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 명품 와인 향기 ‘가득’
정통 이탈리아 요리는 ‘덤’

동굴 속 와인 셀러에서 촛불을 켜고 진한 와인 향을 느끼며 근사한 저녁 만찬을 한다? 영화나 TV 해외여행 프로그램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 같은 동굴와인 셀러(저장창고)와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LG그룹이 운영하는 곤지암리조트 내 동굴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내 들어선 국내 최대 동굴와인 카브 라그로타는 와인 셀러와 프리미엄 레스토랑의 매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라그로타는 산자락을 수평으로 파내 총길이 100m, 높이 5.4m, 폭 8m ‘ㄷ’자형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재탄생됐다. 출입구를 열면 거대한 화강암으로 둘러싸인 8m의 통로가 나오고 그 끝에 있는 문를 열면 거대한 와인동굴이 나오는데 비록 인공적으로 동굴을 뚫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느낌이 들게 한다.
라그로타는 이탈리아어로 ‘카브(와인저장고, 동굴)’를 의미하는데 이곳에는 현재 3만5000병의 와인이 저장돼 있다. 최대 10만 병까지 저장할 수 있는데 저장 능력으로만 치면 국내 최대 규모다. 종류로 치면 360가지이니 주문만 하면 어지간한 와인은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 나파 밸리의 와인 동굴을 모티브로 꾸며진 와인 저장대(와인 랙)는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주요 시설물 모두 나파밸리에서 사용하는 자재를 그대로 들여와 꾸며놓았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와인 보관의 최적인 12~15도의 온도와 70~80%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저진동으로 내부를 설계하는 등 와인에 미치는 미세한 요인까지 신경을 써 설계했다.
라그로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의 자랑은 단연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데 있다. 곤지암리조트 회원뿐만 아니라 와인을 좋아하는 동호회를 위해 각종 와인강좌 등이 열리는데 이 때문에 주말이면 라그로타 실내는 진한 와인 향이 진동한다. 리조트 회원들을 위해 최대 12병까지 무료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별로도 꾸민 것도 이채롭다.
주말마다 60여 가지의 와인을 시중 소매가보다 2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와인 장터는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벤트. 이 때문에 주말이면 사전 예약은 필수다. 곤지암리조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1년에 두 차례 시중 도매가 수준으로 와인을 판매하는 이벤트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20세기 최고 와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샤토 라투르 1982년 빈티지의 현장 판매가는 630만원이다. 프랑스 보르도 포므롤 지방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품종 메를로를 100% 사용해 만든 샤토 라투르는 국내 웬만한 호텔 와인 숍에서는 700만~80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포이악 지방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품종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프티 베르노를 적절히 배합해 만드는 샤트 페트뤼스 1994년 빈티지의 매장 판매가는 490만원.
주말마다 열리는 와인장터 ‘사전예약 필수’
“저 와인창고 좀 둘러볼 수 있을까요?” 라그로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ㄷ’자 형태로 꾸며진 와인 셀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식사 값은 충분히 보상받는다. 책과 인터넷으로나 볼 수 있는 보르도 5대 명품 와인 중 하나인 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실드, 최고급 디저트 와인의 대명사 샤토 디켐, 샤토 페트뤼스를 직접 볼 수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식사의 즐거움은 두 배로 커진다. 사시카이야, 오퍼스 원, 가야 등 명성만으로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입가에 침이 돌게 만드는 와인을 현장에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는 묘미는 덤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그로타가 VVIP(최상류층)를 위한 공간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라그로타 운영을 책임진 김영대 곤지암리조트 식음조리그룹장(부장)은 “라그로타는 보다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위해 음식값을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라토리아(Trattoria) 수준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트라토리아란 이탈리아어로 코스 중심의 레스토랑보다는 캐주얼 레스토랑에 가깝다. 바다향기를 느낄 수 있는 루콜라와 모시조개로 맛을 낸 크림소스 파스타와 뜨거운 돌 판에 올린 그릴 구이 스테이크가 이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인데 저온으로 요리해 영양분 파괴를 최소화한 것도 최상의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배려다. 곡물을 200일 이상 먹여 사육한 소고기와 프로치나 버섯을 사용해 만든 안심버섯 크림소스 스파게티는 수석조리장의 추천 요리 중 하나다. 이탈리아 스타일 홍합찜 코제는 토마토소스와 홍합육수에 이탈리아 페파로치를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매콤한 느낌을 준다. 꿀, 호두,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고르곤졸라 치즈아이스크림은 앞선 메인메뉴의 뒷맛을 말끔하게 정리해주는 디저트로 제격이다.
동굴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
위치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 산 40-1번지 곤지암리조트 내
면적 : 1254㎡(380평)
규모 : 총 길이 100m의 인공동굴 내 이탈리아 레스토랑 76석,
와인 10만 병 저장
문의 : 031-8026-5566~7 / www.konjiamres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