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시내의 대형 서점에는 늘 사람이 붐빈다. 그런데 유심히 보면 책을 한참 고르다가 빈손으로 나가는 손님이 적지 않다. 이들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 서점에 접속, 오프라인 서점에서 골라 놓은 책을 주문한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터넷서점이 바로 예스24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할인된 값에 책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스24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이래 줄곧 인터넷서점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회원 수는 680만명. 2006년 376만명이던 회원 수는 2007년 446만명, 2008년 518만명, 2009년 6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일평균 방문자수는 4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4000억원 가량. 전체 매출 중 도서매출 비중이 80%, 비도서 분야가 20% 정도 차지하고 있다.
유성식 도서사업본부장은 “인터넷서점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총알배송서비스 외에도 최저가격보상제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로열티를 강화해 온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해당 도서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풍부히 구비해 고객들이 도서들을 손쉽게 접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뒤적여보고 사듯이 말이죠.”

당일 배송서비스 최초 도입
예스24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는 오전(9~12시)에 주문하면 오후(3~8시)에 책을 받아 볼 수 있는 ‘총알배송’서비스다. 예스24는 2007년 국내 최초로 당일 배송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인터넷서점을 열었지만 곧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생겼고, 이들과 책값을 대폭 할인해주는 출혈경쟁을 하게 됐어요. 책을 팔수록 오히려 적자가 쌓였죠. 가격이 아닌 서비스의 질 등으로 승부를 해야 했죠. 특히 독자들은 가격보다는 빠른 배송을 원했어요. 그래서 온라인의 특징인 ‘속도’를 오프라인에 그대로 적용했어요.”
예스24는 현재 경기 파주와 경북 영천에 물류센터를 두고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제주 등 전국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2%가 당일 배송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총알검색 서비스’를 오픈했다. ‘총알검색’ 서비스는 검색어를 완전히 입력하기도 전에 검색 결과를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쉽게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책 제목이 모두 생각나지 않더라도, 일부 단어만으로도 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순간검색’ 기능과 매우 유사하며, 온라인 쇼핑몰에 적용된 국내 최초 사례다. 예스24가 보유한 약 300만개의 인덱스가 총알검색에 연결돼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100권 이하로 팔리는 롱테일 도서나 판매량이 많지 않은 도서의 정보와 판매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유 본부장은 “그동안 ‘총알배송’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왔다면 이제 쉽고 빠른 ‘총알검색’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리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24는 책을 현금으로 대량 구매하는 대신에 10~15% 정도 싼값에 공급받음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책값이 싸다는 것 외에도 독자들이 예스24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신간 정보나 전문가 서평, 독자 리뷰 등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는 것도 한 이유다. 발품 팔 필요 없이 모니터 앞에 앉아서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다.
‘무료배송, 중고도서 할인판매, 최저가보상제, 할인쿠폰, 인기도서 추천, 사은품 제공…’. 예스24에서 상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벤트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YES마니아제도’, 온라인에 문의사항을 남기면 24시간 내 답변 처리하는 ‘일대일 문의제도’를 시행 중이며 각종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 제휴를 통해 도서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빠른 배송, 편리한 주문 등 인터넷서점의 기본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채널과 마케팅 툴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통한 구매 비중 갈수록 확대
유 본부장은 “고객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특급호텔의 뷔페처럼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며 “특히 독자들과 호흡을 같이 하기 위해 작가와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등 오프라인 마케팅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스24는 지난해 300여회에 달하는 ‘작가와 독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으며, 한 해 최고의 책을 선정하는 ‘올해의 책 행사’ 등을 통해 다양한 독서권장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유 본부장은 “전체 도서시장 중에서 인터넷서점의 비중은 약 35%였는데 앞으로 5~6년 내에 전체의 6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나온 베스트셀러 명단을 온라인 서점이 따라서 올렸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오프라인 서점에서 참조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만큼 인터넷서점의 역할이 중요해진 거죠. 책값을 할인해 많이 팔자는 생각보다는 건강한 출판시장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