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투자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이나 시기를 고민하기보다 꾸준히 자산을 재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 성향을 고려한 효과적인 자산 재분배(리밸런싱) 방법을 알아본다.

‘언제’ 투자 했느냐 보다

‘어떻게’ 배분 했느냐 중요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우리는 값비싼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특정 자산에 올인하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합리적인 자산 배분과 정기적인 리밸런싱(재분배) 원칙을 지켜야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기간을 거치는 동안 자산 재분배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실제 사례를 비교해 보자.

2007년 1월부터 1억원을 3년간 투자하여 정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한 중소기업 이 부장의 성공사례와 수익률에 대한 이성적이지 못한 판단으로 투자 상품에 올인한 대기업 김 과장의 실패사례를 소개한다.(<그림1> 참고)

자산 배분을 잘 한 중소기업 이 부장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원금을 지킬 수 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자산 배분으로 정기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구사한 결과, 현재 이 부장의 자산 평가금액은 1억4500만원으로 포트폴리오 수익률 45%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김 과장은 2007년 10월 차이나펀드 신드롬을 좇아 주식형 펀드에 올인한 후 리밸런싱 전략 없이 투자자산 비중을 100%로 유지한 결과 2008년 10월 기준으로 자산이 반 토막 났고, 2009년 10월 현재 자산은 9000만원으로 원금은 고사하고 포트폴리오 수익률 -10%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자산 배분에 의한 정기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구사하면 주가가 올랐을 때는 투자자산 비중을 낮추고, 반대로 주가가 빠졌을 때는 투자자산 비중을 늘린다는 투자의 원칙을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다. 위 두 사람의 사례는 합리적인 자산 배분과 정기적인 리밸런싱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 하겠다.

최적의 자산 배분을 하기 위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야 할까?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개별 투자자의 위험 수준에 적합한 과학적 방법론인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포트폴리오 이론은 1952년에 발표된 마코위츠(H.Markowitz)의 자산 배분 방법론으로, ‘두 가지 자산에 투자하면 손실률은 두 자산의 손실위험 평균보다 낮다’는 데 근거를 둔 효율적 투자선(Efficient Frontier) 분석방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그림2> 참고)

위험과 기대수익은 비례하므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X점에 위치한다고 가정해 보자. X점은 동일한 위험에서 더 높은 기대수익이 가능한 포트폴리오(Z점)와 동일한 기대수익률에서 더 낮은 위험이 가능한 포트폴리오(Y점)가 존재한다. 효율적 투자선은 바로 효율적 프론티어(A에서 B까지의 빨간색 선상)에서 Y~Z구간의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위험 수준을 변경하지 않으려 한다. 자연히 X점과 동일한 위험 수준하에서 최대의 기대수익률을 가져다주는 효율적 포트폴리오인 Z점을 최적 포트폴리오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해 실제 본인의 투자 성향에 적당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자.(<그림3> 참고)

투자 성향 따라 모델 포트폴리오 활용

자산 배분 전략을 짤 때는 개인별 위험 수용 수준을 보여주는 투자 성향과 관련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수 있다.

<그림3>에서 보듯이 2000년 1월부터 2008년 말까지 유동성(예금), 대안(원자재, 곡물 등), 채권, 주식 등 자산별 투자 수익률을 근거로 개인의 투자 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이렇게 5가지 성향으로 나눌 수 있다. (안정형은 시장금리 정도의 확정된 수익을 추구하며 원금이 보장되는 자산 배분의 성향으로, 위험 노출이 거의 없는 유동성과 예금에 100%의 비중으로 자산을 배분하므로 <그림3>에서 그래프를 생략했다.)

자산 배분에 앞서 투자자는 먼저 본인의 투자 성향을 진단하여 위 모델 포트폴리오에 맞춰 자산 배분 비중을 정한다. 이후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또는 목표 수익률이 초과됐을 때 정기적으로 자산 배분 비중을 조정하면 된다.

합리적인 자산 배분은 성공적인 투자 관리의 첫걸음이자 투자 성과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개인의 목표에 적합한 자산 배분을 통해 장기 투자하면 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운용 성과의 90% 이상이 종목 선정이나 투자의 시기 선택보다는 포트폴리오를 고려한 자산 배분에 의해 좌우되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연기금 운용 성과에 대해 1983년부터 10년간의 수익률을 조사해 보았더니 어느 종목에 투자하였는가, 언제 투자하였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자산을 배분했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졌다고 한다.

'깨지기 쉬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아주 기초적인 격언이 새삼스럽게 중요하게 다가온다.

템플턴 프랭클린의 창업자인 템플턴 경의 이야기처럼 여러 종류의 자산을 결합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분산투자에 의해 투자위험을 감소시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