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가려울수록 때를 더 자주 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때의 대부분이 피부를 건조함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막아주는‘보호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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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조그만 건물을 운영한다. 최근 기침과 가려움증 때문에 필자의 병원을 방문했다. 건물 사정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피부가 가렵더란다. 급기야 며칠 전부터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깨는 데다 기침과 재채기까지 나오면서 걱정이 시작되더란다.

김 회장의 피부를 봤더니 피부건조증이 전신에 번져 있었다. 긁어서 생긴 상처들도 여기저기 있었는데,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상처가 전혀 없었다. 안심을 시키고 몇 가지 검사를 했다. 역시 큰 병은 없었다.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약물과 로션을 처방하고 피부 관리법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얼마 전, 한턱내겠다고 연락이 왔다. 긁지 않고 샤워 빈도를 줄이고 보습제만 발랐는데도 피부 상처와 가려움증이 호전되는 게 신기했나보다.

피부 해치는 생활습관이 ‘문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김 회장처럼 ‘피부가 가렵다’ 또는 ‘건조하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피부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일정량의 수분이 필요한데 날씨가 서늘해지고 습도도 내려가면서 피부기능이 떨어진다. 피부질환자들이나 고령자들이 피부건조로 여러 증상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다. 특히 가려움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실내가 건조한 겨울이 되면 유독 심하다. 김 회장처럼 정신적겴걘셈?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피부를 신경질적으로 긁게 되고, 그 상처로 피부 가려움증도 심해진다. 건조증과 염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김 회장처럼 잠을 깰 정도의 가려움증으로 발전해 일상생활조차 방해하기까지 한다.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은 갑상선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처럼 다른 질병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환경적인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경을 조절하고 피부관리만 잘 해주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건조한 피부에 가려움증이 나타날 경우 2주 정도 자가관리를 해보라고 권고한다. 그래도 가려움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라고 덧붙인다. 한편 자가관리가 소용없는 환자들 중에는 ‘피부건조증’ 환자들이 가장 많은데 난치병이라기보다 자가관리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가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의 습기를 빼앗아가는, 나쁜 생활습관을 없애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목욕하면서 ‘때를 미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고령자들에게 많은 습관이다. 피부가 가려울수록 때를 더 자주 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때의 대부분이 피부를 건조함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막아주는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에 10분 이상 몸을 담그거나 더운 물로 오래 샤워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지방으로 이루어진 막이 거의 제거되기 때문에 피부건조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진다. 목욕과 샤워는 가능한 미지근한 물로 하고 시간도 10분 이내를 고수하는 것이 좋다. 비누도 피부의 지방층을 제거하는 효과를 보이므로 꼭 필요한 부분만 비누칠을 한다. 비누 성분이 적은 샤워젤이나 클린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피부가 습기를 오래 머금도록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샤워 후 수건으로 대강의 물기만 제거한 뒤 자신에게 맞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준다. 대체로 샤워를 마친 후 물기가 완전히 마르는 5분이 지나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보습제의 주성분으로는 세라마이드, 하이아루로닉산, 라놀린, 바셀린 등이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사용해보면서 선택하거나 전문가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셋째는 피부세포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낮에 선스크린을 바르고, 금연·절주·스트레스 관리·식사 조절로 피부를 해치는 자외선·담배·스트레스·비만을 피한다. 비타민, 파이토케미컬, 식이섬유, 미네랄, 불포화지방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피부의 항상성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넷째는 환경과 옷을 피부에 도움이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공기가 건조한 가을·겨울이 되면 적정한 습도가 유지되도록 가습기를 가동한다. 건조한 피부에 자극이 가장 적은 면 재질의 속옷을 입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관리만 잘해도 수일 내 ‘호전’

마지막으로 피부 건조증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붉은 색의 반점 혹은 열감이 생기기 시작하면 병원을 방문한다. 피부건조증이 심해져 감염이나 염증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피부 건조증의 다른 원인 질병이 생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질병이 없다면 피부건조증이 더 악화되지 않게 긁지 않도록 유의한다. 가려움증과 피부염을 조절하는 약과 연고도 곁들이면 대부분 수일 내 증상이 눈에 띄게 사라진다. 

피부건조증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계속 가려워 괴로운 경우가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건조증을 ‘난치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앞에서 열거한 예방책을 잘 실천하면 별다른 악화 없이 좋은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가을과 겨울에는 피부건조증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 피부건조증과 이별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