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표요? 전성기의 고 정주영 회장처럼 되는 것이죠, 하하”
어울림그룹의 박동혁 대표는 젊다. 1977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33세. 그가 젊다고 비즈니스 경력이 짧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박 대표가 1996년 처음 소프트웨어 개발로 창업에 나선 때가 20세였다. 2004년엔 넷시큐어란 컴퓨터 보안업체를 인수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금까지 CEO 경력만 자그마치 14년이다.
계열사 어울림모터스의 고급 스포츠카‘스피라(Spirra)’가 8월말 유럽에서 성능 인증을 따낸 이야기를 꺼내자 이 젊은 기업인은 야심차게 말했다. “이 호랑이 같은 녀석(스피라)을 한 번이라도 타 보면 누구든 곧바로 매료될 겁니다.”
어울림 측은 스피라가 국내 유일의 ‘슈퍼카’라고 강조한다. 슈퍼카란 대개 최고속도가 시속 300㎞를 넘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일컫는 말이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부가티, 포르쉐 등이 고객의 주문을 받아 소량만 생산한다. 스피라의 새 모델인 ‘스피라 터보’는 최고속도 시속 310㎞, 출력 500마력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차체는 도어를 제외하곤 페라리의 ‘엔초’처럼 모두 탄소섬유로 만들어 충격에 강하다. 그러나 이런 고성능 사양에도 불구하고 스피라는 현재 국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박 대표는 그 사정에 대해 “해외 인증보다 국내 인증이 더 까다롭다”며 “연간 300대를 수작업으로 주문 생산하는 소형 자동차업체로서 충돌실험에 쓸 차량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전망이다. 박 대표는 “다행히 지금은 16만 킬로미터 주행에 따른 배출가스 측정 절차만 남아, 빠르면 올해 12월 중으로 인증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스피라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피라는 이미 해외에서 약 250건의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연간 3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어울림모터스로선 거의 한 해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박 대표는 “내후년까지 1000여 건의 판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전망을 더욱 낙관했다. 스피라 터보의 대당 가격은 1억3000만원. 고가 차종으로 볼 수 있지만 아예 범접하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성향이 스포츠카보다는 중형 세단으로 많이 기울어 있는 만큼, 스피라의 주요 판매처는 당분간 해외가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스피라의 경쟁력으로 가격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포르쉐의 카레라GT 같은 슈퍼카들이 6억~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점을 감안하면 스피라는 성능 대비 가장 저렴한 차”라는 것. 그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야무졌다. 스피라가 소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슈퍼카를 대중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