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약력 1964년 출생. 2003년~현재 에어비타 대표. 2004년 독일국제아이디어발명신제품전시회 동상. 2005년 발명의 날 산업자원부 장관상. 2008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 기업인상. 2009년 중소기업연구원 여성기업인상.
공기에도 ‘비타민’이 있다. 바로 음이온과 오존이다. 새벽 바다의 상쾌한 향기를 빚어내는 물질로 역한 담배연기와 곰팡이·세균 등 공기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에어비타의 공기청정기는 겨우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매일 실내를 ‘공기 비타민’으로 가득 채운다.
이길순(47) 에어비타 사장의 말이다. “방마다 콘센트에 꽂아둘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대형제품 위주인 공기청정기를 누구나 구비할 수 있도록 작게 만든 것이죠.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끈 히트상품이에요.”
에어비타는 직원 14명의 조그만 회사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미니 벤처’다.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은 초소형 공기청정기 한 품목. 그러나 지난해까지 26개국에서 100만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05년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대한민국특허기술대전 동상, 2009년 장영실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독일의 경우 현지 1위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 방송 1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 1만6000대가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어요. 이 채널 회장이 에어비타의 공기청정기로 고질적인 비염을 깨끗이 치료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죠.”
에어비타의 공기청정기가 독특한 것은 전자제품인데도 물로 헹굴 수 있다는 점이다. ‘특수고분자진공코팅’이라는 특수코팅기술이 적용돼 회로로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기존 공기청정기처럼 번거롭게 필터를 청소하거나 교체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전력소비량도 매우 적다. 매월 100원가량의 전기요금이 유지비의 전부다. “덩치가 큰 내구재들을 생산하는 대기업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차량, 냉장고, 오븐 레인지에 탑재되는 모델들을 별도로 납품하고 있지요.”
에어비타가 제조하는 공기청정기들은 이 사장이 직접 개발했다. 그러나 그가 전기·전자공학 등 관련 학문의 전공자인 것은 아니다. 이 사장의 별명은 ‘아줌마 발명가’. 2003년 에어비타를 설립하기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 “반지하 주택에 살던 시절, 아기였던 우리 아들이 감기에 자주 걸렸어요. 공기청정기를 들여놓고 싶은데 비싼 데다 덩치도 크더라고요. 차라리 내 손으로 직접 개발해 아들방에 설치하고 싶었죠.”이 사장의 뚝심은 대단했다. 살던 집을 팔아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서기 전까지 공기청정기 개발에만 7년이 걸렸다. 위기도 많았다. 10배 이상 부품을 비싸게 구입하도록 사기를 당하기도, 협력업체들의 계약위반으로 부도에 몰리기도 여러 차례였다.
“세상물정 모르던 주부가 회사를 차렸으니 당연히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요. 그렇지만 일 자체를 즐긴 것이라 제품 개발과 판매에 매달리는 작업이 행복했습니다. 전 세계 가정에 에어비타 공기청정기를 하나씩 설치하는 게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