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분석하는 것을 좌향분석(向)이라 하며 풍수에서 가장 혼란이 많고 시비가 많은 부분이다. 좌향을 읽는 법을 향법이라 하는데 향법에는 포태법, 삼합법, 동서사택법, 정합겫适ㅗ? 납음오행법, 정음겵ㅎ濚? 구성궁수법, 구성궁용법, 홍성오행법, 대현공법, 소현공법, 팔괘법 그리고 현공법 등 무수히 많다. 이와 같이 향법에 따라 여러 가지 이론과 주장이 분분하며 심지어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은 향법에 무속의 신(神)과 귀(鬼)마저 결부시켜 일반인으로부터 미신 취급을 받기도 하는데, 이것이 풍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조선시대 4대 고시과목 중 하나인 <명산론>의 제1편 ‘태역’을 보면
“형은 여기서 나타나고, 이치는 여기서부터 생겨났다. / 음과 양, 이것을 이기라고 일컬으며 / 수, 화, 목, 금, 토 이것을 오행이라고 말한다. / 음양과 오행의 이치를 거스르면 실패하고 / 음양과 오행의 이치를 따르면 성공한다.”
이와 같이 좌향분석은 자연법에서 음양과 오행의 이치를 이해하고 기 흐름의 조화를 맞추는 것인데 기의 성질이 고정적이냐 유동적이냐에 따라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氣)의 성질이 언제나 일정하다고 보는 이론인데 어떤 특정한 방향에서 어떤 생기(生氣)가 정해지면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언제나 그 방향의 기는 영원불멸(永遠不滅)하게 똑같은 성질의 기가 흐른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어 왔으며 그 대표적인 향법으로 포태법, 삼합법, 동서사택법 등이 있다.
또 하나의 이론은 기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천하제일의 명지와 명당도 시간이 지나면 생기를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상 묘를 명당에 썼다 하더라도 자자손손 영구히 발복(發福)을 받지는 못한다는 것이며 아무리 좋은 명지와 명당이라 하더라도 때(時)가 되지 않으면 생기를 받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이와 같이 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질이 변한다는 이론이고 최근 젊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향법이 현공법이다

땅의 기운도 때에 따라 변한다
각 향법은 나름의 이론적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있으나 필자는 고정기 이론보다는 유동기 이론이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풍수공부를 하면서 많은 실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기의 성질이 변한다는 이론은 동양철학의 근간이 되는 주역에 근원을 두고 있다. 즉, 만물은 공간과 방위와 시간에 따라 부단히 대립과 통일이 반복되면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운이 변화하는 이치를 풍수와 접목해 만든 것이 현공풍수다.
현공풍수의 이론적 체계는 선천팔괘를 체(體)로 삼고 후천팔괘를 용(用)으로 삼아 주역의 이론을 한 걸음 더 발전시켜 활용하는 것으로 낙서구궁(洛書九宮)의 이론적 기초에서 그 뜻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시기에 따라 운(運)이 변화되는데 20년을 주기로 운이 바뀐다. 운은 1운에서 9운까지 있으며 9운이 지나면 다시 1운부터 연속적으로 되풀이 된다.
1운에서 3운까지 60년간을 상원(上元)이라 하고, 4운에서 6운까지 60년간을 중원(中元)이라 하며, 7운에서 9운까지 60년간을 하원(下元)이라 한다. 이들을 총칭하여 삼원구운(三元九運)이라고 한다. 환언하면 각 운(運)은 시작년 입춘일(立春日)을 기점으로 20년을 주기로 지운(地運)이 바뀌며 방향(方向)에 따라 길흉(吉凶)도 달라진다는 것인데 1운에서 9운까지 합계 180년을 주기로 기가 반복되는 공간개념에다 동태적 시간개념이 가미되어 있다. <표>와 같이 2009년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8운에 해당되며 이 기간에는 8운을 기준으로 방위를 측정하여 분석하게 된다.
풍수에서 사용하는 나침반의 구조는 360도를 기본으로 각 15도씩, 24개의 기본방위가 나누어져 있다. 중심에 자침으로 된 바늘이 있으며 그 원을 중심으로 밖으로 나가면서 동심원으로 글자가 배열되어 있다. 배열된 동심원 글자를 중앙에서부터 ‘1층, 2층, 3층, 4층, 5층, 6층 등’이라 부른다. 현공풍수에서는 나침반 4층만을 사용하는데 이를 ‘지반정침’이라고 한다.
얼마 전 어느 건축 회사 사장이 새로 지은 본사건물에 대해 필자에게 방향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 건물은 2009년 5월에 착공되어 11월에 완공되었다. 이 건물을 나침반으로 측정해 보았더니 좌향은 축좌미향(丑坐未向; 풍수 24방향 중 하나로 360도 개념으로 보면 건물 뒤는 30도와 건물 앞은 210도에 해당)이었다. 지세를 보니 뒤는 높고 앞에는 현대적 의미의 수기(水氣)인 도로가 지나고 있어 풍수의 전형적인 전저후고(前低後高)에 해당되며 합당한 형국을 이루고 있었다. 2009년은 8운에 해당되므로 운반비성도(낙서구궁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숫자가 바뀌게 하는 것)를 8운에 맞추어 돌려보았더니 <그림>과 같이 왕산왕향(旺山旺向: 현공풍수에서 기본격국을 4국으로 나누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국)의 국(局)이 나왔으며 특별히 산성합십(山星合十; 운반비성도에 나타난 숫자 중 각 칸마다 앞의 작은 숫자와 한자로 된 수의 합이 모두 10이 되는 것)이 되어 대길(大吉) 한다는 형국이 나왔다. 그리고 향궁(向宮; 운반비성도의 앞쪽 칸), 좌궁(坐宮; 운반비성도의 뒤쪽 칸), 중궁(中宮; 운반비성도의 중앙 칸)의 숫자와 오행(五行)을 보면 2토, 5토, 8토로 구성되어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는 운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본 건물은 건축 회사로서 풍수적으로 대단히 좋은 좌향을 가졌다고 분석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