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에선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마다 300~400여 명의 핵심인재를 90%의 적합도로 추천하는 ‘경영 해결사’들이 바로 HR코리아의 헤드헌터들입니다.”
최효진(60) HR코리아 사장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강조한다. 수천억원의 프로젝트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일어서던 사업도 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사 전문가인 헤드헌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경력자 채용에선 후보자군 물망에만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마련입니다. 기업들이 수천 장의 이력서를 검토해도 좀처럼 딱 맞는 후보자를 찾기 어렵구요. 그래서 글로벌 기업일수록 헤드헌터들에게 채용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HR코리아는 2000년 대웅제약, 참존, 풀무원, 불스원, 성주인터내셔널, 한글과컴퓨터, 액센츄어 등 7개 회사들이 투자해 설립됐다. ‘인재뱅크’를 두고 적시에 유능한 경력직원들을 공급받기 위해서다. HR코리아는 현재 7000개의 회원사와 20만 명의 개인회원을 둔 헤드헌팅 분야 선두업체로, 특히 경력 10년차 이상의 간부급 인재 발굴에 주력한다.
최 사장이 HR코리아에 합류한 것은 2003년이다. 직전까지 그는 SK그룹에서만 30년을 근무했다. 최 사장이 오너들의 생각을 생생히 살필 수 있었던 계기는 고 최종현 전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면서였다. “오너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처럼 일할 사람’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회사에 자기 돈을 투자한 것처럼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헌신적인 인재를 발굴하려면 후보자의 자질과 새 업무의 성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경력 5~7년, 나이 35세 전후, 대졸 이상 학력의 해외업무 가능자 1명’이란 주문이 들어오면, 개인회원 DB에서 조건에 맞는 후보자들이 추려진다. 후보자의 인·적성을 검사한 후, 면접이 이뤄지는데 이때 최 사장의 ‘인재 감별안’이 빛을 발한다. “다니던 회사에 기여한 것과 자기계발 노력, 그 구체적인 사례를 집중적으로 캐묻습니다. 대개 이 과정에서 옥석이 가려지기 마련이죠. 거짓? 절대 안 통합니다.”
최 사장에겐 어떤 인재가 유독 기억에 남을까. 한 후보자를 서너 명의 회장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안달했던 적이 있었다.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했지만 증권회사를 다니다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사람으로 유독 도전정신이 강했다. 그는 면접을 보는 회장들에게 M&A 등 새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공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직장인들이 새 직장에서 환영받으려면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당신들 나 안 뽑으면 손해야’라는 생각으로 오너나 CEO들에게 열정을 보여줘야 하죠. 구직난? 글쎄요, 지금은 국내외 회사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인 상태입니다. 꾸준히 자기계발에 매달린다면 어느 곳에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봅니다.”
약력 1950년생. 72년 연세대 법학과 졸업. 89~92년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 99~2003년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사업추진실장. 2003~현재 HR코리아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