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로에 다양하고 화려하게 커스터마이징한 차들이 꽤나 많이 눈에 띈다. ‘커스터마이징한 차’라고? ‘튜닝한 자동차’라고 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한데, 공장에서 출고한 그대로가 아니라, 외관이나 성능을 개조한 자동차, 이것이 커스터마이징 카(Customizing car)다.

차 튜닝의 시작은 ‘레이싱 경주’
1920년대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력을 홍보하기 위해 자사의 양산 차를 레이싱 경기에 출전시키면서 양산 차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차량을 개조했는데, 이것이 자동차 커스터마이징의 시초라고 한다.
커스터마이징 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차에 대한 개성 표현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텐데,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은 강한 법규제로 인해서 시장이 활성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커스터마이징 시장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분야 또한 세분화되어 있다. 자동차 커스터마이징 시장은 특히 유럽에서 잘 발달되어 있다. 독일의 경우 완벽한 상태로 튜닝된 차들을 생산하는 컴플리트 카 전문 업체만도 3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각 브랜드에 따라 전문 업체에서 파츠(parts: 관련 부품)를 함께 생산할 정도로 관련 시장의 규모도 크다.
이름난 자동차 회사들도 이미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벤츠의 AMG나 폭스바겐의 GTI, BMW의 M 등이 그것인데, 자동차 마니아라면 한번쯤은 차에 달아 보고 싶어 하는 선망의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빅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하고 공부하면서 현대차의 커스터마이징 카 브랜드 개발의 밑그림을 그려갔다.
벤츠 AMG, 폭스바겐 GTI 등의 브랜드들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들은 대부분 애크로님(acronym; 긴 이름이나 구문에서 머리글자를 뽑아 만든 조어)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동차 커스터마이징이 비롯된 시작점, 즉 ‘카 레이싱’ 이미지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카 레이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스피드, 역동성, 남성적인, 강인함’과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를 활용해 브랜드를 만들 때는 애크로님 형태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단어가 짧기 때문에 엠블럼의 형태로 자동차에 적용할 때 매우 활용도가 높고, 시각적으로도 간결하게 임팩트를 전할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우선 네임의 형태를 애크로님 구조로 잡았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내 차를 내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운전자의 스타일을 대변하는 아이콘이자 내 차의 혁신성을 표현한다’는 자동차 커스터마이징의 의미를 네임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이 브랜드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핵심 콘셉트로 ‘style expression(스타일 표현)’, ‘technology innovation(기술 혁신)’을 설정한 후, 수많은 단어들을 이용해 애크로님 형태로 조합해보며 브랜드에 살을 붙여나갔다.
전사적으로 지대한 관심을 받았던 브랜드 작업이기 때문이었을까. 좀처럼 브랜드 네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브랜드 네임 개발 프로젝트를 할 때는 보통 2, 3차 보고에서 네임이 결정된다. 그러나 4차까지도 네임 선정이 되지 않았다. 힘들어질 대로 힘들어진 상황이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한 5차 보고에서 우리는 튜닝 브랜드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자동차 후면에 ‘투익스’라는 후보 안을 부착해서 보고했다. 이 투익스가 바로 우리에게 9회 말 구원투수가 되었다.
후보 선수가 홈런을 치다
투익스(TUIX)는 ‘TUnning is Innovation & eXpress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표현이다. 처음 우리가 잡았던 콘셉트의 단어들을 담아 애크로님 형태로 변형시킨 것이다. 수백 가지의 길들을 돌아서 결국 출발점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네임이 결정된 후 BI작업은 속도를 더해갔다. 향후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의 성장과 확장을 염두에 두고 해외 지사를 통해서 BI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 조사를 한 달가량 실시했다. 해외에서도 투익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2009년 초 여름부터 개발에 들어갔던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투익스는 1년여의 긴 시간을 거쳐서 완벽한 BI로 탄생했고, 금년 봄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투싼ix의 커스터마이징 카에 적용되면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현대차는 이 행사에 전시한 투싼ix에 전곂컬?스키드 플레이트, 사이드도어 및 포그 램프 가니시, 도어 스탭 플레이트, 스포츠 페달, 주유구캡, 18인치 알로이 휠 등 다양한 드레스업 파츠를 결합시켜 투싼ix의 스타일을 더욱 다이내믹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시켰다.
투익스는 10월부터 뉴 아반떼에도 적용해 현대차의 젊고 역동적인 스타일과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시키는 아이콘으로 날개를 펼칠 것이다. 복잡한 도시를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쓰윽 빠져나가는 듯한 스피디한 청감과 4개의 알파벳으로 구성된 간결하고 역동적인 이미지의 투익스가 이 가을 낙엽을 가르며 달리는 내 차를 더욱 더 멋있게 변신시켜 줄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