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은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블루칩 부동산이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참여정부는 2006년 분양가상한제, 원가공개 확대, 전매제한 확대 등의 정책을 내놨고, 이는 2007년부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다가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이 내림세는 거의 1년 넘게 이어졌다.
강남은 최고의 거주 지역
강남 집값 큰 폭 하락세의 원인은 무엇보다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대출 규제로 자금줄을 묶어놓은 것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더욱 심하다. 재건축도 규제 대상이다. 강남권의 경우 개발부지 부족으로 신규 주택 공급은 재건축 사업밖에 없다. 하지만 재건축 시장이 규제로 묶여 사업 진행이 중단되면서 가격 하락세로 이어졌다.
분양가상한제 영향도 적지 않다. 기존 아파트보다 싼 값에 신규 물량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판교신도시에 이어 광교신도시 등 입지 여건에서 큰 점수를 받는 신도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대기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됐다. 또한 서초구와 송파구에 대단지 아파트가 대거 입주해 물량이 많아진 것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강남권 집값은 또다시 반등할 조짐을 여전히 보이고 있다. 교통·학군·편의시설 등 인프라에서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신도시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강남권의 집값을 잠재우기는 힘들다.
강남 집값이 무한정 떨어지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영원한 규제책이 없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다. 정부의 규제책으로 떨어진 집값은 정부의 완화책으로 다시 오르게 된다. 즉 강남 집값이 떨어지면 수급 및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시 완화책을 내놓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강남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져 강북 등 주변 집값과 격차가 좁혀지게 되면 사람들이 강남으로 갈아타기를 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강북권이 재개발, 뉴타운 개발로 입지여건이 좋아지고 있지만 강남의 인프라를 따라가기 힘들다. 강남에는 편리한 교통뿐만 아니라 업무시설·편의시설·교육시설까지 고루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강남만큼 살기 편한 곳이 없다.
일각에서 거품 붕괴론을 제기하지만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고급 주택, 재건축 지분, 분양권 등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은 경기 상황 및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움직임으로써 ‘무풍지대’로 남을 것이다. 정부 규제대책이 이들 지역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뜻이다. 서울 강북권을 강남처럼 살기 좋게 하거나 강남을 대체할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기 전에는 강남권 집값을 떨어뜨리기는 어렵다.
앞으로 정부 규제가 계속 나올 경우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가운데 시장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자들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상응하는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치동·문정동 눈여겨 볼 만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대치아파트는 11개동 1753가구로 대단지 아파트다. 대청역이 걸어서 5분,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개원중·중동중·중동고·개포고·경기여고·휘문고 등이 가까이 있고, 킴스클럽·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등 주변 편의시설은 물론, 양재천과 대청공원이 가까이 있어 주변 환경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시세는 대치아파트 중 가장 작은 주택형인 46㎡가 3억3000만~3억6000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2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금융위기 이전으로 가격이 회복됐다. 개포동 대치아파트가 입지여건이 뛰어난 데 비해 개포동 다른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이유는 소형 주택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입주년도가 1992년으로 새 아파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건축 가능 연한까지는 너무 긴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입지여건이 좋은 만큼 가격 대비 투자가치는 크다. 대치동이 명문 학군으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면 개포동은 강남구 중에서도 녹지율 등의 주거 쾌적성에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하지만 재건축 가능 연한까지는 기간이 한참 남아 투자수요가 붙기보다는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시영아파트는 14층 10개동 131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1989년 3월에 입주해 리모델링도 준비했지만 최근에는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교통 여건이 다소 불편하지만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아서 향후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다. 문정시영아파트를 중심으로 우측에 도로 하나를 두고 위례신도시가 건설 중에 있다. 현재 신도시 중에서 입지 여건이 가장 좋게 평가받는 위례신도시가 들어서게 되면 인근 부동산도 후광효과를 톡톡히 받을 수 있다. 시세는 42㎡가 1억9500만~2억원 정도로 3.3㎡당 1535만원 수준이다. 인근에 아파트들이 3.3㎡당 1900만~25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 DTI 규제 영향 등으로 송파구 일대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 아파트는 현재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푸르지오는 2001년 4월에 입주했고, 2개동 165가구로 단지 규모가 작다는 단점이 있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이 걸어서 7분 거리로 교통이 좋고, 문정역을 중심으로 문정법조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라 이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아파트다.
시세는 79㎡가 3억8000만~4억1000만원 수준이다. 이 아파트는 그동안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서 시세 움직임은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문정법조타운이 조성되고, 위례신도시가 본격적으로 분양될 경우 시세 상승 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