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력 1943년 출생. 1968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1971~현재 코멕스산업 대표.

코멕스산업(이하 ‘코멕스’)은 국내 밀폐용기 산업의 원조다. 밀폐용기가 널리 쓰인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지만 이 회사는 1983년부터 밀폐용기를 제작했다. 한편 코멕스의 밀폐용기 브랜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명하다. 지난해 12월 이 회사의 밀폐용기 ‘클로켄’이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인 독일 iF디자인상을 수상했다.

구자일(68) 코멕스 사장의 말이다. “세계적인 디자인상들과 인연이 깊습니다. 2004년에도 ‘바이오킵스’라는 브랜드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았어요. 주방용품 업계에서 같은 품목으로 두 차례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죠.”

코멕스는 국내 주방용품의 1세대 기업이다. 1971년 젖병으로 사업을 시작, 40년째 각종 주방용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제품목록은 현재 도마, 물통, 고무장갑 등 700여 종. 그 중에서도 지난해 매출 600억원의 40% 가량을 차지한 밀폐용기가 핵심제품이다.

코멕스가 만드는 밀폐용기의 60%는 매년 해외로 수출된다. 특히 품질에 대해 유독 까다로운 독일·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에서 수요가 높다. 구 사장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나는 이유다. “유럽의 인증기관들은 밀폐용기 겉면에 붙는 스티커까지 뜯어다 검사합니다. 혹시라도 미량이나마 유해물질이 있을까봐서죠. 코멕스 밀폐용기의 품질과 안전성만큼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통한다고 자부합니다.”

코멕스의 밀폐용기들은 여러모로 기존 밀폐용기들과 다르다. 우선 디자인. 투박한 직육면체의 일반 형태에서 벗어났다. 단아한 곡선이 돋보이는 밥그릇 형태로 테두리의 불룩한 밀폐용 돌기도 없앴다. 깔끔한 멋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트라이탄’이라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것도 특징이다.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변형이 없고 유해물질을 방출하지도 않는다.

“타파웨어나 러버메이드 같은 글로벌 강자들도 밀폐용기만큼은 한국 브랜드를 못 이기죠. 미국, 일본 등 유럽 외 선진국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구 사장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 다소 단가가 높더라도 제품은 모두 국내에서만 제작한다. 엄정한 품질관리를 위해서다. 플라스틱 제품들이 대부분 중국 등 저임금 국가에서 제조되는 것과 다르다. 마케팅과 홍보에 들어가는 예산도 아꼈다. 같은 돈이면 연구개발과 품질개선에 배정했다. 국내에 덜 알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구 사장은 그러나 올해부터 생각을 바꿨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로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릴 생각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알아준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성장에 한계가 있더군요.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높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