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당첨될 확률이 거의 없는 로또에 목을 매지 않고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단숨에 부자가 되겠다는 조급한 마음만 버릴 수 있다면 ‘복리의 마법’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이 마법은 약간의 원칙만 지킨다면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인생역전의 기적을 선사한다.
최근 은행권에 다시 등장한 월복리적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람들은 ‘복리’라는 말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식상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복리효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아인슈타인조차 “세계 8번째 불가사의이며 가장 위대한 수학의 발견”이라 했던 복리에 대해 살펴보자.
복리는 말 그대로 원금에 수익을 합쳐 다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즉, 수식으로 나타내면 (1+r)n이다(r = 수익률, n = 투자기간). 수익률과 투자기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 바로 ‘복리의 마법’이다.

‘72법칙’이란?
복리와 연관된 재미있는 법칙이 소위 ‘72법칙’인데, 복리로 투자했을 때 원금이 두 배로 늘어나는 기간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매년 10% 복리로 투자했을 때 원금 1억원이 2억원으로 늘어나는 기간은 72를 10으로 나눈 7.2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단리 10%로 투자할 경우 10년이 걸리는 데 비하면 2.8년이 당겨진다는 말이다.
복리의 마법을 이해한다면 수익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최근처럼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확정금리 상품만 고집해서는 인생역전의 승산이 없다.
<표1>은 시중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 3.35%로 매년 복리 운용한 결과와 2년, 3년짜리 금리(단리)를 비교한 표다. 은행 예금의 경우 기간이 길어질수록 당연히 금리가 높아지는데, 1년짜리 예금에서 나온 원금과 이자를 다시 1년짜리 금리로 복리 운용하더라도 2년, 3년짜리 단리 이자보다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자금이라면 매년 만기에 1년짜리로 재예치하는 것보다는 2년 또는 3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울러,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하지 않는 3%대 금리로 복리 운용하는 것보다는 적어도 10% 내외의 수익률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복리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표2>는 수익률에 따라 기간별 금액이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세후 수익률 3%로 1억원을 복리 운용할 경우 23년4개월이 지나야 비로소 원금의 두 배가 넘고, 50년이 경과하여도 4억3800만원으로 원금의 4.38배에 불과하다. 반면, 세후 수익률 10%로 복리 운용하면 72법칙에 따라 7년2개월 만에 원금의 두 배가 넘고, 50년 후에는 무려 117억39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된다.
적게는 몇 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씩 학교에 기부하는 김밥 할머니들을 기억하는가? 그분들은 복리의 ‘복’자도 몰랐지만 어렵게 번 푼돈을 매일매일 저축하는 습관으로 부자가 된 것이다. 처음 10년에서 20년은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2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엄청난 마법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도성장기에 평균 10%를 넘나들던 고금리 시대를 살았던 김밥 할머니들이 비록 푼돈이지만 돈이 생기는 대로 장기저축했던 생활습관과 만나 ‘복리의 마법’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에도 과연 1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로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이 가능할까? 답은 ‘YES’다.
<표3>은 주식, 채권, 예금의 수익률을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1년간 비교 분석한 자료다. 1999년에 최초 1억원을 투자하고 매년 해당 자산의 수익률로 재투자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언제를 최초 투자 시점으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뚜렷한 몇 가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금리의 하락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7%대 고금리 특판예금이 판매되기도 하였지만 연평균 금리는 5.7%에 그쳤다. 최근 국고채 3년물과 정기예금 금리가 3%대에 머물고 있고, 향후 출구전략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급격한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으로 주식 투자 수익률의 점진적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저금리겴行봉?국면이 심화되는 선진국일수록 주식투자 기반, 특히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기반이 넓어지고 장기투자할 경우 연평균 10% 내외의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수익률이 매년 큰 편차를 보이고는 있지만, 투자기반이 비교적 잘 다져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투자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표3>에서도 주식의 경우 2000년도 IT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에 각각 거의 반 토막 손실이 났지만, 1999년에 투자한 1억원이 2008년도에 1억9990만원으로 두 배가 되었다. 72법칙에 따르면 연평균 10%의 복리투자효과를 낸 셈이다.
김밥 할머니들이 자신도 모르게 경험했던 ‘복리의 마법’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분산투자니 장기투자니 하는 자산관리전략을 전혀 몰랐어도 오랫동안 고금리저축에 돈을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과거는 이제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전제로 한 펀드투자 비중 확대를 통해 ‘복리의 마법’을 기대할 수 있다. 김밥 할머니 세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포트폴리오에 대한 목표수익률(이익실현)과 위험수익률(손절매)을 정하여 해당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적절한 리밸런싱을 구사하는 전략적 관리가 추가로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