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스테이크 요리 대가

르네상스 서울 호텔의 스테이크는 특별하다. 관성적인 스테이크가 아니다. 다양한 풍미와 메뉴, 자연 재료의 소박함을 화려한 맛의 잔치로 이끌어낸다. 게다가 질리지도 않는다는 평이다. 스테이크하우스인 맨해튼 그릴의 가장 큰 고객이 호텔의 장기투숙객이라는 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르네상스 서울 호텔 스테이크하우스의 명성은 1990년대 이후 천천히 입소문을 타고 쌓인 결과다. 이원해 맨해튼 그릴 주방장이 입사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침체를 벗어난 것은 물론 국내 최고의 스테이크하우스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본토 맛 흉내 내기는 거절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나는 즐거움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맛있는 요리. 거기에 더해 건강까지 챙기는 꼼꼼함까지 고객들이 스테이크를 먹을 때 반드시 이 주방장의 요리를 찾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스테이크는 불의 온도나 시간, 고기의 상태 등 아주 미세한 차이들이 큰 격차를 만들어내는 섬세한 요리입니다. 이 조화들이 살짝만 어긋나도 맛이 달라지죠. 스테이크에 가해지는 많은 가공들은 이런 미세한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 주방장의 요리철학은 매우 깔끔하다. 최소한의 가공으로 최고의 화려한 맛을 이끌어낸다는 것. 그는 요리할 때 첨가물이나 향신료 쓰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공을 많이 할수록 식재료 고유의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요리는 이처럼 정직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요리는 많은 향신료와 재료를 넣고 화려하게 꾸민 것이 아니라 식재료 고유의 순박한 맛을 그대로 살리고 조화시켜 최상의 맛과 영양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이 주방장의 이러한 정직한 요리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된 것은 요리에 대한 창의적인 발상을 하면서부터다. 그는 본토음식의 맛을 흉내내려하지 않는다. 서양인들이 만들어낸 양식 레시피를 기본으로 하지만 그것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우리 식재료들의 다양성을 담은 새로운 요리를 창조해낸다. 맨해튼 그릴이 스테이크하우스임에도 한우와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취급하는 것 역시 이러한 다양성과 창의성을 추구한 결과다.

“요리를 즐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요리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는 일입니다. ‘이 요리는 이래야 해’라는 생각을 버리는 순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제 요리가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이유 역시 바로 그런 틀을 벗어나 요리에 대한 자유로운 발상으로 독창적인 최상의 요리를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주방장이 근무하는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전 세계에 2200여 개의 체인을 가진 글로벌 그룹에 속해 있다. 원한다면 전 세계 체인 호텔 어느 곳이든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그는 자신의 장점을 한껏 살려 해외 체인 호텔에 근무하고 있는 주방장들과 요리에 대한 다양한 최신 정보를 수시로 교환하고 있다. 그가 가장 즐겨보는 것은 새로운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 원서와 해외 요리 사이트.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요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요리사도 공부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양식의 레시피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레시피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에 불과해요. 그것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진짜 요리사입니다. 요리에도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작은 재료의 변화, 큰 맛의 차이

이 주방장의 인기 메뉴인 토마토와 크림치즈를 곁들인 한우 안심스테이크 역시 이런 창의적인 발상에서 나온 그만의 메뉴다. 보통의 스테이크와 다르게 우리의 한우 고기를 사용한 이 요리는 부드러운 와규와는 달리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육즙이 가득해 독특한 식감과 풍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로즈마리와 타임 허브를 곁들인 크림치즈를 얹어 고기의 한층 더 깊은 맛을 즐길 수 있으며, 감자 대신 군고구마와 육쪽마늘을 곁들여 건강까지 챙긴다.

“감자 대신 달콤한 군고구마를 쓰고 우리 한우를 사용하는 등 식재료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주 작은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가 만들어내는 맛과 생각의 차이는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제 요리에서도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이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요소라 할 수 있어요.”

그는 한국요리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요리에 정직한 맛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의 두 제자가 미국의 유명 조리학교(CIA: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개최한 제2회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 본선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여 그의 생각이 세계화를 위한 올바른 방향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먼 훗날 나이가 들면 제 색을 입힌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어요. 저의 주방은 세계로 진출할 많은 후학들의 양성소이자 창의력의 공간이 되겠지요. 세계화의 길은 그리 멀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이미 훌륭한 요리사들과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최상의 식재료, 그리고 깊은 전통의 맛과 훌륭한 문화가 있으니까요.”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맨해튼 그릴(Manhattan Grill)’

세련되고 럭셔리한 뉴욕 스타일 스테이크하우스

르네상스 서울 호텔의 로비층에 위치한 '맨해튼 그릴'은 레스토랑 이름만큼이나 뉴욕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레스토랑의 입구, 그리고 접시에 장식용으로 비치된 은빛의 소장식은 맨해튼 그릴의 상징으로 남성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정통 스테이크하우스 '맨해튼 그릴'은 한우는 물론 최상급 호주산 와규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랍스터와 게 등 해산물 요리는 싱싱한 살아있는 재료만을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맨해튼 그릴에는 뉴욕 스테이크하우스의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브로드웨이 메뉴와 센트럴파크 메뉴는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트메뉴다.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런치 메뉴는 뷔페식으로 준비된 샐러드와 애피타이저 및 디저트와 테이블에서 즐길 수 있는 스프 그리고 메인 요리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