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안에 끝내는 ‘스탬핑 네일아트’로 “전 세계 여성 사로 잡았다”

 “전문가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던 네일아트를 혼자서 10분 안에 끝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했죠. 하하.”

최대통(47) 코나드 사장의 자신감 어린 웃음이다. 다부진 체구와 굵직한 목소리가 섬세함을 요구하는 네일아트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최 사장은 네일아트계의 ‘지존’이다. 네일아트의 ‘네’자도 몰랐다던 그가 어떻게 ‘손톱 위의 마술’로 전 세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비결은 ‘스탬핑 네일아트’라는 기구다. 판화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네일아티스트의 도움 없이도 맘에 드는 문양을 몇 번이고 손톱 위에 찍어낼 수 있다. 금속판에 음각으로 새겨진 문양 위에 매니큐어를 바른 후 스탬프로 찍어 손톱에 옮기는 방식이다. 전문가들도 최소 1~2시간은 걸리는 네일아트 작업이 길어야 10분 안에 끝난다. 게다가 붓으로 그리기 어려운 복잡한 문양들을 900개까지 손톱에 그릴 수 있다. 그 덕에 2006년 미국 피츠버그와 독일 뉘른베르크 등에서 열린 국제발명전에서 금상을 휩쓸었다. 직원 40명의 코나드는 스탬핑 네일아트를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수출하며 연매출 70억원을 낸다.

사실 최 사장은 스탬핑 네일아트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매니큐어를 만져본 일이 없었다. 그가 네일아트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00년 미국 뉴욕에 출장 갔을 때다. 당시 한국과는 다르게 네일아트숍이 무척 많은 것이 흥미로웠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가게가 있었다. “꽤 유명한 네일아티스트가 운영하는 곳이었나 봐요. 수십 명이 줄을 서 있는데도 여자들이 돌아갈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그 순간 네일아트 이미지를 판화처럼 찍어서 손톱에 붙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거다!’ 싶었다. 그는 그때까지 운영하던 서바이벌게임 사업도 접고 스탬핑 네일아트 개발에 매달렸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험을 거듭하며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까지 꼬박 2년6개월이 걸렸다. 손톱에 묻힌 매니큐어와 그것을 지우느라 바른 아세톤만 수백 리터다. “아내의 불만이 특히 심했죠. 남편이란 사람이 멀쩡한 사업을 팽개치고 하루 종일 손에 매니큐어나 바르고 있으니 얼마나 못마땅했겠어요. 요즘요? 새 도안이 나올 때마다 아내가 가장 먼저 테스트해봅니다. 하핫.”

최 사장은 네일아트 시장 규모가 세계적으로 1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수요가 높지만, 후진국이라도 더운 나라에선 여성들이 노출의상을 즐겨 입기 때문에 네일아트가 각광받는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시장이 넓다는 소리다. 코나드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0%를 넘는 이유다. “최근엔 우리나라도 네일아트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요즘 공장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어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30억원이 매출 목표입니다.”

약력  1963년 출생. 88년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96년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2년~현재 코나드 대표이사. 2005, 2006년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 2009년 벤처기업대상 중소기업청장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