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0년 5월 GS칼텍스 매경 오픈에서 김대현이 18번홀에서 우승 퍼팅을 성공시킨 뒤 갤러리에게 공을 던져주고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뭔가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로 누가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말만 들어도 귀가 솔깃한다.
하지만 그런 기대만큼 장타를 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많지 않다. 스윙에 대해 이해하고 기본기만 잘 터득해도 누구나 시원스런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있다. 즉 단타자들은 스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비거리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상대를 주눅들게 하는 김대현의 장타
지난해 5월9일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 단독선두에 오른 김대현은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올랐던 김경태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김대현이 2타 차이로 앞서다가도 어느새 김경태가 1타 차이로 간격을 좁히며 추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승부는 16번홀(파5)에서 갈렸다.
김대현은 320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세컨드샷을 홀컵에서 3m 거리에 떨어뜨려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고, 1타 차로 김대현을 뒤쫓던 김경태는 버디를 잡았지만 2타 차이로 벌어졌다.
이후 김대현의 장타에 주눅이 든 김경태는 17번, 18번홀에서 각각 보기를 범하며 4타 차이로 벌어져 김대현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2009년 9월 첫 승을 달성한 김대현은 약 8개월 만에 시즌 첫 우승과 동시에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대현은 매경오픈 우승을 비롯해 SK텔레콤오픈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대회 때마다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장타를 앞세워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갔다.
특히 지난해 5월23일 SK텔레콤오픈 마지막 날 13번홀(파5·584야드)에서는 무려 384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려 갤러리를 놀라게 했다. 약간 내리막이라고는 해도 입이 딱 벌어지는 비거리다.
이날 김대현과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최경주는 “스윙 스피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때보다는 조금 약하지만 PGA투어의 ‘톱5’ 안에 들어가는 정도의 괴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몸의 흐트러짐 없이 공을 때린다. 스윙의 밸런스, 즉 균형감각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김대현은 상대를 압박하는 320야드 이상의 위력적인 장타를 앞세워 각종 대회를 휘저었고, 2010 시즌 KPGA 상금왕을 차지했다.

탄탄한 어드레스는 장타의 기본
그렇다면 김대현의 장타 비결은 뭘까. 김대현은 우선 탄탄한 어드레스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탄탄한 어드레스 자세야말로 정확한 스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말이다. 즉 아마추어 골퍼들이 장타를 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어드레스를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김대현은 “스윙은 움직이기 시작하면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중한 어드레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아마추어들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 볼을 꽂고 어드레스를 취한 뒤 곧바로 샷을 한다. 걸리는 시간은 10초도 안 된다. 성급한 어드레스로는 결코 좋은 샷을 기대할 수 없다.
그의 경우 리듬감 있는 스윙템포와 탄탄한 어드레스를 취하기 위해 양팔을 앞으로 곧게 뻗어 그립을 잡는다. 그 상태로 클럽헤드를 내려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양쪽 겨드랑이는 옆구리에 밀착된 느낌이 들어야 되고, 특히 왼쪽 겨드랑이보다는 오른쪽을 더 탄탄하게 조여 준다. 이런 움직임은 올바른 얼라인먼트를 잡기 좋은 것은 물론 안정되고 탄탄한 셋업을 만들 수 있다.
큰 회전력을 위해 오른쪽 어깨를 뒤로 밀어야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백스윙 때 왼쪽 어깨와 몸통이 함께 만들어낸 큰 회전력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비거리가 짧은 골퍼일수록 백스윙 때 상체를 크게 회전시키기 위해 왼쪽 어깨를 돌린다. 문제는 이와 함께 왼쪽 무릎이 오른쪽으로 쏠린다는 것.
이런 움직임은 다운스윙에서 오른쪽 무릎이 왼쪽으로 흐르면서 하반신이 움직이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하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왼쪽 어깨를 턱 밑으로 깊게 집어넣는 것이 좋다. 이때 어드레스에서 체중을 발끝 쪽으로 놓는다는 생각과 함께 오른쪽 어깨를 당겨주는 느낌으로 백스윙을 완성시키면 상체가 완벽하게 꼬이면서 헤드 스피드도 향상된다.
백스윙 때 왼 무릎을 미는 느낌으로
백스윙은 오른발(허벅지 안쪽 근육)을 중심축으로 해서 상체를 회전시키는 동작이다.
이때 아마추어 골퍼들은 ‘하체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켜라’는 말에 하체에 너무 강하게 힘을 주는 경향이 있다. 하체를 너무 잡으려다 보면 몸의 회전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지고 팔로만 하는 백스윙을 하는 원인이 된다.
테이크어웨이에서부터 톱 동작까지 회전을 부드럽게 하려면 왼 무릎을 약간 앞으로 미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해보자. 하지만 왼 무릎이 과도하게 앞으로 나오게 되면 왼쪽 히프가 오른쪽 히프보다 내려앉게 된다. 왼쪽 히프가 내려앉으면 다운스윙 때 내려간 히프이 원위치에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필요 없는 이중 동작이 발생한다. 따라서 왼쪽 히프의 높이는 스윙 내내 항상 오른쪽 히프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간과하기 쉬운 포인트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바로 이런 곳에 있다.
자연스럽게 클럽을 떨어뜨려야
‘클럽 헤드 무게를 느껴라’는 말은 아마추어골퍼들이 스윙을 배우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다. 사실 스윙의 결과인 구질을 결정하는 임팩트의 성공 여부는 바로 이 헤드 무게를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럽 헤드 무게에 대한 느낌은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순간적인 스윙 과정에서 헤드 무게를 의식한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느낌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이에 클럽 헤드 무게에 대한 감각을 몸에 배게 하는 연습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스탠스를 취한 상태에서 클럽을 잡고 양팔을 앞으로 뻗는다. 그런 다음 자연스럽게 클럽을 땅에 떨어뜨려본다. 아마 자연스럽게 클럽 헤드의 무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앞의 처음 단계에서 양팔을 목표 반대방향으로 수평이동 시켜 다운스윙하듯 클럽을 떨어뜨려보자. 이때 오른팔이 자연스레 펴지면서 임팩트가 이뤄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클럽 헤드의 무게에 대한 감각을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연습법이다.
임팩트 순간 오른발로 땅을 박차야 폭발적인 장타를 내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힘을 이용해 뿜어내는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김대현 프로는 특별한 방법으로 순간적인 힘을 이용한다. 대부분 프로들이 다운스윙 시작 때 오른발에 있던 체중을 왼발로 옮기는 반면 그는 임팩트 순간까지 체중을 오른발 쪽에 남겼다가 폴로스루 때 모아져 있던 체중을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밀어준다.
이런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그는 백스윙 톱에서 임팩트까지 양발을 지면에 붙여놓는다. 즉 일단 볼을 맞히는 데 모든 것을 집중한 뒤 회전동작을 임팩트 이후에 해줌으로써 볼을 정확하고 멀리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근력운동은 장타의 필수 요소
김대현은 1m81cm, 74㎏의 다소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스윙 스피드는 시속 201~206㎞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우즈의 스윙 스피드(210km/h)에 버금가는 수치다.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김대현 프로가 애용하는 방법은 고무 튜브다. 튜브를 양손으로 잡고 백스윙을 한 다음 그 반동에 의해 다운스윙을 하는 방식이다. “빠른 스윙 스피드와 강한 임팩트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또 쇠막대기와 스피드 퀵도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장타를 날리기 위해서는 삼두박근을 강하게 하는 근력운동도 필요하다. 그는 “근력을 키우기 위해 5㎏짜리 덤벨을 어깨 뒤로 들었다 내리는 운동을 반복하게 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