 9년 연속 살기 좋은 아파트 수상, 2006년 국가고객만족도 1위 수상 등을 통해 건설업계 최고의 브랜드 아파트로 우뚝 섰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작년 5월부터는 입주민들이 보육시설,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로하스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실시하는 등 e-편한세상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저탄소·녹색성장이 국가적인 화두로 등장하기 이전인 2004년부터 e-편한세상은 친환경겴嚮〕恪?아파트 건설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대림산업이 집중하고 있는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한도로 낮춘 ‘에코 3리터 하우스’는 바로 친환경 저에너지 미래주택을 말한다. 현재 에너지 효율 1등급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냉난방 에너지 30% 절약형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데 오는 2012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에너지 소비 제로는 물론 오히려 생산된 전력을 되팔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큰 손실 불구 공기 지킨 약속, 24개국 진출 글로벌 기업 밑거름
2007년 들어 주택 시장이 침체를 맞았지만 대림산업은 ‘찬란한’ 해외 실적을 통해 국내의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사우디, 이란, 필리핀 등지에서 수주한 해외 공사 금액이 2008년 한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35억달러의 실적을 이루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이 기간 중 단연 돋보이는 해외 플랜트 공사는 2003년에 시작한 이란 아살루예 지역에 건설한 13억달러짜리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건설공사다. 토목 부문에서도 2001년에 8년여에 걸쳐 준공된 이란 카룬 댐을 준공했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강댐의 10배 크기이며 발전용량 200만 킬로와트, 댐 높이 55층 빌딩 높이인 177m로 이란 역사상 최대의 토목공사였다.
이 같이 대림산업이 해외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밑거름은 뭘까. 초기 해외 진출 때부터 단순 토목 건축공사보다 석유화학 및 가스 프로젝트 발전소 등에 주로 참여해 ‘플랜트 건설=대림’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이보다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신뢰 경영이 더 크게 다가온다.
전쟁이 발발돼 막대한 손해를 입었음에도 공기를 지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란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8년 6월30일, 대림산업이 시공 중인 이란의 캉간 가스정유공장에 이라크 공군이 공습, 순식간에 공사현장은 화염에 휩싸인 채 잿더미로 변하며 현장 근로자 13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다쳤다. 대림산업은 당시 책임소재와 상관없이 근로자들을 신속히 본국으로 철수시키고 보상을 마무리하는 등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정도를 보여줬다.
특히 회사의 상당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 발주처와의 약속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결국 예정대로 공사를 끝마쳤다.
당시 현장을 사수한 대림산업의 판단은 이란 정부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게 되는 계기가 되어 그후 이란 내 주요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 더욱이 국제 사회에서도 신뢰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러한 신뢰에 바탕을 둔 대림산업의 경영방침은 세계 24개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 밑바탕이다. 국내에서도 위기에 직면한 대림산업의 대응은 다르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1986년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화재사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철저히 잘못을 시인하고 일체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기존 자재보다 훨씬 더 화재에 강한 자재를 선택해 시공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와 인상을 남겼다. 이는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거시적으로 더 크게 보고 멀리 가야 한다는 부림상회 시절부터의 경영 체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해대교, 이순신대교 등 초장대 해양 특수교량 부문 넘버원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급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특수교량 부문에서, 2000년대 들어 세계 10대 해상교량으로 손꼽혔던 서해대교, 국내 최장 해상교량인 광안대교, 국내 최초의 강사장교인 돌산대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1위에 랭크된 삼천포대교 등을 건설했다. 또한 기념비적인 해상교량 중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3위의 현수교인 이순신대교와 국내 두 번째 현수교가 될 적금대교의 건설공사를 주관하고 있으며, 국내 1, 2위 규모의 사장교로 건설 중인 인천대교와 거가대교에도 비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순신대교는 20세기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금문교(경간장 1280m)의 중앙 경간장보다 265m나 더 길게 시공 중이며 2012년 준공 이후에는 우리나라 토목사를 다시 쓸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이 서해대교, 삼천포대교, 이순신대교 등 초장대 해양 특수교량 부문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최초로 우물통 기초공법 등을 고안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 밸류, 베터 라이프(Best Value, Better Life)’를 다가올 100년을 위한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는 대림산업의 행보는 단순히 부수고 짓는 일꾼의 이미지에서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는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차세대 성장의 주역 이미지로의 변신을 꾀하는 데 맞춰져 있다.
그런 점에서 ‘70년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이라는 창립 70주년 슬로건은 다가올 100년을 기다리기보다 100년을 앞지르는 성장 동력을 70년간 쌓아온 내공과 혜안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도 더 빨리 그리고 더 뛰어나게 나아가기 위해 불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서슴지 않는 대림산업의 최근 행보는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미래 성장을 위한 많은 내부적인 움직임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tip 대림산업 약사
1939년 10월 수암 이재준 창업자 부림상회 설립
1947년 대림산업주식회사로 사명 변경
1966년 해외 건설 외화 획득 제1호 기업
1973년 중동 진출 1호(사우디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
1975년 아프리카 진출 1호(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유공장 공사)
1980년 국내 최초 건설기술연구소 설립
1984년 해외 건설 50억불탑 수상
1999년 대림엔지니어링 합병
2000년 e-편한세상 브랜드 런칭
2008년 국내 최초 30% 냉난방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 공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