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플랜트 수주로 쾌속행진 … 건설주 투자매력 ‘UP’

지난 1973년, 1979년 두 차례에 걸쳐 글로벌 오일쇼크(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적 충격)가 발생했었다. 오일쇼크는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급제동을 걸었지만, 한편에선 중동 건설 붐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중동 건설경기가 한창일 때는 열사의 거센 모래바람을 견디며 한국인 노동자들이 달러벌이를 했다. 실제 1974년 중동 건설 수주액은 8900만달러에 그쳤지만 1978년에는 79억달러를 넘어섰다. 동부·삼환·현대·극동 등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이 성장한 것도 오일머니의 영향이 컸다. 1977년에는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1990년대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나갔고, 2005년 무렵 조선·철강 등 재래 산업의 호경기가 꽃을 피웠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400억달러(47조원) 규모에 이르는 원전 수주계약을 따내면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가 크게 고조되고 있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시절의 건설이 단순 노동력 중심이었다면, 최근에 불고 있는 플랜트 붐은 세계적 수준의 시공 능력을 수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UAE 원전 수주액 400억달러에 달하는 직접적 효과 외에도 건설, 기기 제작, 설계, 원자력 기술개발, 금융 등 전후방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막대한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대박수주’다.

해외 플랜트,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도 커

해외 진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매번 원전수주에 잇달아 탈락했던 한국이 지금 글로벌 무대에서 호평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값 약세로 생긴 가격 경쟁력과 꾸준한 투자로 강화된 기술 경쟁력이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또 중동 외에 플랜트 기업의 전통적인 수주처였던 북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가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대규모 공사를 발주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 금융회사 회복 속도가 더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전반적으로 용이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1978년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원자력의 황무지였던 우리나라는 불과 30년 만에 한국 표준형원자력발전소(원전)를 개발하고 수출까지 해냈다. 이런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유일하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원전을 수출할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프랑스·러시아·일본·캐나다 5개국뿐이었는데, 이번 원전 수주는 우리나라를 세계 여섯 번째의 원전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리는 다리가 돼주었다.

세계 플랜트 시장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66%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부양과 경제발전의 수단으로 에너지 관련 설비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자원 보유국들은 보유자원을 고부가가치화 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함께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플랜트 발주는 위축되었으나, 경제 한파가 풀리면서 중동에서 플랜트 발주 붐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건설사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08년 해외 건설 수주액은 476억달러, 2009년 492억달러로 지난해 사상 최대 해외 건설 실적을 올렸다. 그 동안 수출 분야의 효자였던 조선업(410억달러), 자동차(350억달러), 반도체(328억달러) 등의 수출 규모를 추월했다.

국내 건설업계는 올해 800억달러 돌파 목표를 자신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천만달러짜리 토목공사가 주종이었다면 요즘 수주하는 플랜트는 보통 1억달러를 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국내 업체들의 프로젝트 한 건당 수주액을 보면 2004년 49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2300만달러로 4년 만에 무려 5배가 뛰었다.

참고로 현대건설·현대중공업·GS건설이 지난 8월 UAE에서 함께 수주한 가스플랜트는 39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는 세계 플랜트 시장 규모는 2003년에는 약 5000억달러였지만 현재는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 수혜주는?

원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주는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현대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약 45억달러어치를 수주했고, GS건설 경우 약 75억2000만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은 93억달러로 업계 최대의 수주를 기록하였다.

올해 수주 목표치의 경우, 현대건설은 120억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은 100억달러로 잡았는데, 앞으로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량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과거 단순 건설인력에 의존했던 한국인 노동자들의 자리는 이제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인력으로 바뀌었고, 우리는 이제 선진국에 비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평가받고 있다.

이번 UAE 원전 수주라는 쾌거의 여세를 몰아 우리나라 건설업계는 터키와 요르단 등 중동지역 국가와도 원전 건설에 관해 적극 협의 중인 상태여서, 앞으로 대한민국 해외 건설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했던 1970년대 중동에서처럼 건설 붐을 이용해 나아가면 그 동안 반도체·자동차·철강·조선 등에 국한되어 있던 우리나라 수출의 반경을 넓혀나갈 수 있다.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면 가장 먼저 좋아지는 것 역시 건설업이다. 제2의 중동 붐을 기다리며 건설업계를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