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은 대개 금융회사들의 VVIP 고객군인 고액자산가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각 금융회사들이 추천하는 내로라하는 PB들을 만나 CEO들을 위한 고품격 재테크 가이드를 전한다. 첫 회는 삼성증권 SNI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점의 김상빈 PB팀장의 가이드다. 삼성증권 SNI 코엑스 인터콘티넨탈은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VVIP 전문 PB지점이다.

“2011년엔 주식이 가장 유망 … 



 펀드보다 자문형 랩 관심 가질 만”

삼성증권 SNI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지점의 김상빈 PB팀장은 2011년 1월의 투자 길잡이로 ‘주식, 랩어카운트, 한국 시장’ 등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투자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되는 시점이긴 합니다. 주가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둘 다 함께 강세인 희한한 상황이죠. 저금리 상황이라 은행 예금도 매력이 적은데, 부동산도 시장이 신통찮습니다. 게다가 세금도 고민 되는 상황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자산은 아무래도 주식인 것 같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14일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지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실제로 김 팀장이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도 “증시의 오르는 추세가 계속 이어지겠느냐”는 것이라고. 2007년에 처음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었을 무렵은 거의 고점이어서 이후 지수가 오랫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만큼 투자자들의 그런 우려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증시는 개인 투자자 위주로 거품이 끼어 있었지만 지금의 증시에서는 개인 자금이 10조원 이상 빠져나왔고, 18조원 이상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올려놓은 것입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를 많이 풀어서 신흥시장에 그 자금들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거든요.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연간 이익 수준도 2007년에 45조원대에서 2009년에는 100조원 전후로 훌쩍 늘어났어요. 2007년 한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4~15배였는데 지금은 PER이 9배 정도로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김 팀장은 “다만, 코스피 지수가 오르고 있지만 상승하는 분야는 친환경 관련 분야 등 일부이고, 전통적인 굴뚝업종은 주춤해 양극화를 보이는 중으로, 미래에 꿈이 있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 위주로 봐야 한다”며 “업종이나 종목은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 투자할 경우 펀드보다 랩어카운트가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2010년의 대세는 펀드가 아니라 랩어카운트였어요. 펀드는 수십 개 종목을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랩은 잘 오를 것 같은 종목 10여 개로 압축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죠. 특정 종목들에 집중하는 이런 자문형 랩이 2011년에도 인기일 것으로 봅니다.”

가격이 급등했던 원자재의 경우 매력이 낮다는 입장이다. “한동안 자산버블이 예상됩니다. 글로벌 경기가 근본적으로 회복되어 상승세를 확실히 하기 전에는 원자재에 베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입니다. 미국이 2010년 말에 2차 양적완화를 해 시중에 돈을 풀었고 실업률도 조금 낮아졌지만 다시 실업률이 10%대로 오르면 3차 양적완화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자재는 자산버블로 오르긴 했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서 리스크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 국내 비중을 더 높이고, 브릭스, 원자재 등은 편입시킨다면 약간만 잡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2012년까지는 시장이 강세일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도 회복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선진국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죠. 아무튼 현재로서는 투자대상 가운데는 주식이 가장 나아 보입니다. 지금은 시장 상황에서는 연 10~1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만하죠.”

그는 “2011년 1월부터 새로 자금을 굴리는 경우라면 투자기간을 1년 정도로 예상하고 들어가면 될 것 같다”며 “내년 시장이 좋을 것 같긴 하지만 불확실성이 있으니 원하는 수익률이 나오면 바로 빼는 식으로 대응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Tip.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코드  |

 VVIP들, 전문가 직접 만나는 조찬 세미나에 몰린다

요즘 고액자산가들은 시장의 큰 흐름을 직접 이해하고 투자 판단하기를 원한다. 과거처럼 PB들에게 자산을 맡기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금융회사들이 전문가들을 초빙해 고액자산가들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조찬 세미나가 많이 열리는 추세다.

김상빈 팀장은 “조찬 세미나가 열리면 요새는 보통 80~100여 명의 VIP 고객들이 참석한다”고 전했다. 장소를 구하는 데 애를 먹을 정도라고 한다. 2010년 하반기로 오면서 참석자가 더욱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2010년 5~6월 무렵에 남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때 열었던 설명회에서는 VIP 고객 20~30명 정도가 참여해 대조를 보였다고.  

한해의 투자 성과를 돌아보고 재조정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이다 보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해외펀드 보유 고객들은 거의 환매를 하고 국내 시장 투자로 방향을 바꾼 분들이 많습니다. 펀드보다는 자문형 랩 가입을 선호하시죠. 목표수익률은 8% 정도로 잡는 편입니다.”

랩은 부담스럽고, 은행 예금은 금리가 3%대로 낮아 성에 안 찬다는 고객들은 ELS(주가지수연계증권) 상품을 택한다고 한다.

“요즘은 고객들이 원하는 수익률에 따라 맞춤형으로 구조를 짠 ELS를 제공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ELS 상품을 만들 때 담당 부서 직원들이 일일이 계산해 가며 구조를 짜야 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50억원 이상 큰 규모의 상품만 만들었는데, 지금은 전산작업으로 ELS상품 개발 과정이 간편해져 5억원대의 소형 ELS 상품도 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