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부터 2009년에 걸쳐 발생한 금융위기는 장기적 투자 전망에 급격하게 그리고 큰 범위에서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왜곡된 금융 미적분학으로 초래된 이 위기는 놀랍게도 또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굉장한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즉 위기를 잘 이해한 사람들에게는 이번 위기가 상당한 기회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용감하고 절제력 있고 융통성 있는 투자자들은 한때 잘나갔지만, 근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기업들의 주식과 채권을 통해 크나큰 수익을 안게 될 것이다.
오늘날은 금융 위기이자 금융 기회의 시대가 됐다. 이 말은 금융 투자의 리스크가 과거에 비해 커졌지만, 그 어떤 투자 상품도 오늘날 금융 상품의 수익률보다 높지 못한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제 성공 투자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5가지 원칙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1원칙 탐욕을 부리지 말라
투자에 있어 위험과 수익은 항상 함께 따른다. 2009년 이전에 수많은 투자자들이 위험과 수익은 항상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그들은 시장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고 추측하는 덫에 빠지고 말았다. 물론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중요한 점은 현재 투자 리스크와 투자 목표가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신호와 같다.
투자에 있어 자신의 장기 목표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 보라.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두 배제하면,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실제 이유에는 오로지 두 가지 논리적 동기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나는 더 많은 수익을 원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은퇴자금 마련일 것이다.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는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설계된 것과 상당히 다르게 설계될 것이다. ‘뛰어난 수익’ 포트폴리오는 위험 수준이 높은 반면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포트폴리오는 훨씬 보수적일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건전한 투자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되지 않는 어떤 타고난 본능적 편견을 가지고 있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우선 사람은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원한다. 따라서 간혹 실제 그러한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의 이유 없는 움직임에 이야기를 끼워 맞춘다. 예를 들어, 최근까지 유행한 이야기를 보자. “세계 경제는 붕괴되고 있으며 기업 수익은 폭락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식은 앞으로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이는 분명 틀린 이야기다. 착실하게 잘 운영되는 기업들은 언제나 이윤을 내며 그러한 기업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해나갈 것이다. 한 가지 이야기만으로 시장의 복잡성을 그대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
또 한 가지는 인간은 너무 쉽게 겁을 먹는다는 점이다. 즉, 나쁜 소식에 대한 첫 번째 조짐이 나타났을 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보유하고 있기보다는 주식을 매도하기에 급급하다. 하나만 더 말하자면, 사람은 종종 주식을 평가할 때 최근의 사실을 통해 먼 미래까지 추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결코 바뀌지 않을 상황을 기대한다. 시장이 새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다 ― 충격을 받게 된다. 이밖에도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보통 사람들보다 낫다고 여기고, 남보다 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느낀다. 언급한 이러한 인간 행동의 결점을 피할 도리는 없으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행동 방식에 대한 본질적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2원칙 매번 최대한 다양하게 분산하라
향후 몇 년 동안 좋은 성과를 올리게 될 하나의 주식을 선택한다? 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시종일관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없으며 좋은 결과를 희망한다 해도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놀랄 만한 점은 적극적으로 관리되는 펀드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전문가라는 그들 또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며, 공교롭게도 그들은 자신들의 무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금융시장에서 그 누구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언제나 중요한 혹은 사소한 변동이 존재할 것이고, 전체적인 주식시장은 성쇠를 되풀이할 것이다. 전반적 경제는 활발한 성장과 답답한 침체를 반복할 것이다. 따라서 충분히 분산해서 투자해야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즉, 분산하려면 투자를 다각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응용할 만한 효과적 투자 분산 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자산 클래스 전체에 대한 분산이다. 자금 중 일정 부분을 A회사 주식에 넣은 다음 B회사 주식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면 진정으로 자산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다. 양쪽 투자 모두 같은 투자 클래스에 있기 때문에 동시에 오르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는 국내 주식에 일정 자금을 투자한다면 나머지 금액은 외국 주식에 투자하고 채권과 균형을 맞춰서 분산시키는 편이 낫다. 수많은 자산 클래스가 있으며 다양한 시장 상황 및 경제 상황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간다.
두 번째는 주식과 채권에 대한 분산이다. 대부분의 경우 주식은 자본이 성장할 때 최고의 수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투자 펀드 일부를 여기에 맞춰 그로 인한 수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불안한 시장에서는 채권 상환의 확실성 여부가 마음의 평화를 얻는 데 있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항상 신중하게 양쪽을 모두 걸쳐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장기 대 단기에 따른 분산이다.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은 채권시장보다 더 변덕스러웠다.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내지는 20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자금만을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투자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연대표를 갖게 된다. 앞으로 10년 내지 20년 동안 필요하게 될 자금은 채권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전문직종이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 종목을 더 잘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아주 쉽다. 하지만 데이터는 이러한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한다. 1년 내지 2년 동안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에서 보다 뛰어난 실적을 올리지만 1년 내지 2년 동안 대박을 터뜨리는 차세대 펀드 매니저들로 그 자리가 채워지게 된다. 그들의 경력을 통틀어 보면, 전체 시장에서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고자 한다면 ‘분산은 필요하지 않다!’는 착각의 덫에 빠지지 말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유일한 길은 분산밖에 없다.
3원칙 언제나 투자 산업을 주시하라
약간의 예외만 있을 뿐, 금융 서비스 산업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하나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금융 서비스 산업은 고객의 돈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리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그 존재 의의가 있다. 비도덕적인 기업은 고객의 돈을 뺏기도 하고, 고객의 재산으로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 급급할 뿐이다. 그러한 기업이 보내준 명세서를 열심히 읽으면서 자신의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동안 그들은 요트를 타면서 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피하려면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회사와 대부분의 뮤추얼펀드는 피해야 한다.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은 “술집에서 술과 돈을 절제하는 사람이 서있는 유일한 장소는 바 테이블 앞이 아니라 그 뒤다. 뮤추얼펀드에서 돈을 버는 유일한 곳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뮤추얼펀드가 아닌) 그것을 관리하는 회사에 투자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은 사실이다.
투자업계는 평범한 투자자를 함정으로 몰아넣는 지뢰밭과도 같다. 어떤 면에서 생각해보면, 월스트리트는 세계에서 가장 못된 이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주의를 게을리 하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기꾼이 횡행한다. 전체적으로 투자업계가 가진 이러한 문제는 몇 가지 근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음 사실 몇 가지만이라도 직시하자.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해 금융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엄청난 보너스로 받을 수 있는 기회에 매료될 뿐이다. 또 깊게 살펴본다면, 항상 ‘대리 마찰(agency conflict)’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동일한 증권 중개업소에서 동일한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과 매도하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재정 상담사와 브로커는 고객의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주식 보유자들로부터 받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브로커들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아주 능숙하다. 하지만 투자수익을 내는 데 있어 평범한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브로커들은 특정한 투자 대상이 아닌 다른 투자 대상을 추천하고 받는 은밀한 청탁 수익을 폭로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즉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조언을 얻기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투자업계에서 조작되는 문제를 거시적으로 살펴보면, 유일하게 온전한 방법은 성공 주식과 실패 주식을 집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전체 시장의 주식을 보유하는 주가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이익에 대한 불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뮤추얼펀드는 주주들이 보유하는 펀드여야 한다.
4원칙 투자하는 금융시장의 역사를 안팎으로 이해하라
금융시장의 역사를 공부하면, 이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전략이 완전히 바뀌어 독이 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상황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는 것이며, 그래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영화 전에도 봤고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다 알고 있어.”
가끔씩 시장에서 발생하는 광기에 휘말리지 말고 집중하라. 금융시장의 역사를 공부한다면 금융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를 더 잘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투자 활동에 어떻게 하면 직접 적용할 수 있는지 기본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원칙 포트폴리오 구성 및 관리법을 배워라
투자자로서 내리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얼마나 많은 자본을 주식에 투자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돈을 채권에 투자할지에 대한 문제다. 이 결정은 위험-수익을 받아들이는 성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어떤 주식과 채권의 자산 항목이 최고의 수익을 낼 것인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산시켜야 한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성과가 중요하지, 어떤 자산 항목이 최고의 성과와 최악의 성과를 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라. 언제나 자신의 나이와 위험허용한계를 염두에 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다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앞서, 염두에 둬야 할 5가지 기본원칙이 있다. 첫째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저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의 본질은 미래에 생활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재의 지출을 미루는 것이다.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에 집중하기 전에, 저축하는 법부터 배워라.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고 평생에 걸쳐 저축하고 죽을 때까지 중단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워라. 지나치게 많은 금액은 저축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실천하라.
둘째는 먼저 생활자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작한들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실직을 하거나 중병에 걸렸을 경우를 대비해 6개월 치의 충분한 생활비를 별도로 마련해 둬라.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과세 계좌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지만 즉시 출금하는 데 대한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또 주택 할부 상환금이나 비슷한 용도로 사용하기로 계획한 자금 역시 별도로 마련하라. 그 돈은 은행의 고등급 단기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에 넣어 둬라. 이 돈은 매달 금액이 폭넓게 등락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하지 말라.
셋째는 처음부터 분산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투자자산이 적정 규모가 되면 분산투자하겠다고 생각하지 말라. 항상 그리고 모든 투자에서 가능한 폭넓게 분산시켜라.
넷째는 기업도 죽는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기업은 다른 조직과 합병하고,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재편성하며 매우 자주 경영을 중단한다. 30년이 지난 뒤에도 투자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회사들에게는 상당한 변화가 있어날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분산을 하려면 포트폴리오에 공동출자자금이 많은 회사를 포함시켜 시작해야 한다.
다섯째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구성된 모든 주식이 좋은 실적을 이룬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다. 한결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자산도 있을 것이며, 어떤 자산은 가치가 하락하고, 어떤 자산은 완전히 실패하게 될 것이다. 운이 좋다면, 엄청난 수익을 얻는 초우량 주식을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실적이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지, 각각의 개별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5가지 원칙을 세우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유지하려면 해야 할 일은 네 가지다. 첫째, 투자자금을 얼마나 할당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연령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나누는 것이다. 셋째는 은퇴할 때까지 매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계속해 추가하는 것이다. 이 말은 일정 금액으로 여러 인덱스펀드의 다양한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또 복리효과를 얻기 위해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이자 지급액은 즉시 같은 유형의 투자에 재투자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넷째는 약 2년마다 -그 이상 자주 하지 말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재정 상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야 할지 판단한 뒤, 투자하고 있는 인덱스펀드에 변화를 줘야 할지 기존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결정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이러한 다섯 가지 투자 원칙은 경험과 결과를 통해 이미 입증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금융 위기의 혼란 속에서 가장 안전하고 적합한 투자 원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투자란 자신을 알고, 자신의 목표를 알고, 자신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과정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수많은 함정과 유혹이 투자자를 궤도에서 벗어나게 한다.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진중하게 나아가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반드시 여기서 언급한 다섯 가지 원칙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자소개
● 이 책을 쓴 윌리엄 번스타인(William J.Bernstein) 박사는 세계적인 금융 이론가다. 금융투자자문 기업인 이피션트 프론티어 어드바이저스(Efficient Frontier Advisors)의 공동 창업자이며 <투자의 네 기둥(The Four Pillars of Investing)>과 <현명한 자산 배분자(The Intelligent Asset Allocator)> 등 금융 및 경제사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쓴 유명 저술가이기도 하다. 번스타인 박사는 투자수익은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으로 결정된다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옹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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