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다스아이티는 직원 200명의 중소기업입니다. 그러나 실적만큼은 어느 글로벌 기업 못지않습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버즈 두바이)’, 세계 최장 사장교(케이블로 매단 모양의 다리)인 중국의 ‘수퉁대교’,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엔 공통점이 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공학설계 소프트웨어 ‘마이다스’를 통해 탄생한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이형우(50) 대표이사는 ‘마이다스’의 시장 점유율이 “일본·중국·이탈리아 1위, 국내에선 100%”라며 각별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이다스는 바람·지진·열·습도·강우 등의 변수들이 건축물에 주는 영향을 수치로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예측치를 토대로 기둥의 수와 형태, 벽을 쌓을 자재 종류와 양 등 설계 내용이 결정된다. ‘구조해석’이라 불리는 토목·건축설계의 핵심 작업으로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갖고 있는 곳은 지금도 5~6개 나라뿐이다. “부르즈 칼리파처럼 건물들이 갈수록 초고층화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건물을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지으려면 정밀한 구조해석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해 갈수록 각광받는 분야입니다.”
구조해석이 건축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항공기 설계에서 브래지어 디자인까지 구조물의 형태와 기능을 분석하는 공학 분야라면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다스의 자매품은 모두 10개로 적용 분야에 따라 건축공학용 ‘마이다스 젠’, 토목공학용 ‘마이다스 시빌’, 공학범용 ‘마이다스FX+’ 등으로 개발되어 있다.
이 대표가 마이다스 개발을 시작한 것은 1990년 포스코건설에 근무할 무렵이다. 당시 회사 측이 이 대표에게 내린 프로젝트는 용광로 설계 기술을 국산화하라는 것. 용광로는 고로의 불이 꺼지면 전체가 고철로 변해버릴 만큼 섬세한 구조물이다. 용광로의 취약지점을 면밀히 살피고 설계에 반영하려면 철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했다. 바로 구조해석 기술이다. 용광로 구조해석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꼬박 3년이 걸렸다. “당시 국내에 소프트웨어 시장도 없던 시절이라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대표가 마이다스아이티를 설립한 2000년 매출은 40억원 수준. 지난해 매출은 중국·인도·미국·일본지사를 모두 합쳐 470억원으로 창사 첫해보다 12배 가까이 커졌다. 영업이익률도 20%대로 탄탄하다. 이 대표는 기술력 외에도 우수한 인력이 많다는 점을 성장 비결로 꼽는다. 국내 직원 200명 중 연구개발 인력만 70명이다. 직원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일례로 신입사원의 초봉이 4000만원으로 어지간한 국내 대기업보다 많다.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식사 한 끼 단가만 해도 2만원, 웬만한 뷔페와 맞먹는다. “직원들의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실적도 많이 낼 수 있는 법이니까요.”
약력 1960년생. 82년 부산대 기계설계학과 졸업. 86~89년 대우중공업. 2000년~현재 마이다스아이티 대표이사. 2005~07년 한양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