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 개발•상용화 실력 발휘
국내외 대기업서 제휴 ‘러브콜’
텔레비트는 진주 연암공대 창업 동아리(비트 1010) 학생들이 지난 2004년 설립한 무선원격제어 시스템 개발업체다. 재학생 6명과 졸업생 5명이 꾸려나가고 있으며 권성갑(50) 지도교수가 실질적인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창업 동아리가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취업을 위한 한줄 경력에 그치는 반면 텔레비트는 기술 하나로 창업에 성공, 지금까지 개발한 제품 3000여 대를 국내에 보급했으며 지난해부터는 한국전력공사에도 납품중이다. 매년 10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내년 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떤 기술이 텔레비트를 생존한 1%의 벤처기업 반열에 오르게 했을까? M2M(Mobile to machine: 모바일 대 기계)과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이 접목된 무선원격제어 시스템(제품명: 지킴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쉽게 말해 화재, 도난, 재난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지킴이에 내장된 휴대전화가 동영상 촬영과 함께 입력된 3개의 전화번호에 차례로 전화를 걸어 위기상황을 생중계하는 형식이다. 비쌀 것 같지만 가격이 해외 제품의 5% 수준인 100만원 정도다. 폐휴대전화를 활용해 제품 단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폐휴대전화는 2004년부터 KT와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매년 1600만 대에 이르는 신제품이 생산되면서 발생하는 폐휴대전화는 환경오염, 자원 낭비 및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외화 유출을 초래한다. 이런 가운데 폐휴대전화를 이용, 그린 IT기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킴이로 전선도둑 잡아
텔레비트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창업대전에서 1위를 하면서부터다.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들을 제치고 지방 전문대학 학생들이 최고상인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농가, 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 소외층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시설하우스에 화재, 저온, 열풍기 고장, 침입 등 이상이 발생했을 때 지킴이가 주인에게 곧장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을 알려주기 때문에 재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권성갑 교수는 “시설하우스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농작물이 해를 입기 때문에 그동안 농민들은 야간에 두세 번 점검을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며 “지킴이가 출시된 후 농민들은 밤에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킴이는 2007년 구리 값 폭등으로 횡행한 전선도둑을 잡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농업용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시설하우스에 가설했던 전선이 잘려나가자 지킴이가 정전으로 인식, 주인에게 연락을 취했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서 검거한 것. 휴대전화 동영상에 범인의 얼굴이 남기 때문에 사후에도 얼마든지 검거할 수 있어 연간 20억원에 이르는 전선 도난 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빈곤 무의탁 독거노인에게 갑작스런 위기 상황 발생 시 적절한 응급구조체계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전국 사회복지기관 및 개인에 보급돼 고독사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사회복지에도 적잖게 기여하는 지킴이가 상용화 되는 데에는 권성갑 교수의 공이 컸다. 진주문화방송 경영기술국 부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권 교수는 2004년 한국방송기술대상을 차지할 만큼 해당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가르치는 동시에 상용화를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텔레비트 수상경력과 사업계획서, 그리고 지킴이 샘플을 들고 무작정 제주도에 갔어요. 제주 농협 앞에서 가판을 펼쳐 놓고 제품 홍보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농민들이 지킴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판매를 하러 간 것이 아닌데 가지고 간 샘플 다섯 세트가 전부 동이 났어요.”
이스라엘 IT 기업 카테센서와 기술제휴
작은 온도변화에도 예민한 감귤농장에서 지킴이는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제주 지역 농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제품문의가 쇄도하자 제주농협에서 정식판매를 요청했고 2007년에는 제주도 시범사업으로 시행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진주시 시범사업, 부산 대저동 지역 특화 지원사업으로 지정돼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텔레비트는 최근 이스라엘 무선센서 제조업체 카테센서(대표 데이비드)와 함께 생체재난예방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0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RFID/USD(무선센서) KOREA 2009’ 전시장에서 공식적으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기술제휴는 카테센서가 텔레비트의 권 교수에게 지킴이의 재난예방 기능에 가축의 체내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을 더한 생체재난예방 시스템을 개발하자고 제의해 이뤄졌다. 시스템에는 카테센서의 무선센서가 장착되며 24시간 가축의 체온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