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국에서 검증된 선진 분석기법을 앞세워 마케팅의 새 패러다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일건(48) 엑스페리언 한국지사장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세계적 개인신용평가사 엑스페리언은 2월3일 기업 대상의 마케팅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케팅에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엑스페리언은 한국인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신용평가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으로 통한다. 2008년 매출이 4조5600억원으로 국내 대표 신용정보 업체인 한국신용정보(840억원)의 50배를 넘는 규모다. 금융기관에 기업?개인의 신용정보를 공급하는 것이 본업이지만 마케팅 방면의 컨설팅도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분야다.
엑스페리언의 컨설팅 경쟁력은 무엇보다 데이터 분류 방식이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을 7계층 26유형으로 나눈 독자적 분류 기준을 두고 있다. 잠재고객 데이터를 이 기준에 맞춰 분류한 후 거주지역, 주택 평수, 보유 차량, 카드 사용 내역에 따라 소비성향을 세분한다. 이렇게 얻은 최종 데이터로 ‘표적 마케팅 전략’을 짠다는 설명이다. “기존 마케팅 전략들은 이름?주소?전화번호에 그친 2차원 정보 위에 세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엑스페리언은 고객의 생활패턴을 3차원적으로 해석해 고객 취향과 제품 특성에 맞는 ‘맞춤 처방’을 내립니다. 이를 통해 고객사들은 투자 수익률(ROI)을 평균 10~25%가량 늘릴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위성방송사 ‘스카이방송(BSKYB)’이 가장 유명한 컨설팅 성공 사례다. 2006년 스카이방송 마케팅 담당자들의 발등에 불벼락이 떨어졌다. 사장실로부터 600만 명 수준이던 시청자를 2010년까지 1000만 명까지 늘리라는 엄포가 내려온 것. 당시 사장은 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으로 아버지로부터 뉴스코프그룹 후계자로 지목될 만큼 공격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가입자 수는 수년째 ‘현상유지’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었다. 이때 엑스페리언의 컨설팅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컨설턴트들은 스카이방송 시청자들이 타방송사에 비해 유독 이탈이 심하다는 점에 주목, 위성방송 시청률이 높은 고객층을 찾아 집중적으로 영업할 것을 건의했다. 전략이 들어맞아 스카이방송은 이탈률을 25%까지 낮출 수 있었다. 시청자는 2010년 2월 현재 1000만 명을 넘긴 상태다.
김 지사장은 당분간은 보험?카드사가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엑스페리언 한국지사가 금융업체들을 상대로 신용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김 지사장이 금융통인 까닭도 있다. 그는 2007년 9월 엑스페리언으로 오기 전까지 베어링포인트, 액센츄어, IBM에서 금융컨설팅을 담당했다.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은 기업이 있습니까? 앞으로 통신?유통 등 B2C(기업과 개별 소비자 사이의 거래)로 수익을 올리는 모든 국내 기업이 엑스페리언 한국지사의 잠재고객이 될 것입니다”
<약력> 1962년생, 85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 석사, 2007년 엑스페리언 한국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